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충남 보령 3.5 지진, 원전 이상없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3일 오후 9시 52분께 충남 보령시 북북동쪽 4km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3.5(기상청발표 기준) 지진과 관련 "원전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이번 지진은 원전의 지진경보치(0.01g)를 넘지 않아,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전 시설의 안전 기준은 지진경보치 0.01g 수동정지 설정치 0.1g 자동정지 설정치 0.18g 원전설계기준 0.2g이다. 지난 9월 12일 발생한 진도 5.8 규모의 경주 지진의 경우 0.1를 넘어 월성 1∼4호기 가동이 수동으로 중단됐었다. 이상한 실소유주…엘시티 이영복 회장, 드러내놓고 활동 최소 50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6) 회장이 사업 추진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상식 밖이다. 실소유주는 보통 자신이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 어쩔 수 없이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뒤로 숨는다. 처벌을 피하면서 범행을 하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있거나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면 일이 오히려 꼬일 수 있을 때 쓰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달랐다. 그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청안건설 컨소시엄이 2007년 엘시티의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을 때부터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뭔가 이상하다"는 말이 돌았다. 이씨는 1996년 부산 사하구 다대지구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빌린 자금 가운데 620억원을 아직 갚지 않고 있다. 현재 그 이자가 1천2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사람이 사업비만 2조7천억원 규모인 엘시티 사업을 주도한다는 것을 이때부터 업계는 물론 정관계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아무런 문제가 안 됐다. 오히려 특혜성 인허가가 술술 풀렸다. 절대 안 된다고 했던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됐고, 최고 60m인 높이 제한이 완전히 없어졌다. 또 1조7천800억원을 조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성사됐고, 포스코건설이 책임 시공을 맡았다. 특히 2013년 10월 28일 당시 중국건축(CSCEC)의 시공 참여로 열린 엘시티 기공식에서는 서류상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씨가 허남식 부산시장과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사이에 서서 첫 삽을 떴다. 이씨는 이날 발파식 행사에서도 허 시장 옆자리를 차지했다. '우즈벡전 이상無' 손흥민 "컨디션 좋다" "컨디션은 좋다."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이 우즈베키스탄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손흥민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훈련을 정상적으로 마쳤다. 오른 발목 통증으로 재활에 몰두하던 손흥민은 12일 훈련을 시작으로 13일 전술 훈련까지 모두 소화했다. 캐나다전 휴식으로 체력적 부담까지 던 손흥민은 우즈벡전 승리를 다짐했다. 훈련 후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컨디션은 쉬었더니 좋아졌다. 통증도 많이 괜찮아졌다"며 "최종예선 동안 멋있는 경기, 좋은 경기 하지 못했다. 내가 넣든, 다른 선수들이 넣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손흥민의 일문일답. 컨디션은. 쉬어서 좋다. -몸상태는 정확히. 몸상태는 계속 좋았다. 발목에 문제가 있었을 뿐이다. -통증은 많이 괜찮아졌다. -캐나다전 이후 분위기는. 결과가 좋아서 자신감 얻는데 도움이 됐다. 밖에서 봤지만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즈벡전이다. 거기에 잘 맞춰야 한다. -어떤 훈련 했나. 전술훈련했다. 항상 하던 훈련 해서 특별히 강조한 것은 없다. 수비 위치 이야기 많이 했다. -우즈벡전이 중요한데. 선수들도 각자 책임감 가지고 있다. 나도 막내로 책임감 갖고 있다. 한국축구가 월드컵 가는데 가장 중요한 경기인만큼 각자 포지션 파트너끼리 이야기 많이 하고 있다. 좋은 부분이다. -호주아시안컵에서 우즈벡을 상대로 2골을 넣었는데. 그 경기와 이번 경기는 다르다. 자세는 항상 같다. 대한민국 대표로 경기에 임하는 것은 특별하다. 최종예선 동안 멋있는 경기, 좋은 경기 펼치지 못했다. 이번 경기는 결과와 내용 모두 갖고 오고 싶다. -최종예선에서 골을 넣은 두 경기에서만 이겼는데. 공격수이기에 항상 하는 생각이다. 매경기 골을 넣으려고 한다. 내가 넣든, 다른 선수들이 넣든 누가 넣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 혹사 논란도 있었는데. 브라질도 갔다오고, 프리시즌도 치르고, 비행도 많이 하면서 피곤한 부분 있었다. 캐나다전에서 감독님이 배려해 주셨다. 우즈벡전에서 더 잘해야 한다. 오세훈 “朴 대통령 이상한 조짐 미리 감지 못한 것 반성” <새누리당 비박(非박근혜)계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당 지도부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촉구했다. 화의에는 비박계 중진 의원과 ‘진정모(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의원 모임)’ 소속 초ㆍ재선 의원, 비주류 원외 당협위원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대권 잠룡인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특히 사퇴 요구를 거부해온 현 지도부를 공식적으로 불신임하고, 국정 안정화를 위한 별도의 ‘임시지도체제’ 구성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朴 대통령 이상한 조짐 미리 감지 못한 것 반성”=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은 이날 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인사행태와 정책집행 과정에서 이상한 조짐을 보였을 때 (최순실 사태를) 미리 감지 못했던 무감각, 무책임함을 반성한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이어 “특히 잘못이 밝혀지기 시작했는데도 (박 대통령을) 감싸고 보호하기 위해 무모한 행동을 한 것도 (새누리당이) 반성해야 한다”며 “촛불이 불타오르는데도 새누리당이 최소한의 수습책도 내지 못하고 주류와 비주류가 흩어져서 무기력한 행동을 하는데 반성한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이에 따라 “국민은 실망, 분노 넘어서서 우려와 걱정을 하고 있다. 리더십이 무너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굳건했던 한ㆍ미 동맹마저 이상 조짐이 발생할 수 있는 공약을 내건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많은 국민이 이제 우리의 통상, 안보 환경이 어떻게 갈지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오 전 시장은 특히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앞으로 정확히 일주일 뒤 19일로 예정된 ‘최순실 공소장’이 발표 되고 수사기록이 법원으로 넘어가 수사내용이 국민께 속속 알려지게 되면 촛불 민심이 어느 정도로 증폭될지 가늠조차 힘들다”며 “새누리당이 어떻게 거듭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 한편, 박 대통령도 이제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규모 3.5 지진에도 보령화력 이상無 13일 21시 52분경 충남 보령시 북북동쪽 4km 지점에서 규모 3.5(기상청발표 기준)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보령화력발전소는 물론, 당진과 서천, 태안 등에 소재한 화력발전소 모두 정상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원전의 안전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13일 저녁, 황급히 보령화력발전소와 서천화력발전소 등에 대해 점검을 했으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령화력은 물론, 신보령화력, 서천화력, 세종열병합발전소 모두 아무 이상 없이 가동되고 있다”며 “정전 피해도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동서발전(주)의 당진화력본부, 한국서부발전(주)의 태안화력본부에 확인한 결과, 아무런 피해 없이 모든 발전소가 정상 운영 중이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지진은 원전의 지진경보치(0.01g)를 넘지 않아, 경보가 울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원전의 이상이 없음을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오후 9시 52분경 충남 보령시 북북동쪽 4km 지역 육상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KTX 전차선 단전 등으로 열차 운행 지연 잇따라 경부선 KTX 일부 구간에서 전차선 단전 사고가 나 밤사이 열차 운행이 잇따라 지연됐다. 코레일은 어젯밤 동대구역에서 칠곡군 지천역 사이 전차선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어젯밤 9시 반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가던 KTX 177호 열차가 11시 19분쯤, 동대구역에서 정차한 뒤 한 시간여 후에야 운행을 재개했다. 부산발 서울행 KTX 184호 열차도 대구 와룡산 제1터널 안에서 50여 분간 정차해 승객들이 불안에떠는 등 동대구~칠곡 구간에서 상하행선 열차 8대가 지연 운행됐다. 코레일은 단전 사고 발생 한 시간여 만인 오늘 새벽 0시 13분 응급복구 작업을 마치고 운행을 모두 재개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앞서 어젯밤 10시쯤에는 서울을 출발해 부산으로 가던 KTX 175호 열차가 대전역 인근에서 신호 장치 장애로 25분 정도 멈춰 섰다 출발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사업논의 전무”…‘미르재단’ 이상한 재무 구조 미르재단이 기업으로부터 5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받고 출범한 뒤, 제대로 된 사업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습니다. 또 기금 유용이 가능하도록 이상한 재무구조를 만든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손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0월 단 하루 만에 허가를 받아 초고속으로 출범한 미르 재단. 당시 재단 추천으로 이사로 합류했던 김영석 씨는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업이 전혀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김영석(전 미르재단 이사) : "새로운 안건들이 올라와 빨리 진행돼야 하는데 안 되니까 뭔가 잘못된 건 아닌가." 올해 7월까지 6차례 열린 이사회에서는 부실한 정관을 고치는 일만 반복했다고 증언합니다. 또 프랑스 요리학교인 에콜페랑디와의 업무 협약 등도 이사회에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김영석(전 미르재단 이사) : "이사장이 파리 갔다 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코리아에이드나 케이밀 사업 들어본 적 없으세요?) 없습니다." 재단의 일은 모두 이성한 전 사무총장과 이한선 전 상임이사 등 차은택 씨 측근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미르재단의 비정상적인 운영과 재무구조는 검찰 수사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공익 법인은 보통 재단 기금의 유용을 막기 위해 일부를 '기본재산'으로 분류해 사용을 제한합니다. 그런데 미르재단은 기금의 20% 가량만 '기본재산'으로 분류하고 그나마 '일시적 제약'이란 단서를 달아서 유용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80% 돈은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한 '보통재산'으로 분류해 얼마든지 빼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대기업에서 받은 거액의 기부금으로 출범한 미르재단은 한 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는 모래성 구조였습니다. "참 이상한 정부" 태국에 있는 한국 교민 업체들은 몇 년에 한 번씩 사업이 잘 안 돼 홍역을 치른다. 태국 정정이 불안해 거의 주기적으로 반정부 시위와 쿠데타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정국 불안으로 폭력 사태가 발생하면 신변 안전을 우려해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이 심하게 줄어든다. 한국인 방문객도 감소해 이들을 상대로 하는 교민 업체들은 매출이 격감한다. 2014년 봄에도 그랬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반년 가까이 이어졌고, 그해 5월에는 기어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그런데 그해 교민 사회의 불황에 시위와 쿠데타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을 준 것이 있었다. 태국이 아닌, 고국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였다. 사회가 통째로 침울에 빠진 바람에 한국인들은 태국 정국이 안정된 뒤에도 이 나라에 놀러 오지 않았다. 세월호 충격에서 벗어날 즈음인 1년쯤 뒤 2015년 봄에는 한국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졌다. 이번에는 태국인들을 한국으로 관광 보내는 한국계 여행사들과 항공사들이 고전했다. 