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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이자 보호막이 되어주는 부모. 그러나 과유불급, 과한 것은 언제나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죠.
마치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위를 맴돌며 24시간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부모들을 말하는 용어입니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건 1990년대 초에 미국에서 입니다. 좁게는 교육에서부터 넓게는 자녀의 생활 전반을 간섭하면서 평생 자녀의 일을 대신 해주는 부모들을 말합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용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부모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면서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헬리콥터 부모는 아이들에 대해 헌신적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부모님을 마음껏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가 직접 아이의 성적부터 다 세심히 관리를 하니, 진학하는 학교든 직장이든 부모님의 도움 속에서 남들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헬리콥터 부모들은 성인이 된 대학생 자녀의 학교생활까지 간섭을 합니다. 수강신청이라든지 전공 선택, 동아리 활동에 이르기까지 대학생활 전반을 마치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처럼 부모가 간섭하는 겁니다. 한 교수의 말에 따르면 대학뿐 아니라 대학원 면접시험에서도 부모가 따라와서 코치하고 기다리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취업콥터 부모’라는 단어도 나왔습니다. 상반기에 대졸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대기업 채용설명회 같은 것들이 열립니다. 그때마다 관련 부서에 학부모들 전화가 끊이질 않아서 몸살을 앓는다고 합니다. ‘우리 애 성적이 이 정돈데 어느 기업에 갈 수 있느냐’, ‘모 기업에 지원하고 싶은데 설명회 일정은 언제냐’, ‘우리 애가 왜 면접에서 떨어졌느냐, 뭐가 문제냐’ 일부 부모들이면 괜찮은데, 부모와 학생의 비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보통은 대학을 졸업하고, 남성들 같은 경우는 군에 다녀오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해야할 시기가 됩니다. 결혼에 있어서도 최근 부모들의 입김이 하도 세다보니 결혼정보업체들이 ‘자녀결혼전략 설명회’ 같은 걸 열면서 부모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도 자녀 당사자보다 부모들에게 선택권이 넘어가 있는 세태를 보여주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사이버 헬리콥터맘’도 있습니다. 성인 자녀가 SNS에 올리는 사진도 일일이 검열하고 위치추적 어플리케이션으로 자녀가 지금 어디 있는지 일일이 추적하는 등 좀 심각한 사태로 번지고 있습니다.
헬립콥터 부모가 자녀들의 주체성, 자존감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학계연구에 따르면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헬리콥터 부모를 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슬픔을 잘 느끼고, 체중도 많이 나가고 무엇보다 역경을 견뎌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지나치게 감싸고 선택권을 빼앗다 보니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져서 아이들이 스스로 어떤 역경이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헤쳐 나가는 능력이 부족해지는 겁니다.
늘 부모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습성이 몸에 배고 나면,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됩니다. 반대로 자신의 욕구나 느낌은 억눌러서 무엇을 하고 싶어도 스스로 하지 못하고 자포자기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나는 스스로 아무것도 못 해.’하는 생각과 함께 열등감이 높아지고 자존감은 낮아지게 됩니다.
메리워싱턴대학의 훌리 쉬프린 박사는 이런 학생들이 우울증도 높고 인생에 대한 만족감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고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니트족이나, 취업도 하고 결혼도 했지만 부모에게 지원을 받으며 곁을 떠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니트족 비율은 2015년 OECD 평균 14.6%인데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18%로 이미 평균보다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자녀를 위한다고 하는 것이 때론 자녀에게 독이 될 수 있다
‘헬리콥터 부모’. 자녀를 사랑하기에, 또 아끼기에 그만큼 애정과 관심을 쏟지만 결과적으로는 자녀들이 스스로 독립할 수 없게 만드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의 이면에는 어떤 마인드가 작용하고 있는지.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지 시사플러스와 함께 보다 깊이 분석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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