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TON) 메뉴 brunch [rlXX63_I8SIBPaXW4Wd80NTvqOo] 유영하는 별 (BUTTON) 실행 (BUTTON) 신고 라이킷 댓글 공유 브런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BUTTON) 페이스북공유 (BUTTON) 카카오스토리공유 (BUTTON) 트위터공유 (BUTTON)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UTTON) 브런치 시작하기 * 브런치 홈 * 브런치 나우 * 브런치 책방 * 위클리 매거진 프로젝트 리스트 바로가기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여행은 인생? 인생은 여행? by 유영하는 별 Nov 12. 2017 "엄마 나 잘 있어." “엄마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진짜 누나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대사관에서 연락이 온다.” 엄마를 안심시키는 동생 역시 한편으로 불안해했다. 휴대폰 없이 여행하는 내가 가족과 연락하는 유일한 방법은 숙소의 와이파이를 이용해 접속하는 스카이프였다. 폴란드에서는 마치 다시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열심히 놀고, 터키에서는 터키대로 신나게 돌아다녔다. 스카이프는커녕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은 것도 일주일이 넘었다. 무심했던 딸내미는 여행 왔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았다. 터키의 카파도 키아에서 마침내 스카이프를 생각해 내고는 오랜만에 접속했더니 채팅 창은 이미 난리가 났다. 자판을 두드리는 게아직은 서툰 엄마를 대신해 동생이 보낸 메시지가 쌓여 있었다. 오랜만에 엄마에게 듣게 될 잔소리를 떠올리며 스카이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유럽은 한국처럼 인터넷이 팡팡 터지지 않아서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할 날도 있다며 남매는 엄마에게 절반의 거짓말을 했다. 쏟아지는 잔소리를 한 귀로 듣고 흘리며 서른이 넘어서도 이런 잔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는 내가 우스웠다. 그리고 10분 후,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낸 엄마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죄송함이 몰려왔다. 난 얼마나 나쁜 딸인가? 며칠 전에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버스 폭탄테러가 일어났다. 엄마는 혼자서 끙끙 앓았다. [2Ey025Ty0_fvaVfFuG17dZQZehA.jpg] 카파도키아에서 마침내 스카이프가 떠오른 건 열기구 투어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새벽 5시에 일어나 꾸역꾸역 열기구 투어 하는 곳으로 갔더니, 기다리는 손님의 70%가 중국 사람이었다. 실로 오랜만에 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반갑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솰라솰라 소리로 정신이 마비될 것 같았다. 제발 다른 사람들과 열기구를 타게 해달라고 빌었지만, 슬프게도 나의 열기구 파트너는 중국에서 온 그들이 되었다. 하지만 내 걱정이 무색하게도 주위의 소음이 저절로 음소거될 만큼 카파도키아는 황홀했다. 여기가 지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지형 사이로 장엄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넋 놓고 바라보다 훅 치고 들어오는 셀카봉에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꺅꺅 거리며 사진 찍기 바쁜 사람들 틈에서 불현듯 엄마 생각이 났다. 그렇게 소리 지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마 나이 때의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처음으로 터키의 카파도키아에 여행 왔을 중국의 어머님들은 비상하는 열기구 안에서 소녀의 눈빛을 하고 행복해했다. 그 모습에 괜히 뭉클하고 미안했다. 이번 여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엄마야말로 이 세상의 좋은 것들을 더 많이 봐야 하는데 나만 그것을 즐기는 것 같아 참 미안했다. 여행 중에 처음으로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꼈던 건 세계 10대 섬 중의 하나라고 불리는 말레이시아의 ‘티오만 섬’에서였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스노클링을 했는데, 그렇게 투명한 바다를 본 것도, 애니메이션에서만 보던 물고기들을 본 것도 처음이었다. 내가 허락되지 않은 아름다운 세계를 엿본 듯했다. ‘이 황홀한 광경을 엄마도 봐야 하는데.’ 싱가포르에 살게 되면서 한국보다 많은 휴가일수와 가깝고 저렴한 인근 국가 덕에 여행을 자주 다니게 됐다. 그렇게 나는 점차 여행이란 걸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갔다. 그리고 매번 생각했다.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다르게 사는지 엄마한테도 보여줘야 하는데…. “딸내미가 4년 동안 살았던 곳 안 와 볼 거가? 내가 여기 떠나기 전에 와봐야지.” 여권도 없고, 비행기를 타 본 적도 없는 엄마를 결국 싱가포르에 데려왔다. 엄마에겐 여행으로서의 의미보다는 딸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가 더 컸지만, 그래도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 와서 모든 걸 신기하게 바라보는 엄마를 보며 참 행복했다. 하지만 엄마에게 해외여행을 시켜드린 나 자신이 자랑스러운 것도 잠시, 어디에서 뭘 하든 돈 이야기부터 하는 엄마가 슬펐다. “이거 얼만데? 비싼 거 같은데” “돈 너무 많이 쓰는 거 아니가?” 몇 번이나 괜찮다고 말했지만 영수증을 힐끔 쳐다보는 엄마는 내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엄마, 이런 돈은 써도 된다고! 여행을 아는 딸로 키우기 위해 엄마는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른 채로 살아왔을까? 나의 버킷리스트에 하나 더 추가했다. “가족들과 터키 여행.” [WKkyPEF--C4IYJmZKRDIrx7rxmQ.jpg] keyword * 엄마 * 카파도키아 * 유럽여행 magazine 여행은 인생? 인생은 여행? * 여행자에게 나이트 버스란 * "엄마 나 잘 있어." 현재글 * 혼자 하는 여행에서 외로움이 찾아왔을 때 이기는 방법 (BUTTON) 라이킷 (BUTTON) 트위터공유 (BUTTON) 카카오스토리공유 (BUTTON) 페이스북공유 [rlXX63_I8SIBPaXW4Wd80NTvqOo] 유영하는 별 한국, 싱가폴, 호주에서 일하고 지금은... 제 글을 통해 재미든, 정보든, 의미든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스타그램 @star_swimmingstar (BUTTON) 구독하기 (BUTTON) 구독하기 댓글 (BUTTON) 이전 댓글 보기 작가의 이전글 혼자 하는 여행에서 외로움이 찾아왔을 때 이기는 방법 작가의 다음글 호갱의 추억 (BUTTON) 취소 (BUTTON) 완료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BUTTON) 검색 ____________________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서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