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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형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김이진 작가 | 2014. 12. 05 | 1,715 조회

[EBS 뉴스G]

헬리콥터형 부모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어떤 부모를 가리키는

말인지, 짐작이 되시는지요. 과잉보호가 자녀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오늘 뉴스G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아이 주변을 뱅뱅 맴돌며 위험을 감시하는 헬리콥터,

여러분도 이런 모습의 부모는 아닌가요?

1969년에 처음 등장한 ‘헬리콥터형 부모’라는 용어는

해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부모들의 양육태도입니다.

헬리콥터형 부모들은

아이들이 실패와 마주치는 것을 두고 보지 않습니다.

어려움에 빠지기 전, 통제와 간섭을 통해

아이들을 구조해내죠.

과연 나에게도 헬리콥터형 부모의 기질이 있는지

간단한 실험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12개월 된 아기들과 엄마들에게

장난감이 하나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연구자는 애매모호한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나죠.

아기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동안

아기 옆에 있으라는 당부입니다.

연구자에게 똑같은 말을 들었지만

엄마들은 다르게 행동했습니다.

연구자의 말을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한 부류의 엄마들은

아기 옆에 있으라는 말을

아기가 장난감을 제대로 가지고 놀 수 있게 하라는 말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엄마들은 아기에게 우선 장난감 사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놀 때 계속 끼어들었죠.

연구자들은 이들을 통제형 엄마라고 불렀습니다.

또 한 부류의 엄마들은

아기 곁에 있으라는 말을,

아기가 도움을 청할 때 도와주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들은 아기가 혼자 놀도록 내버려 두다가

아기가 곤란한 신호를 보낼 때, 놀이에 끼어들었습니다.

이들은 자율형 엄마입니다.

엄마와의 실험이 끝나고, 아기만 남았습니다.

연구자는 12개월 아기에겐 좀 어려운 놀잇감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통제형 엄마를 둔 아이들은

놀잇감에 금새 흥미를 잃고

놀이를 포기했습니다.

반면 자율형 엄마를 둔 아이들은

계속 놀잇감을 탐색했죠.

연구자는 통제형 부모들이

아이들의 타고난 능력과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동기를

꺾어버린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이를 통제하다 보면 곧 과잉보호로 이어집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과잉보호에 따른 부작용이

10세에서 11세 때

비만과 과체중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호주의 아이들 약 2600명을

4세부터 11세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부모의 과잉보호 수치가 높을수록

과체중 아이들의 수는 13%가 더 많았고,

체중으로 인한 질병이 있을 확률은 27%나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그 이유에 대해,

아이들의 등교에서부터 시작되는 부모의 과잉보호가

아이들의 신체활동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이의 정신적 성장뿐만 아니라 신체적 성장에도

영향을 끼치는 부모의 양육태도,

‘사랑’이 과잉보호가 된 것처럼

과잉보호로부터 한발자국 떨어지는 것 역시 사랑이라고

연구자들은 조언합니다.

김이진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