두말할 것도 없이 태국인들이 한국 관광을 포기하거나 유보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경제 규모 세계 11위, 수출 세계 6위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큰 사건은 세계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여파를 미치고, 해외의 교민에게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준다. 선진국 문턱에 선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어려웠던 세월호·메르스 사태와, 이를 수습하는 정부의 지리멸렬한 대응을 지켜보던 교민 중에는 "참 이상한 정부야. 정부가 아닌 것 같아"라고 말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상한 정부의 징후는 2016년에도 나타났다.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에 국민 혈세 4조2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이 중 3조5천억 원을 집행했는데도 부실은 더 심해져 추가 지원이 불가피하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관리·감독하고 있었던 이 회사가 수조 원대의 분식회계 등 경영비리로 금융권에 안긴 피해는 1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다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물류 대란을 초래했다. 산업과 기업 구조조정은 원래 뼈를 깎는 듯 고통스럽고 지난하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원하고도 부실을 걷어내지 못하고 밑 빠진 독 물붓기식으로 혈세를 투입하고, 업계 1위 해운 기업의 붕괴에 직면해서도 물류 대책을 세우지 않은 정부를 보고 국민은 입이 딱 벌어졌다. 그간 정부 정책 실패가 적지 않았지만 이처럼 시스템이 붕괴한 듯한 인상을 주지는 않았다. 전례를 찾기 어렵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었던, 이런 '정부 실패'의 원인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지금에 와서야 찾아지는 듯하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민이 목격했던 무능, 불통 정부는 전문성 없는 일개 사인이 인사·예산·정책을 농단하고, 있어야 할 사람이 있을 곳에 있지 않고 엉뚱한 이들이 나랏일을 주물러 빚어진 국정 난맥상의 결과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이해하기 힘들었던 정부 실책 원인이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퍼즐 맞추기에 마지막으로 '최순실 농단'을 끼워 넣으면 퍼즐이 완성되는 것 같다는 국민이 많다. 이국만리 타국에서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민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혼돈에 빠진 조국을 바라보면서 어떤 심정일까. 한국을 선망했던 세계의 한류 팬들은 이번에 드러난 코리아의 사회·문화, 국격 수준에 얼마나 실망할까. 우리와 정치·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국제사회, 기업, 투자자들은 한국의 국가 신인도를 다시 조정해야겠다고 벼르지는 않을까. 최고 지도자가 직접 관련된 비선 실세 농단 의혹으로 국가 시스템 붕괴, 국정 마비 조짐이 나타나고, 국민은 충격을 넘어 불안에 떨고 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장기 경기 침체, 북한 핵위기와 도발 우려,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조선·해운·철강·유화 산업 구조조정, 1천200조 원을 넘는 가계부채, 언제 꺼질지 조마조마한 부동산 거품, 미국 대선 뒤 몰아칠 보호무역주의 등 대내외 악재가 쌓여 있어 더 그렇다. 최고 지도자는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했고 이를 회복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국회와 여야 정당들은 위기를 수습할 수 있을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공학적 셈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가와 국민을 앞세우기보다 정쟁에 매몰돼 있는 정치권에 해법을 맡겨도 될까. 일본에서 2011년 세계 역사상 4번째로 큰 지진이 일어나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되고 해안 마을들이 초토화돼 정부와 정치권이 우왕좌왕하고 있었을 때, 일반 대중이 침착하게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보고 서방 언론들은 "이 놀라운 국민을 보라"고 찬탄했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국기 문란 앞에 국민은 충격받고 분노하고 수치스러워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분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와 지성을 갖고 있을까. 국가 최고 지도자의 리더십 부족과 비선 실세 의존이 그의 임기 4년 차에 국민에게 알려졌다는 것은 정치권, 언론, 정부가 모두 반성하고 자책해야 할 일이다. 오래전부터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애써 외면하거나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통치를 정면으로 문제 삼지 않았고, 국민은 함께 바보가 됐다. 절망의 끝에 다다르면 희망의 빛이 보인다고 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국정 농단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이 국기를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고, 아직도 허술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열쇠다. 그 주체는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다. 정치권이 더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지 않도록 국민이 요구하고 압박해야 한다. 그것이 위기 극복을 가능하게 하는 집단 지성이다. 우리는 전에 없이 의혹 규명과 위기 극복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에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는 "참 이상한 국민"이 될 수도 있다. 김성근과 박종훈의 이상한 동거, 한화는 어디로 가게될까 '논란의 중심'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일단 내년에도 계속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프로야구 한화 구단은 지난 3일 오후 조직 개편 사항을 공식 발표했다. 김 감독의 유임과 함께 기존 박정규 단장은 사업총괄본부장으로, 박종훈 전 NC 다이노스 육성이사가 신임 단장으로 임명된 것이 인사 개편의 핵심이다. 2014년 겨울 3년 계약으로 한화 지휘봉을 잡았던 김성근 감독은 내년까지 남은 계약기간을 채우게 됐다. 김 감독은 지난 2년간 막대한 투자와 전력보강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가을야구 실패, 독선적인 팀 운영과 혹사 논란으로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그동안 감독 교체와 팀 운영의 정상화를 강력하게 요구해왔던 다수의 야구팬들로서는 못내 안타까운 결과다. 하지만 한화는 쉽고 올바른 길을 포기한 대신, 내년에도 풍성한 논란과 각종 사건사고를 이미 예약하며, 욕하면서 보지만 재미는 보장하는 '한화표 막장드라마 시즌 3'를 선택했다. 김성근 유임, 그룹 수뇌부 결정? 2017시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김성근 감독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한화 이글스 한화는 왜 김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을까. 표면적으로는 계약기간을 지킨다는 명분을 꼽을수 있지만 지난 2년간의 거듭된 실패와 투자 대비 성과, 각종 구설수로 인한 구단과 모기업의 이미지 악화 등을 생각하면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을 한화 구단에서 굳이 김성근 감독을 버리지 않은 것은 결국 결정권을 거머쥔 모기업 오너의 판단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한화는 2014년 겨울 당시 김성근 감독 영입을 두고 구단 프런트의 반대에 불구하고 모기업에서 김 감독 선임을 강행한 바 있다. 성과가 좋지 않았지만 이제와서 계약기간이 남은 김 감독을 내치게되면 수뇌부에서 당시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 되어 모양새가 우스워질 수밖에 없었다. 한화가 김 감독을 교체할 의지가 있었다면 이미 시즌이 끝난 후 여러 번 결단을 내릴 기회가 있었음에도 굳이 한국시리즈가 끝날때까지 유임 발표를 미룬 것만 봐도 경질 가능성이 처음부터 거의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감독 개인의 도덕성 문제나 여론의 평가를 배제하고 철저히 상업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김성근 야구'는 여전히 상품가치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마치 욕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처럼, 김성근 야구는 논란과 화제를 몰고다닌다. 김 감독 부임 이후 한화는 비록 부정적인 이슈일지라도 높은 관심을 끄는 구단이 됐다. 어마어마한 선수 혹사와 유망주 유출이라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한화는 매 경기 흥미진진한 승부로 마리한화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화가 굳이 우승이나 팀의 미래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어차피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않은 김성근 카드를 더 끌고가는 것도 구단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계산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간의 성과나 김 감독의 나이를 감안할 때 어차피 당장 경질되지 않더라도 내년 이후 재계약 가능성은 그리 높지않다. 물론 다음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도 차지한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난 2년간의 시행착오에서 보듯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 물론 김성근 시대가 이어지는 동안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선수들의 희생이나 팬들의 비난을 무시한다는 점에서는 장기적으로 무책임하고 안이한 결정임에 틀림없다. 한화의 변화 시도, 프런트 권한 강화 대신 한화 구단도 이번엔 최소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데 신경쓴 흔적은 보인다. 한화가 김 감독 유임과 함께 제시한 카드는 결국 프런트의 역할과 권한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박종훈 신임 단장은 LG 트윈스 사령탑 경력을 지닌 야구인 출신이다. 감독 출신이 단장이 된 것은 KBO 역사상 처음이다. 본인이 바로 '현장 전문가' 출신의 프런트라면 제아무리 베테랑 감독이라도 가볍게 대할 수 없다. 한화는 지난 2년간 김 감독에게 팀 운영의 전권을 사실상 일임했다. 하지만 이는 팀 운영의 사유화와 정보통제, 권위적인 리더십으로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심지어 최근에는 성인 프로 선수들의 자율성을 억압한다는 인권 침해 논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한화 구단의 조직 개편은 이제 김성근 1인 독재 체제에서 벗어나 다시 과거처럼 현장과 프런트가 동등한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는 '분업화' 시스템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이론적인 구상대로라면 김 감독은 내년에는 1군 운영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권한이 축소되고, 선수 영입과 육성, 트레이드 등은 다시 프런트가 관리하는 체제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병의 뿌리는 그대로 남겨두고 겉만 치료한다고 해서 망가진 시스템이 과연 회복될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지난 2년간 한화를 둘러싼 모든 논란과 구설수의 중심에는 바로 김성근 감독이 있었다. 기왕 프런트를 개편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했다면 사령탑 역시 그런 방향성에 함께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개방적이고 프런트 친화형인 감독을 새로 선임하는게 더 적합했을 것이다. 하지만 평생 '야구는 감독이 한다'고 주장해온 김 감독은 이러한 현대화된 프런트야구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김 감독은 과거에도 팀 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프런트와 숱한 불화를 일으켰던 전력이 화려하다. 프런트의 정당한 견제와 관리조차 현장에 대한 간섭으로 치부하며 갈등을 빚기 일쑤였다. 일각에서는 김 감독이 달라진 환경에 맞춰서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작 본인이 그럴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김 감독은 그간 자신의 야구와 리더십을 둘러싼 온갖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일이 없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도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의 야구와 성향을 오랫동안 지켜본 이들이라면 그가 절대 스스로는 변화하지 못할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2년간 한화 사령탑으로서 유례없는 절대 권력에 익숙해져있던 김 감독이 계약 마지막해에 돌연 한화 프런트로부터 통제를 받아야 하는 달라진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김 감독은 SK 사령탑 시절인 2011년에도 재계약 문제로 SK 구단과 감정싸움을 벌이다가 경질된 전력이 있다. 