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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포리아란 무엇인 가?)지정성별(태어나면서 의사나 타인으로부터 지정된 성별)의 신체적 성이 나 젠더에 불쾌감을 느끼는 증상이다. 겨울이면 괜찮은데 여름이면 여성적이 라고 이야기되는 특징들을 갖추지 못하면 ‘패싱’(사회에서 자신이 생각하 는 성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안 되니까. (단체 활동에 대해서 는)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뭔가 해보자해서 결성이 된 거다. 요새는 어떤 역 할을 맡진 않고 있다. 많이 힘들어서 쳐다볼 여력이 없어 역할을 수행하는 건 못하고 있다. 요새는 생존만 생각하고 있다. 류=이름을 아직 정정 못해 가명이지만 사회활동을 이 이름으로 하고 있다. 전 다 밝혀도 된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이 다 아니까. 공과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정체성을 밝히자면 저는 여성이다. 성별정정은 완료 안 했다. 저는 성별이 태어날 때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 여성으로 소개한다. 또 반무 성애자다. 심리적으로 친해진 사람에게만 성적 호감 느끼고 연애 당사자는 성별 관계 없이 연애할 수 있다는 거다. 현재 동성연애 중이고 반려인과 살 고 있다. ■무슨 일을 하는가 김=물류센터에서 일한다. 창고에 쌓아둔 물건을 포장하고 발송하는 일들을 한다. 업무 현장에만 들어가면 제 신분 같은 경우를 신경쓰는 사람이 없다. 신경쓸 수 없게 분리가 돼 있다. 출근하면 출근 수속을 하는데 출근 수속 맡 은 직원들이 주민등록증 받고 출퇴근 사인을 받는다. 이 직원들과 제게 업무 를 주는 사람들이 공간적으로 분리돼 있다. 아예 모르는 사이는 아니더라도 접점이 별로 없다. 아무래도 공장 물류센터다 보니 일용직으로 오는 사람들 이 많아 서로에 대한 관심이 없다. 제가 출퇴근 관리 직원들 사이에서 이름 이나 얼굴이 알려져 있는 것 같긴 하다. 왜냐하면 여자인 거 같은데 남자 줄 에 서니까. 제가 남자줄에 서있으면 “여자분, 여자줄 저기예요. 저쪽으로 가세요”라 한다.(웃음) 그런데 제가 그쪽으로 갈 수 없다. 제가 여자줄로 가면 명단에 제가 없기 때문이다. 저는 남자로 등록돼있으니 남자줄로 서야 출퇴근 처리가 된다. 그럴 때 계속 힘든데 살아야 하니까 감내한다. 현장에 올라가면 제가 남잔지 여잔지 외관만 보고 판단하니까. 저같이 패싱되는 입 장에서는 그나마 다닐 수 있는 밥벌이 수단이어서 다니고 있다. 일주일에 두 세번 정도 나간다. 주간보다 야간이 돈을 좀 더 받고 제가 야행성이어서다. 그런데 이것도 오래할 일은 아니다. 밤새야 하고 매일 남자줄에 서서 한다는 게 사실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나마 지금은 견디고는 있는데 스트레스가 조 금씩 쌓이는 거니까. 사실 오래할 일은 안 되는데 취업하기가 너무 어렵다. 남자로서는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닌데 성별정정이 된다 하더라도 여자 나이 로 치면 어느 정도 커리어를 갖춰야하는 나이로 생각된다. 트랜스젠더 인권 과 여성 인권이라고 하는 게 분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여성들이 사회 에서 나이나 커리어 등으로 판단되는 게 제게 그대로 적용된다. 성별정정이 돼서 정말 여성처럼 살아간다 하더라도 그런 차별을 제가 받아야 하는 거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트랜스젠더와 (신체적 성별과 성별 정체성이 일치하게 되는)시스젠더 여성이 다르다고 하는데 저는 특히 사회적 차별에서 봤을 때 크게 분리된다고 생각 안한다. 다른 면은 있겠지만 공통 분모는 자리하고 있 을 것이다. 밤거리를 다니기 무섭다든가. 제가 지금 받고 있는 트랜스젠더로 차별은 병원을 지속적으로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호르몬제 복용과 주사를 위해. 남들보다 특별한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돈과 시간을 더 쓰는 거다. 큰돈이 아니더라도 쌓이면 또 큰돈이다. 이거를 평생 써야하는 거다. 평생 정기적으로 병원 다녀야하는 일정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돈 더 써야 하는데 돈 벌지 못하고 덜 벌고. ■언제부터 성별을 바꾸고 싶다 생각했느냐고 묻는 건 잘못된 질문인가. 