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의 고의 품절이 의심되는 제품은 어김없이 공급가격이 올랐다. 당연히 소비자 판매가격도 오르는 수순을 밟는다.
이 같은 현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가 공급하는 유명 진통제 A제품.
'품절=가격인상'이라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이 제품의 사례는 왜 소비자가 점점 비싼 가격에 의약품을 구입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울 B약국의 거래명서를 살펴보면, 올해 1월 진통제 A제품(포장단위 500mg/10정)을 도매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가격은 1500원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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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약국이 공개한 진통제 A제품 공급가격. 이 제품은 현재 1700~2000원에 공급된다. |
현재 동일 제품의 도매 공급가격은 최소 1700원에서 최대 2000원까지 형성돼 있다. 10개월만에 11~25% 공급가격이 올랐다.
이 약국이 기억하는 2015년 A제품의 공급가격은 1300원이다. 불과 1년만에 23%(1700원)~35%(2000원) 급등했다.
공급가격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품절이다. 제품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공급가격이 올라도 약국 구매가 줄을 잇는다.
소비자 판매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지난해 2000원(10정) 남짓에 팔던 A제품의 현재 가격은 2500원으로 25% 상승했다. 약국 입장에서는 밑지고 팔 수는 없는 노릇 때문이다.
이 제품은 약국가에서 고질적인 품절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1년 내내 수급불안이 야기됐다.
B약국 약사는 "공교롭게도 이 제품은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으로 팔리고 있는데 약국만 유독 품절"이라며 "회사의 고의적인 제품 수급 조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급을 조절하면 도매업체든 약국이든 시장원리에 따라 공급가격 상승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제약사가 이를 노렸다는 의심이 약국가에서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