사제지간인 감독과 단장, 수평적 소통 가능할까 김 감독과 박종훈 신임 단장의 궁합도 변수다. 박 단장은 현역 시절 80년대 OB 베어스에서 김성근 감독과 선수와 감독으로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서열이 엄격한 스포츠계에서 야구계 선후배를 넘어 사제관계인 셈이다. 감독과 단장은 직책상으로는 수평적 관계지만 박 단장이 최고령 감독이자 야구계 원로급인 김 감독을 상대로 자기 목소리를 내거나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게 과연 가능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한편으로는 야구관과 성향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구단 운영에서 서로 불협화음이라도 빚을 경우, 자칫 SK 시절 김성근-이만수 전 감독간의 악연처럼 되지말라는 법도 없다. 장고 끝에 악수라는 이야기가 있다. 한화는 김 감독의 거취 문제를 두고 쓸데없이 오랜 시간 뜸만 들이다가 결국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대안을 꺼내들었다. 계약기간이 고작 1년남은 감독을 내버려 두고 어떻게 장기적인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내년에도 당장의 성적에 올인하겠다는 것인지 방향성부터가 분명하지 않고 모순되는 선택이다. 2017년에도 웬지 한화 극장이 꽃길보다는 흙길에 더 가까울 듯한 모습이 연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7경기 연속 무득점 손흥민, 우즈벡전 이상 없나손흥민(토트넘)이 11월에도 득점포를 재가동하는데 실패했다. 손흥민은 지난 6일(한국시각) 아스널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서서 89분을 활약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토트넘은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이날 부상에서 회복한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복귀하여 손흥민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손흥민은 그간 최전방과 좌우 측면까지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케인과 나란히 투톱으로 기용된 것은 올시즌 처음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부상에서 갓 복귀한 케인의 공격부담을 덜어주면서 1-2선에서 포지션에 제한되지않은 넓은 활동량과 공간침투의 역할을 손흥민에게 맡겼다. 득점은 없었지만 '찬스메이커'로서 손흥민의 초반 움직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을 앞세워 아스널의 수비 뒷공간을 몇 차례 위협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케빈 빔머 등 동료들도 손흥민의 침투에 맞춰 예리한 패스로 지원사격했다. 그러나 아스널의 노련한 수비 차단과 손흥민의 부정확한 퍼스트 터치로 인하여 결정적인 슈팅까지 이어지는 장면은 적었다. 결국 손흥민은 지난 레버쿠젠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이어 또 한번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프리킥 상황에서 빔머가 헤딩으로 걷어내려던 공이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들어가며 자책골로 먼저 실점을 허용했다. 반격에 나선 토트넘은 후반 6분 무사 뎀벨레가 드리블 돌파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케인이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팀은 각각 올리비에 지루와 빈센트 얀센 등 공격자원들을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44분 해리 윙크스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9월 절정의 골 감각을 이어가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는 등 상종가를 이어가던 손흥민이었지만 이후 긴 침묵에 빠지며 우려를 낳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0월 이후 출장한 7차례의 공식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손흥민은 최근 경기에서 단순히 득점에 실패한 것을 넘어서 전반적으로 활약이 저조하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의 부진과 함께 토트넘 역시 주춤하다. 10월15일 웨스트브로미치와 8라운드부터 레버쿠젠, 본머스, 리버풀, 레스터 시티, 레버쿠젠, 아스널을 차례로 만나는 동안 토트넘은 7경기 연속 무승(5무2패)에 그쳤다. 토트넘은 올시즌 개막 이후 11경기 무패행진(5승 6무)을 이어갔지만 순위는 5위에 그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승1무2패(승점4)로 E조 3위에 머물며 16강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손흥민의 부진은 A매치 차출로 인한 장거리 이동에 따른 컨디션 관리 실패, 불규칙한 포지션 연쇄이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한창 절정의 골 감각을 이어가던 10월초 카타르-이란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A매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한국과 중동을 넘나들었다.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더 넓게 보면 손흥민은 지난 시즌 종료 이후에도 6월부터 A대표팀의 유럽원정 2연전-토트넘의 호주 투어-리우올림픽 와일드카드 합류-9월 아시아 최종예선 등으로 쉴틈없이 여러 대륙을 오가는 강행군을 이어와야했다. 또한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주 포지션인 왼쪽 윙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와 오른쪽 측면 공격수까지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손흥민은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지나치게 잦은 변화는 팀 공격의 핵심이 되어야할 손흥민의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물론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수 역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 경기 최고의 활약은 보여주기 어렵지만, 일정 수준의 꾸준함을 유지해야 톱클래스 선수라고 할 수 있다. 기복이 너무 크다는 것은 프로 데뷔 이후 손흥민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손흥민이 한달 넘게 골침묵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심지어 9월의 맹활약이 오히려 반짝 돌풍이 아니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손흥민은 EPL 데뷔 첫 해였던 지난 시즌에도 초반에는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이후 부상과 슬럼프가 겹치면서 주전경쟁에서 밀려났다. 물론 지난해와 다른 점은 손흥민이 올시즌 현재 팀의 주전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지금의 자리를 지키는 수준을 넘어서 더 뛰어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기력의 편차를 줄여야할 필요도 있다. 주포 케인까지 복귀하면서 손흥민은 다시 한번 치열한 주전경쟁의 틈바구니에 놓이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역시 주포인 손흥민의 부진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손흥민은 이제 캐니다-우즈벡과의 A매치 2연전을 소화하기 위하여 다시 국가대표팀에 합류해야한다. 특히 오는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은 대표팀의 9회연속 본선행과 슈틸리케 감독의 운명까지 가늠할 수 있는 '단두대 매치'로 평가받는다. 대표팀 최고의 공격자원으로 꼽히는 손흥민이 장기간 골침묵을 끊지못한 것은 내심 걱정거리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는 골가뭄을 해갈할 수 있을까. 극단 함께사는세상의 박연희 1인극 ‘이상한 엄마’ 극단 함께사는세상이 26회 정기공연 ‘이상한 엄마’를 2일 소극장 함세상에서 개막했다. ‘이상한 엄마’는 초연작으로 배우 박연희(함께사는세상 대표) 1인극이다. 극작과 연출은 김재석이 맡았다. 1인극 '이상한, 엄마'의 배우 박연희. 극 중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토크쇼 진행자다. 1인극의 특성을 살려 관객을 극에 참여시킨다. ‘토크쇼, 영희와 함께 놀자’를 진행하는 주인공 영희, 대중은 호응했다. 하지만 영희의 딸은 진행자 자신의 삶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딸의 말에 공감한 영희는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된다. 대학생 시절 짧고 아름다웠던 사랑의 추억과 대학교수 때 겪은 민주화 투쟁, 연극수행연구소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연이 떠오른다. 그리고 대본을 던져버리고 자신의 목소리로 사람들과 만난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는 것에서 연대가 시작된다는 배우 박연희는 “이번 ‘이상한 엄마’의 모토는 기억이고 이야기고 연대다. 지나온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그것을 함께 이야기 나누며 연대하자”고 말했다. 박연희는 1992년 ‘해직일기’로 배우가 됐다. 이후 ‘안심발 망각행’, ‘지키는 사람들’, ‘평화이야기’, ‘밥이야기’, ‘나무꾼과 선녀’ 등 다수 작품을 연출하며, 마당극 연출가의 길을 걸었다. 2006년 1인 거리굿 ‘쌀, 물 그리고 나무’로 ‘민족광대상’을 수상했다. 극작 및 연출가인 김재석은 1994년 ‘신태평천하’ 이후 대구에서 꾸준하게 마당극을 공연했다. ‘이제, 그만!’이 끝난지 3년 만에 다시 함세상과 호흡을 맞췄다. ‘이상한, 엄마’는 오는 12일까지 수~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에 공연한다. 티켓은 성인 20,000원 청소년 15,000원이다. 문의는 극단 함께사는세상으로 하면 된다. 안선영 “어제(12일) 스케줄 이동 중 교통사고..건강에 이상 無”안선영이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방송인 안선영은 11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12일) 오후 생애 첫 교통사고가 났었어요. 결론은 운전자였던 매니저도 저도 아주 무사합니다. 주변 지인들 걱정 말고 읽으시길"이라고 운을 뗐다. 안선영은 "오전 스케줄 끝내고 다음 스케줄로 이동하다 오른쪽에서 합류하던 차량이 운전 미숙으로 우리 승합차 오른쪽 옆구리를 박고 멈춰 서는 듯하더니 다시 후미를 박아 타이어가 터지면서 급정거. 그 반동으로 튕기는 그 찰나의 순간에 떠오르던 얼굴 하나. 더 이상 내 몸이 내 것만은 아니구나"라고 사건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태어나 처음으로 앰뷸런스 타고 병원 가면서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이만하길 천만다행이다' '내 목숨이 내 것만은 아니구나' '사고는 내가 내지 않아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안선영은 "그 무뚝뚝한 스스방도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응급실로 뛰어오는 모습을 보니 '역시 가족이었구나' '최후의 순간에 내 곁엔 가족만이 함께 하겠구나' 하는 데자뷔"라며 "내 건강 자만하지 말고 인간의 가장 큰 오만은 남에게 일어나는 불행이 나에겐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는 것임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선영은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 출연 중이다. 애플, 미국서 리퍼폰 판매..."터치 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어" 애플이 고장난 아이폰을 수리한 중고 아이폰 '리퍼폰'을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한다. 8일(현지시각) IT 전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온라인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 리퍼폰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리퍼폰은 문제가 있는 부품을 교체한 뒤 품질 검사를 거쳐 판매되는 중고폰이다. 애플은 고장난 아이폰을 수리하는 대신 리퍼폰으로 대체해주긴 했지만 최근에는 리퍼폰을 판매하지 않았다. 애플이 미국 온라인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6S와 6S플러스 리퍼폰을 판매한다.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은 이번에 판매할 리퍼폰 외관과 배터리를 새 부품으로 교체했다. 이동통신사의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는 언락폰이며 유심은 없다. 리퍼폰의 보증기간은 새 제품과 같은 1년이다. 단 리퍼폰은 터치 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리퍼폰의 화면을 터치했을 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퍼폰 가격은 기존에 비해 저렴하다. 아이폰6S 16GB는 2015년 출시 당시에 비해 200달러(22만6000원), 현재 판매 가격에 비해 100달러(11만3000원) 저렴한 449달러(50만8000원)에 판매된다. 아이폰6S플러스 로즈골드는 출시 가격에 비해 15% 저렴하다. 아이폰6S플러스 16GB와 64GB는 각각 529달러(59만9000원)와 589달러(66만7000원)에 판매된다. 애플은 그동안 맥북, 아이패드, 맥북 액세서리 등의 리퍼 제품을 판매해왔다. 애플은 2007년에 아이폰 리퍼 제품을 판매한 적이 있다. '官製 봉준호 만들기'는 처음부터 이상했다 보수층에겐 이런 고민이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감독이 우리에게는 왜 없는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는 한낱 총잡이 영화가 아니다. 그의 영화에는 보수주의자의 시대적 고민 같은 것이 녹아있다. 