아 니면 실제로 눈을 뜨는 시기가 있는가 김=저같은 경우 탐구를 시작하면서 어렸을 때 기억이 드문드문 떠올랐다. 오 랜 세월동안 왜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가 묻는다면(설명하기가 복잡하다). 그런데 이런 사례들이 한국에 매우 많을 거다. 트랜드젠더가 가시화가 안 돼 있다보니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리수 등을 볼 때 저도 모르게 유심히 관심이 생기고 그랬다. 도대체 왜 관심이 가는 걸까 하는 생 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트랜스젠더를 성적으로 좋아하는 남성인 러버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랜 세월, 그것도 늦게 그런 탐구를 하다가 알게 된 거다. 다른 사람도 개인차가 있다. 성격부터 해서 개인의 인생서사 가 굉장히 다양하듯이 트랜스젠더도 다르지 않다. ‘어렸을때부터 남자가 좋 았어요’. 이렇게 주로 MFT(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들이 언 론에 말하는데 사실 이는 성적 지향성이다. 내가 여자냐 남자냐 하는 성별 정체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닌 거다. 이를 통해 성별 정체성 탐구를 저처럼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성이 둘다 소수자인 사람들 에게는 (이런 발언과 오해가)불만일 수 있다. 류=저는 어릴 때 미디어에 노출이 거의 안 됐다. 근데 디스포리아는 항상 있 어서 우울증이 있었다. 신체에 대한 무력감과 불편감. 남자와 분명히 틀린 건 알겠는데 뭔진 몰랐다. 대학 들어오고 나서 생각해보니 여성인 것 같더 라. 그래서 결심하고 바꾸게 됐다. 정체화라는 걸 늦게 한 편이다. 하지만 성격이 급해 한번 해야하면 최단시간 내에 해야 한다. 그래서 돈을 한달에 100만원씩 모아서 수술하게 된 거다. 올해 4월에 성별정정 절차를 시작했는 데 문제가 있어 10월에 제가 각하했다. 등록기준지를 옮겨 제가 살고있는 거 주지 법원에 다시 신청한 상황이다. ‘트랜스해방전선’ 소속의 류세아씨(가명·27). 김영민 기자 ‘트랜스해방전선’ 소속의 류세아씨(가명·27). 김영민 기자 ■20대 시절엔 어떻게 살았나 김=국어 사회 과목을 좋아해 국문과에 들어갔다. 국문과에 간 뒤 나중에 대 학원에서 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었다. 그런데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몇시간 동안 책을 보는 게 성격에 맞지 않는 거 같았다.(웃음) 대학원 다닌 다는 건 굉장히 경제적으로 어려워 포기하고 취업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런 차에 인권 노동 여성 등 이슈에 관심이 생겨 정당도 가입했다. 시민단체 같 은 곳에 취업해 살고 싶다 생각했다. 그때 정체성 혼란은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문득 남자 생각이 나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다. 성별에 대해 고민 하다가 정체화를 확실히 하고 나서 본가에서 나왔다. 본가에 살면 남성으로 살아야 하니까 너무 못견디겠어서 무작정 서울로 왔다. 취업했다고 거짓말하 고.(웃음)고시원 같은 데서 살다가 지인 소개로 공동체 주거를 시작하게 됐 다. 이 덕분에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렵지만 안 죽고 살고 있다. ■성전환 수술은 언제 받았나 류=처음 정신과 진단서를 받게 된 건 3~4년 전이다. 비용 마련은 연구비로 충당했다. 저는 원래부터 연구자로 살고 싶었다. 대학교 들어가자마자 교수 님에 접촉해 연구실에 들어갔다. 그때부터 연구비가 나왔다. 1학년1학기 말 부터 돈을 조금씩 모으다가 석사 들어가기 1년전 쯤인 23살 때부터 본격적으 로 모았다. 장학금은 생활비와 등록금인데 등록금을 대출로 해결해버리고 연 구비를 70~80%를 저금하면서 2년 정도 3000만원을 모아 수술했다. 대학 4년 학자금, 석사 학자금, 박사 학자금 해서 7000만원 빚이 있다. 그나마 행운이 라고 생각하는 건 그 돈이라도 잡을 수 있었던 게 어디냐는 거다. 김=저도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긴 하다. 