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13년 대통령 취임식 당시 전통적인 색 배치와는 다른 오방색 주머니가 행사에 사용됐죠.
오방색 자체가 무속적인 측면과도 연관성이 있는데, 최순실 씨와 측근들이 오방색에 특별한 관심을 계속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다 음양의 기본에 맞지 않는 태극 무늬, 용 무늬도 여기저기에 써 무속 신앙과의 연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시 진행된 대형 오방낭 퍼포먼스입니다.
오방낭은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만든 전통 복주머니로, 황색을 중앙에 두고 북쪽에 검은색, 동쪽에 푸른색, 남쪽에 붉은색과 서쪽에 흰색을 배치하는 게 기본입니다.
그런데 취임식 행사 때 쓰인 오방낭은 각 색의 위치가 전통적 사용법과 다릅니다.
중앙에 보통 배치되는 사각 모양도 웬일인지 팔각형입니다.
이 오방낭은 취임식 행사일정을 알리는 홍보물 사진에도 쓰였습니다.
최순실 씨 태블릿 PC에서 발견된 해당 초안 사진은 이미 취임식 한 달 전에 촬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재구 / 규방 공예 전문가 : 이런 것에 대한 상식적으로도 아는 것들을 모르는 분들이 아니거든요. 그런 면에서 단순한 실수는 아닌 것 같고, 약간은 고의로 방향이 달라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순실 씨와 측근들은 무속 측면과 연결되는 오방색을 최근에도 활용했습니다.
오방색을 주제로 춤과 홀로그램 영상을 결합한 공연을 만들어 문화창조 벤처단지 공연장 개관 기념작으로 올렸습니다.
공연은 최 씨의 최측근인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씨가 공모전 형식으로 선발한 단체가 참여했습니다.
차은택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교체된 정부 상징 속 태극 무늬도 전통적 태극 무늬와 다릅니다.
음양의 기운이 합해지는 빨강과 파랑 사이에 흰색이 들어가 있습니다.
일각에서 무속 신앙과의 연관성까지 제기하는 가운데 변형된 태극 무늬는 취임식 때와 광복 70주년 엠블럼에도 쓰였습니다.
[이상인 / 주역 전문가 : 그들이 의도적으로 바꿨다는 거죠. 주역 공부를 조금만 한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는 사항들을 그걸 몰라서 했다고는 보이지 않고, 착각했다도 아니고 일부러 의도적으로 그렇게 바꿨다는 거죠. 자기네들만의 세계와 가치관으로….]
18년 만에 교체된 국정원 상징에도 미르 재단 상징과 비슷한 용 문양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최 씨와 그 측근들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비전통적 문양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YTN 윤현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