이를테면, 부패한 경관이었지만 반성을 모르는 살인자를 '사적(私的)'으로 처단하는 영화 '더티 해리'에 그는 배우로 출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죽은 피해자보다 살아 있는 가해자의 인권을 더 우대하는 미국의 법은 공정한가 묻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이 된 후 그는 가족의 문제, 국가의 정의를 보수적 시각으로 풀어냈고, 대중은 호응했다. 할리우드에서 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그를 무시하는 사람은 드물다. 박근혜 정부가 내건 캐치프레이즈 '문화 융성'은 이런 염원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긍정하고, 보수의 시각으로 가치 있는 문화를 생산하는 사람을 지원하자.' 한마디로 '우파의 봉준호'를 꿈꿨던 것이다. 정부가 전경련을 앞세워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을 만들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양복 입은 권력 삐끼들'에게 갈취당한 기업들이 슬슬 '실토'를 시작했다. 언론이 이만큼 했으면 이제 검찰이 '최순실이 뭘, 어떻게 해먹었나'를 밝혀야 한다. 더 궁금한 게 있다. 대통령은 대체 왜? "순실이에게 재단 하나 만들어줘야겠어요" 했을 대통령은 아니다. 이런 대의명분을 찾았을 것이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보수 재집권이 필요하고, 문화 쪽에도 좌·우 균형이 맞아야 하고, 그러려면 한민족으로서 자긍심이 커져야 하고, 그 전제로 몸과 마음도 건전해야 하고….' 그러나 이 정부에서 '문화 융성' '우파 문화 전사 양성'은 매우 '사이키델릭'한 형태로 나타났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 "전체적으로 그런 기운이 느껴져" "역사를 바로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 같은 발언에 앞서 대통령은 2013년 광복절 축사에서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라 말했다. 이암은 '환단고기' 중 '단군세기'를 썼다. 이 책의 개략적 전제는 1만년 전 단군의 할아버지인 환인이 세운 나라가 연방을 형성했다는 것인데, 제도권 사학자 대부분은 이 책을 위서(僞書)라고 본다. 오히려 소수 종교에서 더 많이 인용된다. 제도권 역사학자들이 뜨악해했다. 우연의 일치랄까, 대통령 연설 이듬해부터 정부는 역사 연구에 40억원 예산을 추가 배정했고, 그중 상당액을 상고사 연구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민족 자긍심'을 높인다며 반색하는 쪽도 있지만, 적잖은 사학 원로들이 '권력과 사이비 역사관의 결합'이라 비판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11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의 일환으로 생활체조 '늘품건강체조' 시연을 참관한 후 동작을 배우고 있다. /뉴시스 국어사전은 '늘품'을 '앞으로 좋게 발전할 품성'이라고 풀어놨다. 그런데 정부가 밀고 있는 '늘품 체조'는 한마디로 뭐 하는 짓인지 모를 체조다. 미스코리아 출신 헬스 트레이너가 만들고, CF 감독 차은택이 낙점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시연했다. 체조 개발에만 예산 3억원이 넘게 들었다. 한참 전, 낯선 체조가 TV에서 나오기에 따라 해봤더니 지루하면서도 몸에 부담이 적잖았다. 차라리 예전 '국민 체조'가 몸도 잘 풀리고 신났다. 무엇보다 이런 '집단 체조'는 시대 역행적이다. '국민 체조'는 일본·독일처럼 '파시즘'이 발호했던 나라가 선호했던 방식이다. 당연히 돈만 날린 꼴이 됐다. 이 정부의 '보수 콘텐츠 만들기'는 사람을 갈아치우고, 돈을 쏟아붓고, '우주의 기운'을 동원해도 결과가 영 신통찮다. 대중이 호응할 '보수의 진짜 가치'를 담는 콘텐츠 대신 기원(起源)이 묘한 결과물만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관제(官製) 문화 양성' 전략은 총체적 난국이 됐다. '관제 문화'를 넋 놓고 받아들일 국민도 별로 없다.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 길로 접어든 것은 결코 기이한 일도, 최순실 죄만도 아니다. 복기할수록 이상한 한진해운 청산 과정 한진해운의 퇴출 과정은 이상했다. 한진해운 직원들 사이에선 권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사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5월 22일 펴낸 보고서도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중 하나를 살린다면 한진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한진해운은 회생의 전제조건 중 하나인 해운동맹 가입에도 성공했다. 그런데 5월 이후 상황은 한진해운에 불리하게 돌아간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3000억원의 정부 지원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한진해운은 8월 31일 백기(법정관리 신청)를 들었다. 정부는 한진해운 퇴출이 원칙대로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대주주가 자구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도덕적 해이를 묵인하지 않겠다”고 조 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마불사’ 신화에 사로잡힌 대주주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그 뒤 벌어진 최악의 물류대란과 막대한 손실은 정부의 한진해운 퇴출 결정이 준비 없이 내려졌다는 것을 입증했다. 대양을 누비던 한국 해운업은 한진해운 퇴출 이후 더 벼랑 끝 위기로 몰렸다. 한진해운은 6곳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매각한 데 이어 미국 롱비치터미널·광양터미널·경인터미널을 팔려고 내놨다. 요지에 자리 잡은 금싸라기 자산들은 모두 외국 경쟁 업체에서 사 갈 것이다. 한국 해운사들은 우리 땅에 지어진 터미널도 세를 내고 이용해야 할 판이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을 인수한다고 해도 ‘껍데기’만 남은 상태다. 그래 놓고 정부는 지난달 31일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선박펀드 조성 등에 모두 6조5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3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거부해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을 일으킨 지 딱 두 달 만이다. 정부는 수주 절벽에 처한 국내 조선사에 국적 해운사의 수주 물량을 몰아준다는 계획이다. 대우해양조선은 연명을 하겠지만 국적 해운사의 경쟁력 강화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바닥을 친 용선료보다 새 배를 사는 원가가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돈을 쏟아부을 것 같으면 왜 한진해운을 퇴출시켰을까. 구조조정 경험이 많은 한국의 경제 관료들이 왜 이런 실책을 했을까. 그런데 이제야 퍼즐의 한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지난 5월 2일 조양호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자리에서 갑자기 물러난 배경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조 회장이 K스포츠재단에 10억원 출연을 거부한 게 사퇴 이유”라고 주장했었다. 여기에다 경향신문이 또 하나 퍼즐 조각을 추가했다. 최순실의 더블루K가 스위스 건설회사 누슬리와 손잡고 3000억원짜리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공사를 따려고 했는데 조 회장이 거부하면서 ‘미운털’이 박혔다는 의혹이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최순실의 범죄 혐의 중 가장 악질적이다. 대통령의 권력을 업고 공갈을 친 셈이다. 기업들은 전두환 정권의 국제그룹 해체를 떠올렸을 것이다. ‘찍히면 죽는다’는 공포스러운 기억 말이다. 경제 총사령탑인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않고 총 17조5000억원의 정부 자금이 들어가는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는 얘기다. 오늘 유 경제부총리의 후임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내정됐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장본인이다. 야권의 엄청난 반대 속에 임종룡의 리더십은 씨도 안 먹힐 게 뻔하다. 1997년 말 외환위기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는 듯한 위기다. 그런데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통령 대신 최순실의 이름이 어른거린다. 음모론으로 치부하기엔 현실이 너무 막장이다. 관료들은 접근조차 못하는 ‘구중궁궐’에 최순실은 제집처럼 드나들었다고 한다. 선무당 하나가 대한민국을 잡아먹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야권과 거국내각을 구성해도 시원찮은 판에 또 불통 인사를 단행했다. 우리 국민은 다시 한번 불행한 전직 대통령을 봐야 할 운명인가. 이경재 변호사 “최씨 심장 쪽 이상…건강 대단히 안좋아” “증거인멸 전혀 있을 수 없다”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가 검찰에 출석한 31일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심장 쪽에 이상이 있다. 건강이 대단히 안좋다”고 말했다. 증거인멸 가능성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전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최씨가 검찰청사에 출석한 직후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다음은 이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오늘 검찰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제가 변호인으로서 오늘 함께하려고 한다. 그래서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변호인으로서 조력하려고 한다.” -변호인으로서 접견도 하실 예정인가? “필요하면 (최씨와의) 접견 요청을 (검찰에) 하겠다. 그동안 여러가지 언론에서 집중 조명이 됐기 때문에 최씨와 밀착된 접견을 하지 못했다. 오늘 다행히 검찰에서 시간이 허용되는 대로 저희가 (최씨와) 얘기하는 시간 갖고자 한다.” -출석할 당시 최씨가 상당히 심리 상태가 안좋아보이던데. “건강이 지금 대단히 안좋은 상태에 있다. 특히 심장 부분에 약간 이상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이런 부분도 검찰 수사 담당자에게 제가 얘기를 하려고 한다.” -귀국 이후 하루 동안 증거인멸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증거인멸에 대해 여러가지 의혹이 있는데 제가 하루동안 기자들에게 쌓여있어서 (그럴 가능성은) 전혀 있을 수 없다.” 두산의 ‘이상한’ 사과…진야곱 `도박` 알고도 출전 강행 2016년을 지배한 최강팀 두산 베어스가 소속 좌완투수 진야곱(27)의 불법 스포츠도박 사실을 알고도 출전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하 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내용은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성민이 NC다이노스 시절 고의볼넷을 주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고, 이를 알고 이성민을 다른 팀으로 보내려고 했던 NC구단 핵심관계자까지 사기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역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도 또 다른 충격을 던져줬다. 특히 애초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던 NC 이재학이 단순도박 혐의만 인정됐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다. 지난 9월29일 잠실구장에서 "2016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벌어졌다. 7회초 등판한 두산 진야곱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이재학은 두산 시절인 2011년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프로야구 경기에 160만원을 베팅했다. 자신이 직접 베팅한 게 아니라 친한 팀 동료가 대리해서 베팅한 혐의다. 절친한 팀 동료는 이재학의 부탁과 별도로 자신도 직접 600만원을 베팅했다. 이 둘은 국민체육진흥법에 규정된 도박 처별 규정이 신설되기 전에 도박을 했기 때문에 일반 형법상 단순도박죄 혐의가 적용됐다. 그런데 단순도박죄의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상 처벌은 어렵게 됐다. 경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재학의 두산 시절 동료를 H투수라고 지칭했지만, 진야곱이라는 사실은 현장에서 쉽게 밝혀졌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제외되는 등 진야곱의 최근 거취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9일 오전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H투수는 진야곱이라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밝혀졌다. 이에 두산은 이날 오후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단은 책임을 통감하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구단의 사과문에 따르면 두산 구단이 진야곱의 불법 도박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은 지난 8월이다. 당시 이태양(NC)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주 동안 자진신고기간을 뒀다. 정확히 7월22일부터 8월12일까지다. 