트랜스젠더 바에서 일하는 것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이 나이에 날 받아주나 싶고 무섭기도 하다. 제가 돈을 벌 구석이 너무 안 보여서 고민을 했다. 자려고 누워서 ‘바라도 다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누워있는 자세였다 보니까 제 몸 위에 누군가가 올라오는 게 상상이 됐다. 엄청나게 소름끼치게 무서웠다. 그 느낌이 뭐냐면 사자 발 톱 밑에 깔린 토끼같은 느낌이었다. 너무 무섭고 얼마간 시간동안 내가 내 몸을 마음대로 못하고 상대의 의사대로 움직여야하는 게 너무 무서웠다. 나 이도 있고 제 성격이 그런 데를 견딜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기 쎈 사람이 많을 것 같았다. 지금도 그런 고민 때문에 빨리 못가고 있는데 진짜 죽기 직 전이면 그래야 하나 싶다. 2차(성매매)를 안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2차를 나가야 돈을 더 어느정도 벌 수 있다고 들었다. 그거에 팁이 나오는 걸 거다. 방에 들어가서 성교를 하지 않더라도 내가 감정적으로 저 사람이 내 몸을 가지는 게 오직 돈을 위해 그런 관계로만 되는 게 무섭다. 상대방이 내 몸을 터치하는 걸 상시적으로 암묵적으로 돼야하는데 그게 무섭다. ■성전환 수술에 대해 설명해달라 류=국내에서는 병원이 별로 없긴 한데 보험도 안 된다. 수술 능력이 굉장히 많이 떨어진다. 부작용 걱정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태국으로 간다. 어느나라 나 마찬가지다. 외국인들도(수술 받으려면 태국으로 간다). 저같은 경우 지 난해 받은 수술이 12시간 정도가 걸렸다. 수술을 위해 개복해야 하고 모든 검사를 다해야 했다. 개복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인생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그런데 성별정정하기 위해 이를 해야 한다는 것에 불만느끼는 사 람도 많다.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이분법적인 성별 정체성을 따르지 않는 트랜스젠더)는 원하지 않는 분도 상당히 많다. 수술비용이나 수술 후 불편함 이나 장애 때문에. 비행기 삯 비용이 적어도 70만~80만원, 수술비용이 싸봤 자 1500만원, 숙박비나 간병비 등 저같은 경우 다 합치면 2000만원이 조금 넘게 들었다. 돈 자체가 무조건이고 수술 위험성도 굉장히 크다. 마취를 해 보니까 보통 수술보다 마취 많이 하더라. 전신, 척수, 국소, 수면 마취 다 했다. 수술 받기 전에 치과 치료 다 받았는데 갔다 오니 어금니가 신경까지 싹 다 나갔더라. 단식을 하고 밥 못먹으니 이빨이 썩어간 거다. 일주일까지 는 못 움직였다. 저 같은 경우 그나마 회복이 빨라 빨리 일에 복귀했지만 권 장하는 건 6개월, 1년까지 쉬라고 한다. 그런데 말이 쉽지 그만큼 쉬려면 2000만원은 최소생계비로 또 있어야 한다. 그러면 5000만원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이는 지정성별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하는 트랜스젠더인 MTF에 국 한된 거다. 성형수술과 목젖제거수술, 목소리수술, 가슴 수술 등 하면 1억까 지 든다. FTM(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은 성전환 수술 자체 만 3000만~5000만원이다. 태국에 가더라도 3차례 나눠 가야 한다. 조직을 떼 고 배양한 다음에 확인하고 수술해야 해서다. 김=(성전환 수술을 안 받은 이유는)돈 문제가 크다. 그거를 감당하고 견뎌야 할 만큼 제가 성기에 대한 디스포리아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니다. 너무 (자신 의 성기를)보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다행히 그정도는 아니다. 수술 할 수있다면 나쁠 건 없겠지만 그 위험과 돈을 감당해내면서 해야 될 만큼은 아직 아니다. 혐오 범죄로 희생된 트랜스젠더들. Courtesy of Human Rights Campaign. 혐오 범죄로 희생된 트랜스젠더들. Courtesy of Human Rights Campaign. ■성별정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김=성별정정은 사실 저는 반 포기했다. 일단 돈 문제가 큰 거 같다. (성별정 정을 하려면 필요한)성전환 수술은 한 2000만~3000만원이 든다. 