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잘 있어." “엄마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진짜 누나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대사관에서 연락이 온다.” 엄마를 안심시키는 동생 역시 한편으로 불안해했다. 휴대폰 없이 여행하는 내가 가족과 연락하는 유일한 방법은 숙소의 와이파이를 게아직은 서툰 엄마를 대신해 동생이 보낸 메시지가 쌓여 있었다. 오랜만에 엄마에게 듣게 될 잔소리를 떠올리며 스카이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유럽은 한국처럼 인터넷이 팡팡 터지지 않아서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할 날도 있다며 남매는 엄마에게 절반의 거짓말을 싶은 말을 쏟아낸 엄마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죄송함이 몰려왔다. 난 얼마나 나쁜 딸인가? 며칠 전에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버스 폭탄테러가 일어났다. 엄마는 혼자서 끙끙 앓았다. 꺅꺅 거리며 사진 찍기 바쁜 사람들 틈에서 불현듯 엄마 생각이 났다. 그렇게 소리 지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마 나이 때의 행복해했다. 그 모습에 괜히 뭉클하고 미안했다. 이번 여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엄마야말로 이 세상의 좋은 것들을 더 많이 봐야 하는데 나만 그것을 즐기는 것 같아 참 미안했다. 여행 중에 처음으로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꼈던 건 세계 10대 섬 중의 하나라고 불리는 말레이시아의 ‘티오만 섬’에서였다. ‘이 황홀한 광경을 엄마도 봐야 하는데.’ 여행이란 걸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갔다. 그리고 매번 생각했다.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다르게 사는지 엄마한테도 보여줘야 여권도 없고, 비행기를 타 본 적도 없는 엄마를 결국 싱가포르에 데려왔다. 엄마에겐 여행으로서의 의미보다는 딸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가 더 컸지만, 그래도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 와서 모든 걸 신기하게 바라보는 엄마를 보며 참 행복했다. 하지만 엄마에게 해외여행을 시켜드린 나 자신이 자랑스러운 것도 잠시, 어디에서 뭘 하든 돈 이야기부터 하는 엄마가 슬펐다. 몇 번이나 괜찮다고 말했지만 영수증을 힐끔 쳐다보는 엄마는 내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엄마, 이런 돈은 써도 된다고! 여행을 아는 딸로 키우기 위해 엄마는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른 채로 살아왔을까? * 엄마 * "엄마 나 잘 있어." 현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