두산의 사과문에는 “8월 중에 진야곱이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배팅을 했던 점을 시인했으며 이 사실을 곧바로 KBO에 통보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후 진야곱은 북부경찰청에 참고인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구단 자체 징계에도 착수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진야곱은 자진신고 기간이 끝난 뒤에도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8월에는 12일 이후 6경기에 출전했고, 9월 이후에는 11경기 9⅔이닝에서 단 한 점도 주지 않는 짠물피칭을 펼쳤다. 선수가 부정행위를 한 사실을 구단이 확인하고도 경기에 계속 내보냈다는 얘기다. 또 H투수가 진야곱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두산은 아무런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도 당시에는 어떤 설명도 없었다. 또 7일 경찰 브리핑에서 두산 출신 H라고 이니셜이 나온 뒤로도 이틀 만이다. 결국 눈치를 보다가 실명이 공개되니 부랴부랴 사과문을 발표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한 관계자는 “올 시즌 투타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앞세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두산의 일처리 방식치고는 세련되지 못하다”고 평했다. 안전처 "석촌호수 주변 지하수위 안정…지반도 이상없어" 국민안전처는 석촌호수 주변 안전성을 검증하는 민관 합동 '석촌호수 주변 안전관리 전담팀'을 운영한 결과,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모니터링을 지속해야 한다고 3일 밝혔다. 안전처가 지난해 11월부터 1년 동안 석촌호수 주변을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지하수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경향을 보였고, 지반침하와 도로함몰 등 지반 안전성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지하수위 변동을 관측하기 위해 서울시와 롯데는 석촌호수 주변과 롯데월드, 송파구 지역 등에 관측공 41곳을 설치했고,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에도 관측공 66개를 설치해 전담팀이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안정적 상태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구간에서는 굴착공사와 시기별 강수량의 차이 등으로 수위가 변동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안전처는 점검 기간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고 석촌호수 주변 지역에서 공사가 계속되고 있어 지하수위가 변동될 가능성에 따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담팀은 또 지반침하는 석촌호수와 주변 지역 374곳에 설치한 침하계로 측정했으며, 석촌호수 주변의 침하는 최대 4㎜, 지하철 9호선 공구에서는 최대 15㎜로 모두 허용 침하량(25㎜) 이내로 조사됐다. 이밖에 석촌호수 유출량과 도로함몰과의 상관성을 규명하기 위해 송파구 관내 도로 36㎞ 구간에서 지하투과레이더(GPR)로 동공을 정밀탐사한 결과, 동공 22개를 발견했으나 하수관이 노후하거나 하수관 공사 부실에 따른 누수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안전처는 발견된 도로 아래의 동공을 메우고 하수관 교체 등의 안전조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전담팀은 도심지역 지하구조물과 대형건물을 공사할 때 지질현황 조사와 지반 안전성 평가 등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동공 정보와 도로함몰 현황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우려 지역을 예측하고 동공을 탐사·조치하는 예방활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전처 황범순 안전점검과장은 "석촌호수 주변의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안심하시기 바란다"며 "서울시와 송파구 등 관계기관은 석촌호수 주변에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고려해 모니터링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차은택 감독, 2인자처럼 흰색안경끼고 이상한…” 썰전 전원책 과거 외모지적 화제 차은택 감독(47)의 반전 외모가 화제인 가운데 최근 전원책 변호사의 발언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차은택 감독은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서 지난 8일 입국해 체포된 뒤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 오늘(10일) 오전에는 호송차에서 내려 서초구 중앙지검 건물로 들어가는 차씨의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이 됐는데 그의 민머리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다. 평소 차은택 감독은 정장차림이 아닌 캐주얼한 복장에 흰색 뿔테 안경을 쓰고 모자를 착용해 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도 모자를 벗지 않아 태도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의 이런 화려한 모습은 지난 4일 방송된 썰전에서도 지적됐다. 방송에서 전원책 변호사는 “일개 CF감독이 우리나라 문화계 인사부터 예산까지 재단을 했다”면서 “차은택이라는 자는 대통령의 공식행사에 뒤에서 하얀테 안경 끼고, 밑엔 이상한 신발 신고, 대통령의 뒤에 서서 태연하게 자기가 마치 2인자인 것처럼 행동을 했다”면서 비난했다. 한편, 검찰조사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는 차 감독은 광고사 강탈 시도 등 일부 혐의를 시인 했으며, 검찰의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오늘께 청구될 방침이다. 사람들은 왜 이상한 것을 믿는가 “사람은 원래 신이었다. 지금 땅에 사는 사람이라도 언젠가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면 다시 신이 된다. 그리고 그 신은 불사(不死)의 존재인 영생체가 된다. 즉 하느님이 되는 것이다. 그 후에야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고, 이것이 구원이다.” 영세교의 핵심교리다. 구원은 스스로 깨닫거나 세상에 덕을 쌓는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 오직 단 한 개의 통로가 있을 뿐이다. 단군, 미륵, 거사로도 불렸던 칙사가 바로 그분이다. 세상일을 칙사가 친히 할 수는 없는 법. 대리인이 필요하다. 칙사는 스물두 살의 젊은 여성을 선택하고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 나를 통하면 항상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 칙사님은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나게 하는 현몽(現夢)의 능력이 있었다. 전자공학을 공부한 그녀가 단순한 편지에 넘어갈 리는 없다. 칙사께서는 여인에게 돌아가신 어머니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것도 어머니와 딸 둘만 아는 이야기였다. 칙사는 신령스러운 존재였다. 보지 않고도 믿는 자는 복이 있지만, 보고도 믿지 않는 자는 어리석다. 그녀는 1977년 당시 주한 미8군 군목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신앙은 내 인생의 목표이며, 삶의 의미가 돼 왔습니다. 특히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 신앙은 나에게 큰 힘이 돼 주었지요.” 그녀는 칙사에게 영과 육체를 지배당하게 되었다. 칙사께서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1994년에 선계로 돌아가시고 그의 다섯째 딸에게 영적 능력을 물려주었다. 제2대 칙사께서는 대한민국을 신계로 만들기로 하였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도 중 한 명을 대통령으로 세우는 것. 캠프에서 생산되는 어리석은 유세 일정표와 연설문을 일일이 손수 다듬어주었다. 창당에 관여하였으며 남편을 비서실장으로 보내어 현지에서 밀착하여 지도하게 하였다. 하늘나라에 계신 제1대 칙사님의 보살핌과 제2대 칙사님 부부의 지도편달 끝에 2013년 그녀는 마침내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대통령이 되었다고 가르침이 멈출 수는 없다. 이제는 멈추려야 멈출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만큼 가르쳐놨으면 웬만한 것은 스스로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하나에서 열까지 다 일러주어야 했다. 오죽하면 칙사님도 “해외에 나가서도 전화를 걸어 일일이 묻는다”면서 언짢아한 적도 있을 정도이겠는가. 완벽한 교육이란 있을 수 없다. 제자가 어느 정도 수련을 하고 나면 하산을 명하는 것이 올바른 스승의 자세다. 여기서 진정한 스승인가 사심이 가득한 사이비 스승인가 판가름난다. 칙사님은 그녀가 대통령이 되고 그 옆에 수많은 보좌진을 둘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녀의 영혼을 지배하려 들었다. 보좌진을 자신의 수족으로 채웠다. 칙사의 사랑은 끝이 없다. 칙사는 청와대를 비서관의 차로 자기 집처럼 드나들면서 대통령의 옷과 장신구를 지정해 주었으며, 안보기밀을 살펴보고, 친히 대통령의 연설문을 다듬었다. KBS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대한구국선교단 구국기도회의 영상에 최태민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영상은 1975년 5월4일 열린 기도회를 촬영한 것이다. 그녀는 판단력을 점차 잃어갔다. 원래 없었던 것 같지는 않다. 미국 국방연구원의 오공단 책임연구원은 그녀가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에 다닐 때 “늘 과제물을 기한 내에 잘 제출하였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고 간결하게 잘 전달해, 내 수업에서 A 학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랬던 그녀가 “우리의 핵심 목표는 올해 달성해야 할 것이 이것이다 하고 정신을 차리고 나아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셔야 합니다” 같은 암호문을 말할 지경에 이르렀다. 더 놀라운 것은 그녀 앞에 있던 그 많은 장관이 고개를 갸웃하지도 않으면서 저 말을 받아 적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당연하다. 칙사님의 말씀은 원래 의심하지 않고 받아 적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무당에게는 복채를 주고 하다못해 노름 구경꾼에게도 개평을 주는 법이다. 보답의 크기는 은혜와 비례한다. 산술급수적인 비례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인 비례다. 시작점에서 변곡점까지는 기울기가 아주 작지만 변곡점 이후에는 수직상승하는 그래프를 생각하면 된다. 통일은 대박이요,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주는데, 그깟 복채를 아낄 필요가 없다. 복채도 품위 있고 지속가능하게 드려야 한다. 칙사의 다른 이름이었던 미륵 재단을 세우기로 한다. 한 개보다는 두 개가 안전하다. 미륵을 둘로 쪼개니 미르와 K가 된다. 사이비 종교를 가르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도자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요구하면 사이비다. 목사에게, 스님에게, 칙사님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한다면 그것은 사이비다. 사이비를 편드는 사람 역시 사이비다. 지난 주 일요일 목사님의 설교와 스님의 법어를 기억해 보시라. 그가 무슨 말씀을 하셨는가. 종교 집단과 교인이 상식 밖의 행동을 한다면 사이비다. 근무시간에 비서실장도 모르게 일곱 시간 동안 사라진다든지,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경제부총리 얼굴을 보면서 보고 듣기를 싫어한다든지, 추모식장에 가서 상주 대신 엉뚱한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를 한다든지, 비서가 포크를 가져다주기 전까지는 햄버거에 손을 대지 않는 것 같은 비사회적인 또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한다면 그 사람은 사이비종교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불 위를 걷는 사람, 심령술사, 외계인에게 납치됐다 돌아온 사람, 영생주의자, 현몽술, 창조과학처럼 이상한 것을 믿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영원히 마르지 않는 희망이다. 그들은 더 나은 행복과 만족을 찾아 앞날을 내다보는 사람들이다. 불행하게도 그들은 비현실적인 약속을 붙들거나 불관용과 무지를 고집하고 타인의 삶을 가볍게 여김으로써 더 나은 삶을 획득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미래의 삶에 집착한 나머지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사회와 나라를 지키려면 그들을 솎아내는 수밖에 없다. "승객 갇혀있다" 요청에 "안정시켜라. 이상"? 지난 회에 서해청장 김수현과 2.5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었고, 서해청장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던 서해청 경비안전과장 김모 총경이 서해청장의 참사 당일 행적을 알지 못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의 진술을 좀 더 살펴보면 이상한 점은 단순히 서해청장의 행적을 알지 못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다음은 서해청장의 TRS 교신과 관련된 김모 총경의 진술을 모은 것입니다. 문 : 서해청장은 TRS를 직접 교신하였는가요. 답 : TRS는 서해청장님도 가지고 계신데 교신하는 것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문 : 서해청장이 상황실에 임장한 09:05경부터 11:30분까지 TRS로 교신한 사실이 있는가요. 답 : 보지 못해 정확히 말씀드리기 힘듭니다. 문 : 서해청장이 상황실에 임장한 09:05경부터 11:30분까지 TRS로 교신하지 않고, 상황 조치도 하지 않았다면 서해청장은 상황실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다는 말인가요. 