고환 적출은 최소한 필요한 것이다. 성전환 수술은 성기를 제거하고 고환을 적출해 생식 능력을 제거한 다음에 여성 성기를 재건해야 한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가는 경우에는 유방과 자궁 제거 수술, 질 폐쇄술, 성기 재건수술까지해서 단계가 훨씬 많다. 류=FTM은 저희랑 반대인데, 수술이 너무 복잡하니까 수술을 완벽하게 받지 않더라도 성별정정을 그나마 잘 해주는 편이다. 요즘 판례로는 유방 제거와 질 폐쇄(자궁적출)만 받으면 된다고 하는 것도 있었다. 판결은 굉장히 시혜 적이다. 자신은 완전한 존재고 우리는 인격이 아니라고 보는 판사들이 많더 라. ‘내가 너한테 이런 은혜를 베푸니까 감사하게 받아라’는 식이다. 굉장 히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있다. 판사가 자기 눈으로 보기에 만족하는 성 별로 보이지 않으면 반려하는 경우가 많다. 사무관 시켜서 성기를 보라고 하 거나 사진 찍어오라고 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판사들이 시혜적 태도로 ‘내 가 성별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는 식이다. 우리는 태어났을 뿐인데. 이렇게 태어난 게 죄라면 죈 건데, 죄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왜 자의로 시혜적으로 판단하냐는 거다. 김=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성별정정 안 내려준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성별정정이 안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 다. 제가 말한 거처럼 출근할 때 줄을 어디 서야 할지 모르고 사람들도 제가 여기 서면 저기 서라하고 저기 서면 여기 서라 하는데. 뭐가 사회적 혼란인 지. 너무 혼란스럽다. ■성별정정을 신청해봤나 류=서울동부지법에 4월1일 성별정정을 신청했다. 서류를 준비했다. 문제 있 다고 생각하는 건 딱 한장이었다. 부모동의서. 부모 동의를 못 받고 사유서 로 대체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사유서를 냈다. 공판이 7월 중순이었는데 판사가 ‘부모 동의를 받았냐’고 물었다. 저는 ‘부모 동의를 받으려고 수 술과 진단을 받고 갔다. 그런데 한번은 부모가 정신병원에 감금을 시도한 적 있었고 부엌에서 흉기를 찾으면서 너 죽고 나 죽자 한 적 있었다. 신변 위협 이 있어 집에서 나와 올해 초에 일방적 절연 당했다’고 했다. 그런데 판사 는 “네가 동의를 못 받겠으면 주소와 전화번호를 직접 제출하면 내가 전화 해서 부모 동의 받아보겠다”고 하는 거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고 저도 27세고 법적 인격체인데 그걸 무시한 행위였다. 그건 못하겠다고 하고 의견 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법원 측은 “부모 동의를 못 받겠으면 친동생 동의서 나 진술서를 받아와라. 그럼 해줄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 말은 저를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 물체 하나로 본 것이고 사람으로 취급 안하는 거다. 거기에 서 화가 나게 됐다. 당시 크게 대화할 용기가 없었다. 빨리 하고 싶었기 때 문에 취하했고 바로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에 개명과 성별정정 신청을 같이 냈다. 이번에도 저번과 비슷하게 돼버리면 반려인과 혼인신고를 해버리고 혼 인신고와 성별정정 신청을 엮어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 가서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다. 김=부모동의서를 받는 게 너무 이해 안됐다. 가족내 여성 폭력에 대해 사법 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좀 이해가 됐다. 아내를 때린 남편을 형사가 구속시키는 경우가 별로 없다. 회유해 훈방처리하고 교육정도로 끝내 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를 볼 때 정상가족 유지를 위해 성별정정 신청에서도 가족 동의서를 받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 류=부모 중 한분이 이혼했거나 행방불명됐다면 부모를 찾아서 동의를 얻어오 라는 판례도 있었다.