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름다운 일상 얼마 전 친한 친구 둘과 술잔을 기울이며 각자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 친구의 엄마는 얼마 전 다리를 다쳤는데, 다친 사실을 숨기면서까지 20년간 운영하시던 식당 일을 계속해 친구를 속상하게 했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의 엄마는 평생 일을 하느라 고생해서 이제 좀 쉬어도 되는데 아직도 동네 아줌마들과 철마다 다른 아르바이트를 소일거리로 한단다. 친구는 엄마가 편하게 좀 쉬었으면 좋겠는데 늘 괜찮다고만 한다며, 왜 그렇게 쉬는 것을 어려워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우리는 어느새 자신의 엄마가 그렇게 한창 이야기하다 우리는 갑자기, 슬퍼졌다. 도대체 우리의 엄마들은 언제부터 이토록 강했던 것일까? 엄마도 나처럼 평범한 30대 여성일 때가 있었을 텐데, 엄마도 나처럼 어떤 날은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늘어지게 자고 싶고, 어떤 날엔 술도 펑펑 친구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가 없는 곳에서는 ‘우리 엄마가 최고야!’라고 해놓고는 막상 밥은 잘 챙겨 먹었냐는 엄마의 말을 시큰둥하게 받아쳤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또 후회했다. ‘엄마에게 상냥하기’는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내 평생의 숙원 사업이다. 세상 모든 딸들은 왜 이렇게 엄마에게 약하면서도 강할까. 우리는 가장 편한 존재에게 가장 약해지고, 가장 강해진다. 나이가 드니 이제 ‘엄마’ 소리만 나와도 금세 마음이 뭉클해지고 바로 반성 모드로 변환된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여자가 아닌 엄마로, 주부로 살았을 엄마의 과거 시간들이 더 생경하게 가늠이 돼서 일지도 모르겠다. 핀란드에는 ‘엄마가 자식에게 주고 싶은 것만 파는 시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시장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자식이 엄마에게 주고 그림들은 ‘딸이 엄마에게 주고 싶은 그림’이다. 일상 속 주체로 표현될 때가 많았다. 안나 앙케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엄마의 일상을 쫓아다니며 파파라치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면 부인으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가사를 담당해야 했던 그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주제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안나 앙케가 포착한 일상 속 여성들의 모습은 잊고 있던 엄마의 일상이 가진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명화는 우리가 잊고 있던 가치들을 새삼 떠올리게 해준다. 살기에 바빠서 잊고 지냈던 엄마의 일상, 기억하려고 애썼지만 깜빡 하고 놓친 엄마의 존재를 과거의 안나 앙케가 그려놓은 그림으로 다시 되새겨보자. 조만간 엄마를 만나면, 엄마의 하루하루도 안나 앙케가 남긴 명화만큼 멋졌노라고, 엄마의 삶이 이 그림보다 아름다웠다고 말해주고 싶다. 미술교육원 ‘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art’ 대표이자 <그림은 위로다> <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태어나는 시간>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