답 : 답변 드리기 곤란합니다. (2014년 7월 4일 서해청 경비안전과장 김모 총경의 검찰 진술조서.) 김모 총경은 서해청장이 TRS로 교신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TRS 교신을 실제로 들어보면 서해청장은 몇 차례 교신을 하였습니다. 서해청장은 9시 48분경 교신에서 처음 등장하여 몇 마디의 말을 하였고 그리고는 10시 8분경 다시 등장합니다. 분명 서해청장은 TRS로 교신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근거리에 있었던 사람이 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서해청장이 TRS를 할 때에만 마침 김모 총경이 화장실이나 어디 다른 곳에 갔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9시 48분에서 10시 8분 사이의 시간대는 세월호의 좌현이 거의 물에 잠겼을 뿐만 아니라 세월호가 계속해서 침몰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결정적인 순간에 과연 상황실을 이탈했을까요? 또 설사 9시 48분에는 화장실을 갔다 하더라도 10시 8분에는 상황실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최순실 심부름 창구'로 전락?…이상했던 '제2 부속실' 최순실씨를 둘러싼 항간의 소문들이 단순한 소문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결국 청와대 제2부속실, 그러니까 국가조직이 민간인 최씨를 위한 조직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 그런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죠. 취재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허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원래 청와대엔 부속실이 2개가 있었습니다. 1부속실은 대통령을 보좌하고 2부속실은 대통령 부인을 보좌하는 조직, 그렇죠? [기자] 네, 박근혜 정부 이전에는 그렇게 업무분장이 돼 있었습니다. 제2부속실은 쉽게 말해 대통령 부인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비서관실은 위민관으로 불리는 비서동에 사무실이 있는데, 제1·2부속실은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그만큼 대통령 부부를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조직입니다. [앵커] 박 대통령은 결혼을 안 했기 때문에 원래 대통령직 인수위 때도 제2부속실은 폐지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잖아요? [기자] 네, 하지만 당시 인수위는 제2부속실을 존속시키면서 "소외 계층을 살피는 민원 창구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제2부속비서관을 맡았던 안봉근 전 비서관이 '민원 해결사'로 나섰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보면 소외계층이 아니라 최순실 씨를 보살폈다, 이런 정황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대선 때 박 대통령의 근접경호를 담당했고, 지난주 대통령 시정연설 때도 국회에 따라온 이영선 행정관, 그리고 헬스 트레이너 출신의 윤전추 행정관이 최순실씨의 시중을 드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인데요. 이들은 '정윤회 문건 파동' 직후인 2015년 1월에 제2부속실이 제1부속실과 통폐합될 때까지 2부속실에서 일했습니다. [앵커] 이들의 상급자죠. 제2부속실을 이끌었던 안봉근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그런 정황이 드러나고 있잖아요. [기자] 네, 최순실씨가 청와대를 자유롭게 왕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과정에 안 전 비서관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나온 겁니다. 또한 이번에 JTBC가 보도한 '최순실 파일'에는 제1부속비서관을 맡았던 정호성 전 비서관이 문건을 수정한 흔적이라든가 이메일 주소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안봉근 전 비서관이 최순실 씨가 청와대를 무상으로 출입하는 데 어떻게 개입했다는 겁니까? [기자] 오늘 청와대 관계자들을 취재하다 보니까 청와대에는 안봉근 전 비서관이 이용하던 차량이 있었고, 이 차량을 이용해 최순실 씨가 청와대를 오갔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물론 그 차를 안 전 비서관이 직접 운전했느냐 아니냐는 지금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차량은 안 전 비서관의 차량이었다, 이런 얘기죠? [기자] 네, 그런 얘기들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1·2부속실 모두가 최씨 의혹과 무관하지 않은 상황이 됐는데, 2부속실이 없어진 뒤에도 그 기능은 유지됐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그런데 최씨가 청와대에 자주 드나들었을 것이란 정황의 근거로 의문의 '침대 3개'가 거론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월에 박 대통령의 취임 전후로 청와대가 구매한 물품 목록을 공개했는데요. 취임 일주일 전인 2013년 2월 18일에 475만원짜리 침대, 취임 직후인 3월 4일에 669만7000원짜리 침대, 취임 5개월 뒤인 7월에 80만8000원짜리 침대, 그러니까 총 3개의 침대를 본관에서 쓰겠다며 구매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3개인가요? [기자] 그래서 최민희 전 의원이 청와대에 질의를 했는데요. 당시 청와대는 "용도를 공개하기 어렵다",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최민희 전 의원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윤전추 행정관이 쓰려는 목적이 아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그러면서 "관저에서 쓰는 침대지만 논란을 피하려 본관에서 쓴다고 용도를 달리 적었을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예. 지금까지 허진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보건당국, 일회용 인공눈물 '이상한 약가 구조' 인지 현행 허가사항을 벗어나 무보존제 일회용 인공눈물이 용량이 늘수록 보험약가가 높아지는 구조라는 사실을 보건당국이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용 점안제의 용법용량 등 허가사항을 바꿔 놓고도 약값 산정 방식 변경 등 후속조치를 하지 않아 보험재정 낭비 요인이 되고 있다는 그 동안의 언론과 국정감사 지적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4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서 열린 식약처와 관련 업체 간담회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날 발언 중에 보험약가 문제가 구체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식약처 관계자는 고용량과 약가 관계에 대해 용량이 늘면 약가가 높아진다고 파악했다고 발언했다. 이 관계자는 업체들이 부정적 의견을 제기하자 일회용 인공눈물 재사용 문제가 안전성 이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또 과거 안전했다고 앞으로도 안전한다고 할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의견들이 오고간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간담회 논점은 어느정도의 용량이 일회용인지 또는 다회용인지의 판단 기준, 안전성 이슈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 수집, 약가 관련 사항의 검토 등으로 모아졌다. 참석 업체들은 이달 18일까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기술적 자료와 시설교체 비용 등 구체적인 입장을 제출 하도록 요청 받았다. 객기, 허영, 이상…지나간 세계에 바치는 젊은 애도 곧 마흔이 될 대학 요트부 동기생들이 해마다 송년 모임을 한다. 1차 오리고기, 2차 맥주, 그리고 3차는 노래방, 아니 단란주점이다. 누구는 이혼을 했고 누구는 제주에 내려가 인테리어 사업을 할 예정이고 또 누구는 여전히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채 동기들의 뜬소문으로만 회자된다. ‘엉겅퀸.’ 잘 엉겨서, 혹은 엉덩이가 커서 ‘엉겅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사람, 세실리아. 이 이름을 듣고 불현듯 불에 덴 듯 놀라며 자신들의 세실리아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다음의 세계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한 자리뿐인 출판사 정규직에 진입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인턴들이 있고, 그들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정규직이 있는 세계. 그리고 그 어느 것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사람, 이를테면 ‘유령’ 취급을 당하는 사람이 있는 세계. 갓 스무 살이 된 디자이너들조차 적어도 스무 살 이상이 많은 그를 직급도 없이 오로지 이름으로만 불러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세계. 무리 중(衆)에 고를 균(均), ‘조중균 씨’가 속한 세계 말이다. 김금희의 두 번째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는 이런 사람, 이런 세계로 가득하다. 젊은 날의 객기와 허영, 텅 빈 이상 대신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서기는커녕 거울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는 듯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세속적 욕망에 투항해 버린 세계. 이 세계에서의 삶은 어떤 열정이나 희망도 용인하지 않는다. 과거의 기억을 지우고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미친 듯이 달려 겨우 도달한 이 세계는 우리에게 다만 저 ‘세실리아’와 ‘조중균 씨’를 잊으라고 요구할 뿐이다. 그들을 잊지 않으면 우리가 잊힌다. 우리는 저들처럼 잊히지 않기 위해, 적어도 ‘유령’ 취급은 당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달린다. 그리고 그렇게 달리고, 달려서, 겨우 여기까지 왔다. 여기까지. 김금희의 소설을 뒤덮고 있는 이 자괴감을 참담한 냉소로만 이해할 필요는 없겠다. 오히려 그것은 모더니티에 대한 자학 개그에 가까운 것도 사실이다. 제대로 된 자학 개그가 그러하듯 김금희는 자기를, 자기의 과거를, 자신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숙주로 자기와 연루된 세계, 그 구체적인 일상의 디테일에서 웃음과 눈물, 열망과 한숨, 분노와 연민을 동시에 뽑아낸다. 그것은 따뜻하면서도 아프다. 눈물이 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 웃음이 휘몰아치고 어수룩한가 하면 느닷없이 뒤통수를 갈기는 이 반짝이는 재능을 이런 비천한 용어로밖에 설명하지 못하는 무능을 용서하기 바란다. 다만 그것은 김금희의 이 ‘지나간 세계’에 대한 애도가 1979년생, 90년대 마지막 학번의 어떤 세대 감각과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싶은 조바심의 일환이기도 하다. 어떤 세대든 모두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이제 막 두 권의 소설집을 상자한 김금희는 이미 두 권의 소설집만으로도 자신들의 세대의 이야기에 관한 한 어느 누구도 그녀와 대결하지 않으면 안 되리라는 예단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그녀를 무서운 신예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고전적인 소설의 영토가 이렇게 새로운 피의 수혈로 그 거대한 몸집을 뒤척이는 장면을 지켜보는 심정, 당신들도 그녀의 소설을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농식품부, '이상 발아' 벼 매입키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수확기의 잦은 비와 이상 고온 등으로 인해 수발아(穗發芽·벼 이삭에서 싹이 트는 현상) 피해 면적이 급증함에 따라 피해를 당한 벼를 잠정등외 규격으로 매입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현재 수발아 피해가 발생한 재배면적은 1만4천823ha로, 전남(1만1천216ha)과 전북(3천506ha)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정상적인 시장 유통이 어려운 수발아 피해 벼를 잠정등외 A,B 규격으로 구분하고, A규격은 1등품의 56.7%, B규격은 37.8%의 가격에 매입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발아 피해 벼 매입을 통해 예상치 않게 수확기에 피해를 본 벼 농가를 배려할 뿐 아니라 시중에 저품질의 저가미가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불편하고 이상한 '투표'와 소중한 한표 8일(현지시간) 오전 10시40분께 미국 뉴욕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Upper West Side)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날만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안부 인사로 하루를 시작했다. 안부 인사에 대한 답변은 간단했다. 한 행인은 스웨터에 붙인 "I VOTED" 스티커를 보여주며 "투표하세요"라고 답했다. 이날 132 웨스트 89번가에 위치한 퍼블릭스쿨 116에는 평소와 달리, 많은 인파가 차분히 줄을 서서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흔한 입간판 보이지 않았다. 한 블록의 절반을 돌고 돌아 줄줄이 선 인파만이 이곳 어딘가에 투표소가 있음을 알릴뿐이었다. 95번가에 거주하고 있는 월터 스미스 씨는 "이미 뉴욕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나는 그저 거들 뿐"이라고 답했다. 스미스 씨의 투표는 대통령을 지목하는 것이 아닌, 대통령을 결정할 선거인단을 결정하는 투표다. 본인이 직접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지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비꼬아 표현한 셈이다. 