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녀 중 한명이 성별정정을 해달라 고 했는데 결혼관계니까 안 된다고 했다. 그러다 배우자가 사별해 혼자 성별 정정을 신청하자 자녀가 성년이 된 뒤 자녀 동의를 받아오라 하는 경우도 있 었다. 김=부모동의서 말고도 정정을 위해 필요한 서류가 매우 많다. 십여개. 병적 증명서와 수술확인서, 정신과 진단서, 의사소견서, 성장환경진술서, 인우보 증서(지인 보증), 가족 및 친구 진술서 등이다. 이중 하나라도 자기 맘에 안 들거나 보이는 성별이 판사 눈에 마음에 안 들면 기각된다. ■다른나라는 성별정정을 할 때 조건이 어떤가 류=제일 까다로운게 우리나라와 일본이다. 서구권은 보통 수술 요구하지 않 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요즘은 진단서까지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많 다고 한다. 우리는 주민등록제도가 있다. 여기서 성별 자체가 분별되기 때문 에 성별을 바꾸려면 결국 호적을 바꿔야하는 문제가 있다. 호적을 바꿔야 하 는 건데 외국은 그렇지 않다. 성별정정이 쉬운 나라는 생물학적 성별 자체는 못바꾸더라도 원하는 성별대로 표기는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거다. 일본 같은 경우 부모동의도 요구하지 않는다. 일본은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다. 구청 시청에 가서 ‘수술 했고 이름과 성별을 바꾸겠다’고 하면 바로 처리가 된 다. 도쿄 시의원이 투쟁해 바꿔낸 거다. 우리는 인권위원회 권고와 대법원 판결에서 벗어나는 자의적 기준과 요구 서류가 많다. 2014년 혐오 범죄로 희생된 트랜스젠더들. transgendersociety.yolasite.com 2014년 혐오 범죄로 희생된 트랜스젠더들. transgendersociety.yolasite.com ■많은 사람들이 성전환 수술을 받기 위해 성매매나 유흥업소로 몰리는 현상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류=그런 현상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 다같은 국민이지 않나. 생존권이 있 고 살아갈 권리 있는데. 굳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하고 차별하는 거다. 국 가가 나서서 지원 해야 하는데 기독교 근본주의 말을 듣는답시고(챙기지 않 는다). 우리나라가 신정 국가도 아닌데 목소리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말을 들 어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김=시스젠더(신체적 성별과 본인이 정체화하고 있는 성별 정체성이 동일하다 고 느끼는 사람)여성이 성매매에 몸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 경제적 불안정성 때문인 거다. 여성에 대한 신체적 대 상화가 만연하고 남성들이 그것에 대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렌스젠더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함께 일어나는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인권 측면에서 같이 생각해볼만한 문제다. ■FTM이 수가 적어 보이는데 실제로 그런가 류=트랜스젠더 특징이 성별정정이 끝나고 나면 트랜스젠더인지 알 수가 없 다. 가시화가 덜 되는 측면도 있다. 김=대다수 트렌스젠더의 최종 꿈은 성별정정을 마치고 평범한 여자와 남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모든 자기 과거를 다 지우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게 하나의 목표다. 류=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 가보면 처음에 막 얘기하다가 진단서 받고 얘기가 줄어들다가 수술 받고 딱 사라져버린다. 김=트랜스젠더의 경우 지정성별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저같은 경우 어 느정도 패싱이 돼서 이렇게 입고 다니는데 안 되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냥 지정성별대로 남자, 여자대로 다니다가 호르몬 맞으면서 적당히 사는 것이 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레즈비언이나 게이는 두드러 져 보이지 않는다. 