제 45대 미국 대통령 뽑기 위한 선거일인 8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유권자들이 뉴욕 맨해튼 89번가에 위치한 퍼블릭 스쿨 116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자인 듯 가방에 클린턴 지지 스티커를 붙인 여성이 눈에 띈다. 부르클린에서 오전 9시께 투표를 마친 엘리 레제로위츠 씨는 "투표소에서 내 이름 철자를 잘못 알고 있었지만 ID도 없이 투표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ID도 확인하지 않고 사전 등록시 사용한 사인만으로 본인 확인을 하기에 시간은 절약했지만 유권자의 신분을 명확하게 확인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권자는 미 대선 투표에 앞서 사전 등록시 ID를 비롯한 많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등록이 됐다면 사인만으로 유권자를 식별한다. 대선 이후 공정성 여부에 대해 말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다. 그는 "민주당의 클린턴을 찍어야할지, 워킹패밀리당의 클린턴을 찍어야할지 고민했다"며 "누구를 찍든 간에 힐러리가 미국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투표용지에는 민주당의 클린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워킹패밀리(Working famaily)당의 클린턴 등의 순으로 후보자들이 나열됐다. 민주당이든 워킹패밀리당이든 클린턴에게 투표했다면 이는 클린턴의 표로 합산된다. 제 45대 미국 대통령 뽑기 위한 선거일인 8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유권자들이 뉴욕 맨해튼 89번가에 위치한 퍼블릭 스쿨 116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줄의 길이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해졌다. 쌀쌀한 날씨에도 뉴욕 시민들은 차분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리야 데비스 씨는 "뉴욕주는 블루 스테이트"라며 "(트럼프를 찍더라도) 클린턴을 지지하는 선거인단이 많기에 뉴요커들은 클린턴을 찍은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투표소 인근뿐만 아니라 인근 상점에서도 투표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개표방송을 방영한다는 레스토랑이 곳곳에 있었지만 그중 가장 눈에 띈 건 "나는 000을 위해 투표할 것이다"라는 입간판이었다. 빈칸에 들어갈 보기로 "클린턴", "트럼프"도 제시됐다. 하지만 레스토랑이 정답으로 체크한 답변은 "마가리타(선거가 끝날 때까지 레스토랑에서 마가리타 마시기)"였다. 위트 넘치는 입간판을 보는 동안 "힐러리는 거짓말을 많이 했고 트럼프는 제정신인지 알 수 없어서,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한 유권자의 대답이 문뜩 떠올랐다. 역대급 논란거리를 남긴 대선 후보보다는 마가리타가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경찰, 김포공항역 안전문 현장감식…센서에는 이상 없어 경찰이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승강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을 감식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망한 김모(36)씨를 부검하고 사고 전동차를 조사하는 등 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이 사고를 수사하는 서울 강서경찰서는 20일 오전 1시부터 2시간가량 사고 현장 승강장 안전문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감식했다. 감식에서 경찰은 승강장 안전문 상단에 있는 센서가 정상 작동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 센서는 알려진 것처럼 일단 문이 닫히면 작동이 멈추도록 설계돼 있어, 안전문이 닫힌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과는 큰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운행이 정지된 사고 전동차의 이상 작동은 없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오후 서울도시철도공사 차량기지를 방문해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망한 김씨의 부검을 이날 오전 진행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정확한 사인이 나오는 데는 최소한 2주가량 걸릴 전망이다. 경찰은 또 서울도시철도공사 측으로부터 관련 서류 등을 받아 문제점이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은 전날 기관사 윤모(47)씨를 참고인 조사했지만 "인터폰으로 사람이 끼였다는 신고가 들어와 30초가량 정차하고서 모든 신호가 정상적으로 나와 발차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입건을 보류했다. 전동차는 비정상 신호가 뜨면 발차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경찰은 윤씨와 함께 서울도시철도공사 승강장 안전문 담당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작동 전반을 물었다. '이상한' 오방낭·태극 무늬, 최근까지 여기저기 사용 지난 2013년 대통령 취임식 당시 전통적인 색 배치와는 다른 오방색 주머니가 행사에 사용됐죠. 오방색 자체가 무속적인 측면과도 연관성이 있는데, 최순실 씨와 측근들이 오방색에 특별한 관심을 계속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다 음양의 기본에 맞지 않는 태극 무늬, 용 무늬도 여기저기에 써 무속 신앙과의 연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시 진행된 대형 오방낭 퍼포먼스입니다. 오방낭은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만든 전통 복주머니로, 황색을 중앙에 두고 북쪽에 검은색, 동쪽에 푸른색, 남쪽에 붉은색과 서쪽에 흰색을 배치하는 게 기본입니다. 그런데 취임식 행사 때 쓰인 오방낭은 각 색의 위치가 전통적 사용법과 다릅니다. 중앙에 보통 배치되는 사각 모양도 웬일인지 팔각형입니다. 이 오방낭은 취임식 행사일정을 알리는 홍보물 사진에도 쓰였습니다. 최순실 씨 태블릿 PC에서 발견된 해당 초안 사진은 이미 취임식 한 달 전에 촬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재구 / 규방 공예 전문가 : 이런 것에 대한 상식적으로도 아는 것들을 모르는 분들이 아니거든요. 그런 면에서 단순한 실수는 아닌 것 같고, 약간은 고의로 방향이 달라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순실 씨와 측근들은 무속 측면과 연결되는 오방색을 최근에도 활용했습니다. 오방색을 주제로 춤과 홀로그램 영상을 결합한 공연을 만들어 문화창조 벤처단지 공연장 개관 기념작으로 올렸습니다. 공연은 최 씨의 최측근인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씨가 공모전 형식으로 선발한 단체가 참여했습니다. 차은택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교체된 정부 상징 속 태극 무늬도 전통적 태극 무늬와 다릅니다. 음양의 기운이 합해지는 빨강과 파랑 사이에 흰색이 들어가 있습니다. 일각에서 무속 신앙과의 연관성까지 제기하는 가운데 변형된 태극 무늬는 취임식 때와 광복 70주년 엠블럼에도 쓰였습니다. [이상인 / 주역 전문가 : 그들이 의도적으로 바꿨다는 거죠. 주역 공부를 조금만 한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는 사항들을 그걸 몰라서 했다고는 보이지 않고, 착각했다도 아니고 일부러 의도적으로 그렇게 바꿨다는 거죠. 자기네들만의 세계와 가치관으로….] 18년 만에 교체된 국정원 상징에도 미르 재단 상징과 비슷한 용 문양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최 씨와 그 측근들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비전통적 문양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전국 지자체 CCTV `똑똑한` 카메라로…이상행위·소음 자동감지 2018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지능형 관제 체계로 전환한다. 평소와 다른 행위나 소음이 발생하면 지자체 CCTV통합관제센터로 전달돼 즉시 대응 체계가 가동, 육안 관제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2018년부터 전국 지자체 CCTV 관제서비스를 지능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최근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한 후 이듬해부터 순차 전환한다. 지자체 CCTV통합관제센터(이하 관제센터)는 8월 현재 전국 164곳이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일어난 어린이 대상 강력범죄사건 계기로 기초 지자체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을 시작했다. 내년까지 적용 대상 229개 지자체 관제센터 구축을 마무리한다. 지자체 관제센터 구축률이 높아졌지만 운영 과정에서 육안 관제로 인한 한계를 노출했다. 관제센터에 연결된 CCTV는 총 17만여대에 이르지만 관제 인력은 3600여명 수준이다. 3교대 근무를 감안하면 1명이 평균 CCTV 145대를 살펴봐야 한다. 사실상 실시간 관제가 어렵다. 1인당 50대 수준으로 관제 인력을 늘리려면 연간 1600억원 넘는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가 지능형 CCTV를 도입했지만 5%에도 미치지 못한다. 행자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능형CCTV 관제서비스체계 구축` ISP를 수립한다. 전국 지자체 관제센터에 공통 적용이 가능한 지능형 관제서비스 모델을 개발, 배포한다. 지자체 관제 모델을 공통 및 특화 서비스로 나눠 적합한 운용체계(OS)를 도출한다. 어린이 안전 위해 행위, 문제 차량, 이상 음원, 화재 등을 자동 감지함으로써 육안 관제의 한계를 해소한다. 지능형 관제서비스에 걸맞은 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한다. 운영·대응 능력 강화, 권한 오·남용 방지 등을 담은 `지능형 CCTV관제서비스체계 운용교육` 기준을 만든다. CCTV 기능 향상에 수반되는 개인 영상정보 문제도 사전 연구한다. 과도한 영상 촬영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거나 영상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수집에서 보관, 파기에 이르는 개인 영상정보 관리 절차를 수립한다. 기존의 개인정보와 마찬가지로 영상정보도 비식별화가 가능한지를 기술로 검증한다. 김회수 행자부 지역정보지원과장은 “CCTV 육안 관제 한계를 해소하고 관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능형 CCTV 관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예산 작업을 거쳐 2018년부터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진...거칠고 투박한 ‘마초(Macho)’같은 쌀 맛있는 쌀의 기준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맨 처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완전립 비율이 높을 것, 수분함량은 15~16%, 아밀로스 함량과 단백질 함량이 낮은 쌀이 맛있는 쌀이라 한다. 이 외에 여러 가지 요소가 더 있지만 제일 먼저 손꼽는 요소는 이 정도다. 양곡표시 가이드에도 단백질 함량에 대해 표기하게 되어 있다. 단백질 함량에 따라 등급을 수, 우, 미로 나눈다. 생산자는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지 않도록 질소질 비료의 사용에 주의한다. 질소질 비료를 많이 사용하면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맛있는 밥에 관해 이야기하면 맨 처음 이런 표현을 한다. 색이 하얗고 광택이 있으며 혀에 닿는 촉감은 부드럽고 적당한 찰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뿐만 아니라 어디서나 쉽게 이런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건 ‘개나 줘버려’라며 상식을 뒤엎는 특이한 쌀이 하나 있다. 그게 바로 ‘신동진’이다. 밥을 지어 먹어보면 찰지지도 촉촉하지도 부드럽지도 않다. 이런 특이한 신동진을 이해하려면, 먼저 쌀의 주요 특성에 관해 알 필요가 있다. * 숙기 – 중만생종 * 현미 천립중(g) – 27.7g (쌀알이 큰고 긴 중대립종) * 아밀로스 함량(%) – 18.6% * 단백질 함량(%) – 7.6% * 재배지 – 호남 내륙 평야 * 기타 – 동진벼와 비교해 도정율은 높고, 백미 완전립율은 낮다. * 개발 스토리 – 1992년 호남농업연구소에서 개발 시작. 화영벼와 중대립종벼의 인공교배로 세대를 진전시킨 품종이다. 익산 438호로 계통명이 부여되었고 1999년부터 농작품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심의에서 ‘신동진’이라 명명하였다. 위 자료에서 아밀로스와 단백질 함량을 보면 함량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숫자 만으로만 보면 ‘신동진’은 절대 밥맛이 좋은 쌀이 아니다. 밥맛이 좋다고 하는 품종들은 거의 다 단백질 함량이 6.0% 정도다. 그런데 신동진은 7.6%이니 꽤 높다. 그래서 등급도 ‘수’가 아닌 ‘우’다. 태어난 태생부터 맛있는 쌀이 될 수 없는 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많이 재배된다. 이런 밥맛도 없는 쌀이 6번째라니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일반적으로 ‘단백질 함량이 낮을수록 맛있는 쌀이라고 한다. 하지만 100% 그렇다고 할 수 없다.’ 라 한다. 이것이 다 ‘신동진’ 덕택이다. 태생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은 쌀이다. 신동진으로 지은 밥을 보면 외관부터 다르다. 일단 쌀알이 크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일반품종 중 제일 크다. 밥을 지어 먹어보면 전혀 찰지지 않다. 약간 푸석거리며 단단한 느낌이다. 그 결과 ‘신동진’은 볶음밥이나 리소토에 어울리는 쌀이 되었다. 잘한다는 중식당을 가보면 다 신동진으로 볶음밥, 덮밥을 만든다. 중식당에서 흰밥만 따로 달라고 해서 먹어본 적이 있다면 밥이 찰지지 않고 맛이 별로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신동진으로 지은 밥으로 강한 불로 조리하는 볶음밥이나, 뜨거운 소스와 같이 먹는 덮밥에는 너무나 잘 어울린다. 