요즘 여성 숏컷에 대해 관대해졌고 게이의 패션이나 소위 말해 여성스럽다는 스타일에 대해 남이사 넘어가는 경우 많다보니까 별로 눈 에 띄지 않는다. 트랜스젠더는 외관이 너무 달라보이니까 그거에 대해 공포 감을 가지고 숨어버리는 사람이 많다. 머리가 짧다던가 너무 키가 크다든가. 제가 입고 싶은대로 입을 수 있는 건 그나마 소위 남성적이라고 하는 외관을 안 가지고 두드러지지 않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트랜스젠더가 다른 성소수자와 차이점이 있다면 류=다른 성소수자는 잘 뭉친다. 특히 게이가 그렇다. 연구결과에서 게이 커 플과 레즈비언 커플의 경제적 여건을 보면 게이 커플이 훨씬 낫다는 얘기가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측면이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남성이 사회적 지위가 있다보니 경제 사회적으로 좀 나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그렇다 보니 조직화 도 잘 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성소수자 인권단체는 ‘친구사이’부터 시작 됐다. 원래 게이 커뮤니티로 시작해 인권단체로 발전된 것이다. 성소수자 행 사를 보면 게이 위주인 게 없지 않다. 저는 동성연애 중이고 동거 단계다. 레즈비언 쪽은 커뮤니티라 할 게 없다. 친구사이처럼 크게 활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LGBT(성소수자)중 생활 여건이 제일 나은 것은 게이고 낮은 것은 트랜스젠더다. 트랜스젠더 커뮤니티가 없으니까 의료지원이나 성별정정 정보 를 얻을 데가 별로 없다. 잘못된 정보가 돌아다니고 알음알음 해야 한다. 다 른 성소수자 같은 경우 자기들이 가서 놀 수 있는 안식처가 있다. 바. 트랜 스젠더 바라고 생각하면 사실상 업소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트랜스젠 더가 모일 곳이)없다는 것이다. 김=일단 레즈비언이나 게이 바는 그들이 만나는 곳이다. 트랜스젠더 바는 러 버라고 하는, 트랜스젠더를 좋아하는 남성이 와서 트랜드젠더와 노는 곳. 한 국에서 트랜스젠더는 성별 정정이 안 되니까 취업이 안 되고 취업이 안 되니 까 돈을 못 번다. 돈이 있어야 수술할 수 있는데 수술해야 성별을 정정할 수 있는데 못한다. 빠져나올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 하는 게 성매매 아니면 술집이다. ■트랜스해방전선에 대해 설명해달라 김=친한 사람들 대여섯명끼리 지난해 12월25일에 만들었다. 뭐라도 바꿔보자 는 생각에서. 현재 90여명이 됐다. 페이스북, 트위터, 오픈카카오톡채팅방으 로 활동한다. 올해 퀴어축제에 참여했고 20일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에 행사 를 열었다. 작년에 한창 트랜스젠더 혐오가 온라인에서 심했다. 터프라고 불 리는, 트젠을 배제하는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이 왕성했다. 그런 사람들이 모 인 페이스북 페이지 중 하나가‘ 여성해방전선’이다. 거기서 여성인권, 여 성혐오 사례를 공유하고 트랜스젠더 혐오를 덧씌운 게 있었다. 그게 싫어 여 성해방전선 이름에 갖다끼운 느낌이 있다. ■다른 트랜스젠더처럼 성별정정을 완료하면 단체 활동을 중단할 건가 류=저도 처음엔 떠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소수자는 계속 소수 자더라. 성별정정을 했다 해도 일반 시스젠더처럼 살아가려 해도 남에게 보 이는 건 레즈비언일 뿐이다. 결국 소수자는 소수자이다. 그 관계를 숨길 것 도 아니다. 이 의제를 제가 마다해 제 존재를 숨기면서 살아가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거다. 굳이 조용히 살아가야할 이유가 뭘까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정당에서 나왔을 때, 나왔다는 자괴감과 후회가 많이 들었다. 다시 활동하게 된 이상 제대로 한번 싸워서 소수자 의제 쪽에서 무언가 바꿔보자는 생각으 로 한다. 김=저는 사실 이 활동을 계속 할지 모르겠다. 어디에 가서 발언을 공개적으 로 한다거나 다른 성소수자 중에는 자기 신상 노출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 게는 못할 거 같다. 저도 바이섹슈얼(양성애자)인데 차라리 그걸 밝히면 밝 혔다. 트랜스젠더라는 건 밝히기가 어려울 거 같다. 일단 트랜스젠더 혐오가 훨씬 더 퍼져있다. 다른 성소수자들에 비해. 저는 외관적으로는 감출 수 있 으니까.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트랜스해방전선’은 20일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 아 지난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입구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트랜스 해방전선 제공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트랜스해방전선’은 20일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 아 지난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입구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트랜스 해방전선 제공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라는 게 우리나라에선 생소하다. 행사는 왜 열게 됐나 류=다른 트랜스젠더 인권단체가 3~4년 전부터 이날을 챙겼으나 관심을 크게 못 받았다. 그거를 바꿔보자는 의미에서 열었다. 트랜스젠더가 많은 이태원 에서 추모가 아니라 우리가 여기 있다, 이렇게 살고 싶다는 걸 얘기하는 행 사로 기획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시민들이 많이 올 줄 몰랐다. 그런데 예상 보다 많이 왔다. 총 500~600여명. 전국에서도 많이 왔다. 그간 연대했던 단 체들과 지지자들, 당사자들이 많이 왔다. 온라인 홍보 많이 했다. 외국인들 도 많이 참여했다. 1년에 한번 밖에 없는 당사자 날인데 넘어갈 수가 없는 거다. ■트랜스젠더 문제와 관련해 사회나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는가. 트랜스젠더 가 어떻게 이 사회에서 존재했으면 좋겠는가 김=아까 얘기했던 법적 문제, 성별정정과 의료적 트랜지션 의료보험 지원 같 은 문제가 해결이 돼야 한다. 트랜스젠더 하면 바를 다니는 그런 사람, 물론 그 사람들도 있지만 말고 그 사람들로만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류=트랜스젠더는 저같은 분도 있고 공부하는사람도 있고 애기도 있고 노인도 있고 그런 거다. 다 똑같은 사람인데 ‘바순이’(바에서 일하는 사람을 폄하 하는 말)로 얘기하지 말아 달라. 여성 트렌스젠더 뿐 아니라 남성 트랜스젠 더도 지워주지 말아달라. 중간에 있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도 마찬가지다. 김=많은 MTF가 여성 정체성이라는 걸 너무 갈구하다보니 외국에선 가슴을 크 게 키운다든가 한국에서도 화장을 짙게 하는 사람도 많다. 그거는 사회에서 여성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렇게 안하면 여성으로 패싱되지 않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갖지 못했던 신체, 화 장을 못했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저는 립만 바르고 다닌다. 저희 말고 다른 당사자 분들도 여성 성에 얽매이지 않으면 좋겠다. 그런데 강하게 못 얘기하겠는 게 그런 걸(여 성적인 특징을) 인정 못 받으면 살아남지 못하니까. 그러니 그렇게 하지 않 아도 되는 사회가 왔으면 한다. ■앞으로 단체나 개인적인 활동 계획은 류=우리는 이번 집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달 남짓 남았는데 회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내부 안건 교육이 부족한 감이 있어 보완해 내부 사업을 진행한다. 주요 의제는 성별정정 법률 요건 완화 캠페인과 성별정정 관련 사 례 수집과 의료보험 지원 촉구 등이다. 김=저는 가족들, 동생은 알고 있고 엄마나 아빠한테 얘기를 전혀 안 했다. 그런데 외모가 바뀌니까 언젠가는 밝혀질 거고 조만간 부모가 알게 할 생각 이긴 하다. 부모동의서라든가 병적 증명서, 수술 증명서 같은 게 없더라도 성별정정될 수 있도록 트랜스젠더 인권을 지지하는 변호사와 함께 소송을 걸 까 생각 중이다. 제가 계속 살 수 있을지, 견디다 못해 죽을지 모르겠는데 그렇게라도 얘기를 하고 죽어야 한이 없을 것 같다. 류=사전질문지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추모를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고 물 었다. 추모보다 사람으로 대우해줬으면 좋겠다. 저희도 일단 평범한 사람이 고 계속 살고 싶다. 죽고 싶단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런 거 아니잖아. 못 살겠으니까 죽는 거지. 우리가 죽고 싶지 않고 우리도 똑같이 살고 싶다. 헌 법에 분명 생존권 행복추구권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왜 우리는 이걸 못 누리 고 살아야 하냐는 거다.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의료 지원을 받고 싶다는데 안 해주고 미용성형이라 한다. 이런 걸 바꿔주고 우리도 성별 바꾸고 싶을 때 신고해 바꿔주는 게 선행돼야 한다. 이게 안 되면 국가적으로 혐오범죄나 선동하는 거다. 그래서 견디다 못해 죽은 사람들 제 주변에도 많고 당사자들 주변에도 엄청 많을 거다. 그 다음에 추모를 하고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그 렇게 멍청해서 당신들을 죽게 만들었다 사죄부터 하시고 우리를 추모해달라. 우리도 사람일 뿐이다. 살고 싶을 뿐이다. 김=복지시스템에서 밀려난 부분이 너무 많다. 주민번호라는 것 때문에. 주민 번호에서 1과 2라는 게 어떤 사람에게는 1이 낙인이고 어떤 사람에겐 2가 낙 인이다. 번호하나 때문에 동사무소에도 잘 못 간다. 저는 얼마전 이사했는데 이사하고 나서 주소를 못 바꿨다. 왜냐하면 주민등록증을 갖고 동사무소에 가는 게 너무 무섭다. 동사무소 직원에게 아우팅(본인 의사가 상관 없이 성 별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성이 드러나는 일)을 당하는 거다. 국가가 성별정정 안해주고 주민번호에 성별을 고스란히 적어놓도록 했기 때문이다. 제 의사와 무관하게 저는 제 사회생활 위해서는 그런 시스템 안에 들어가기 위해 밝혀 야 하는 상황인 거다. 류=저는 이런 일에 무감각해졌지만 그게 정상은 아닌 거다. 저는 성별정정을 포기하면 국가복지 시스템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저는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가 1이고 반려인은 2다. 둘이 결혼하면 전세자금이 대출되고 신혼부부 대출 도 되고 다 된다. 그런데 제가 성별정정하게 되면 이런 국가시스템에 못 들 어간다. 언제나 저는 아웃사이더이다. 그래서 이런 거를 바꾸기 위해 저는 절대로 활동을 중지하지 않을 생각이다. 죽더라도 얘기하고 한 가지라도 바 꾸고 죽을 거다. 인도 시민단체와 성소수자들이 남부 도시 방갈로르에서 20일(현지시간) 트랜 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아 희생된 트랜스젠더를 추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인도 시민단체와 성소수자들이 남부 도시 방갈로르에서 20일(현지시간) 트랜 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아 희생된 트랜스젠더를 추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주요 기사 * 정의당 강은미, 김용균 母와 ‘중대재해법 촉구’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 * 추미애 “공수처가 짜맞추기·표적·억지 수사 관행 타파할 것” * ‘미성년자 성착취’ 엡스타인에 100명 넘게 피해 보상 신청 * 한류 콘텐츠 불법 유통, 인터폴 국제 공조로 막는다 * ’소들은 왜 지붕에 올랐을까’…한국사진기자협회 ‘이달의 보도사진상 ’ 선정 * [화보] 존 레넌 타계 40주년 인기 기사 1. 1 [2020121201001312100119801.jpg] [김진호의 세계읽기]DJ를 존경하고 햇볕정책을 지지한 ‘상원의원 바이든’이 아니다 2. 2 [2020121201001502200120801.jpg] 교회관련 코로나19 또 터졌다…성석 교회 하루만에 68명·서울시 362명 역대 최다 3. 3 [2020121201001504300121291.jpg] 나꼼수 전 멤버 사이 갈등 폭발…비 례정당 창당 때부터 쌓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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