중식당뿐만 아니라 마트에서 판매하는 냉동 볶음밥도 ‘신동진’을 사용하는 회사가 많다. 쌀알이 크기에 신동진을 선호하는 초밥집도 있다. 찰지고 부드러운 ‘고시히카리’ 같은 품종으로는 질어서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기 어렵다. 청량리 냄비밥 식당 모습 <사진=박성환> 필자가 자문을 담당했던 ‘수요 미식회 44회’에서 청량리에서 냄비 밥으로 유명한 식당이 하나 나온다. 이곳의 밥을 먹고 한 패널은 감동해서 울고, 다른 한 명은 쌀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이곳은 신동진을 사용하기에 그런 것이다. 강력한 화력을 사용한 냄비 밥을 한다. 청량리 냄비밥 식당 모습 <사진=박성환> 거칠고 마초(Macho) 같은 ‘신동진’ 이기에 어울리는 밥 짓는 방법이다. 쌀은 찰지지 않지만 강하고 거칠게 구수한 밥을 짓는다. 투박한 밥이기에 투박하며 크리미한 청국장과 조화롭게 맛이 어울린다. 대부분 고객이 청국장을 말아서 청국장 비빔밥으로 해 먹는다. 그때 이 신동진 쌀로 지은 밥이기에 진가를 발휘한다. 이 식당의 사장도 고객도 쌀의 푸드 페어링(Food Pairing)이란 것이 뭔지도 모르지만 오랜 시간 경험으로 어떻게 먹는 것이 제일 맛있는지 정확히 알고 그렇게 페어링 해서 먹는다. 참고로 푸드페어링 (Food Pairing)이란? 간단히 설명하면 음식 간의 궁합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레드 와인에 스테이크, 화이트 와인에는 해산물처럼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이 와인과 음식의 페이링이다. 이 외에도 물, 맥주와 음식과의 페어링, 커피, 차와 디저트의 페어링이 있으며 샘표에서는 ‘장 페어링 맵’을 만들어 발표했다. 11·3 규제 이후, 장미아파트 정비 사업 `이상 無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장미아파트가 정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정비 사업은 장미 1차~3차 아파트를 약 34만3266.7㎡ 토지 등 소유자 4009명으로 구성된 대단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조합설립 등 재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설계자, 변호사, 세무사, 법무사 선정을 위한 절차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장미아파트는 1979년 1월 입주해 올해 37년차를 맞은 잠실 노른자위의 노후 아파트다. 총 1~3차로 나뉘어있으며 1차는 21개동, 2100가구 규모다. 잠동초, 잠실중 등 교육 시설이 단지 바로 앞에 있어 자녀들의 통학에 유리하다. 2차는 10개동, 1302가구 규모며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의 초역세권 단지다. 장미3차맨션은 2개동, 120세대 규모며 잠실나루역 사거리 대로변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장미아파트는 지난 2005년 정비 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오랫동안 재건축 사업이 이뤄지지 않다가 올해 6월 송파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승인을 받으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장미 1차~3차는 잠실 한강변 대단지 가운데 유일하게 재건축 사업이 부진했던 곳이다. 11·3 부동산 규제 발표 이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매수 문의가 줄어들고 일시적인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잠실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잠실관광특구, 제2롯데월드 개발 등 호재가 워낙 많다. 잠실 재건축이 완성되면 서울의 새로운 경제·관광 중심지로서 거듭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지방식 이상 열기에 의사가 뿔났다 얼마전 MBC에서 방영된 '지방의 누명'이라는 다큐멘터리가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방송은 지방 섭취가 살찌는 지름길이라는 그동안의 상식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지방 다이어트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도 보여줬습니다. 방송이 나가자 전국에서 버터와 삼겹살 등 고지방식의 인기가 치솟았습니다. 그동안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하며 고통스러운 다이어트를 해왔던 사람들에게 굉장한 희소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버터 등 일부 품목은 없어서 못팔 정도로 물량이 부족했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전국의 의사들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대한비만학회 등 의학과 건강 관련 국내 5개 학회는 고지방 다이어트가 감량 효과는 미미하면서도 오히려 국민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들 확회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가 탄수화물을 전체 칼로리의 5~10%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지방 섭취를 70% 이상으로 늘리는 비정상적인 식사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학회는 이 식사법이 단기간에 체중감량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심혈관질환이나 영양학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들은 고지방 다이어트의 핵심은 고지방이 아니고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밥과 빵, 면류 등이 대부분 탄수화물로 이뤄졌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고탄수화물에 노출됩니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남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면서 살이 찌게됩니다. 결국 탄수화물의 지나친 섭취를 막고 적절하게 지방도 섭취하는 것이 고지방 다이어트의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고지방 다이어트를 탄수화물을 극소량 섭취하고 대부분 지방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학회 의사들의 의견입니다. 의사들은 특히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이 고르게 균형잡힌 식단과 운동 등을 통한 활동량 증가를 통해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상한 인사’ 윤전추 행정관 고위직 임명, 박 대통령과 ○○ 인연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청와대에 입성시켜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전추 대통령제2부속실 행정관(34)은 어떻게 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을까. 2013년 초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한 윤전추 행정관은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상한 인사’라고 의아해 했던 것 알려졌다. 헬스트레이너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34세라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청와대 3급 행정관이라는 고위직에 임명된 건 이례적이란 것. 당시 청와대 인턴들이 몸 관리를 해주는 역할로 청와대 3급 비서관 자리에 오른 윤전추 행정관에게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윤전추 행정관이 어떻게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는지는 현재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윤전추 행정관이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운동을 가르쳤다는 증언이 있었다. 채널A는 2014년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 윤전추 행정관이 운동을 가르치고 지도를 했었다”면서 “대통령이 되면서 특채가 된 것”이라는 윤전추 행정관의 지인의 말을 전했다. 한편, 25일 윤전추 행정관이 박근혜 대통령 의상실에서 최순실 씨의 지시를 받아 옷과 서류를 살펴보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윤전추 행정관은 지난달 20일에도 “윤 행정관의 청와대 입성에 최순실 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코카콜라 '이상한 가격정책'…원료값 꾸준히 내렸는데 출고가 또 5% 인상코카콜라가 주력 제품인 ‘코카콜라’ 가격을 또 다시 올려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한국코카콜라는 원재료값과 제조비가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주원료인 원당 가격은 꾸준한 하락 추세여서 ‘꼼수 인상’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코카콜라는 11월1일부터 코카콜라·환타 소매용 제품 15종의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한다고 31일 밝혔다. 제품별로는 코카콜라 캔(250㎖)과 페트(1.5ℓ)가 각각 4.9%와 4.3% 오르고 환타 캔(250㎖)과 페트(600㎖)도 4.7%와 4.5%씩 인상된다. 이들 제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2014년 12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앞서 한국코카콜라는 지난해 12월에 업소용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구남주 한국코카콜라 이사는 “올해 들어 유가와 원당 등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제조 경비와 판매 관리비도 꾸준히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코카콜라는 2010년부터 한해도 빠지지 않고 주요 탄산음료의 가격을 인상해왔다. 하지만 탄산음료의 주원료인 원당 가격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한국코카콜라의 가격 인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코카콜라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1년 1㎏당 825원이었던 원당(당분류) 가격은 올해 648원으로 22% 내려갔다. 반면 같은 기간 코카콜라 출고가(1.5ℓ 페트 기준)는 이번 인상분까지 반영하면 1,325원에서 1,779원으로 34% 올랐다. 인건비와 제조비 등 기타 비용의 상승분을 감안하더라도 코카콜라의 가격 인상을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코카콜라의 도를 넘은 가격 인상은 경쟁사인 펩시콜라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펩시콜라의 원당 가격은 813원에서 745원으로 14% 내렸고 출고가는 1,250원에서 1,515원으로 21% 상승했다. 펩시콜라보다 원재료를 훨씬 저렴하게 공급받으면서도 오히려 제품 가격만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코카콜라가 가격을 제멋대로 올릴 수 있는 것은 국내 콜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연간 9,000억원 규모인 국내 콜라 시장에서 7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음식점과 주점 등을 제외한 소매시장만 보면 코카콜라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전민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간사는 “원재료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가격을 올리는 것은 독점 기업의 횡포로밖에 볼 수 없다”며 “고객의 사랑을 받아 성장한 기업이라면 무분별한 가격 인상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혜택을 소비자와 공유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銀 이상거래탐지시스템, 5억4,000만원 전자금융 사기 피해 예방 부산은행이 전자금융 사기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으로 고객의 예금을 지켜냈다. BNK금융그룹(회장 성세환) 부산은행은 금융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자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으로 지난 17일 5억4,000여만원의 파밍 사기피해를 예방했다고 21일 밝혔다. 부산은행이 시행중인 FDS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평소 고객의 거래 패턴과 다른 ‘부정인출 의심거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이스피싱·파밍·스미싱 등 전자금융 사기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17일 발생한 전자금융사기는 파밍 수법이었다. 파밍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PC를 통해 이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하면 금융회사를 위장한 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범죄자가 개인의 금융정보를 몰래 빼가는 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당시 A고객은 금융감독원으로 위장한 인터넷 팝업창에 속아 가짜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인의 공인인증서, 이체 비밀번호, 통장 비밀번호 및 보안카드 등의 금융정보를 입력했다. 잠시 후 금융 사기범이 중국에서 고객 명의로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 불법으로 여려 계좌를 통해 자금이체를 시도했다. 부산은행 FDS는 평소 거래와는 다른 패턴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즉시 해당 거래를 차단, 고객의 예금잔액 5억4,000여만원 전액을 금융사기로부터 지켜냈다. 현재 부산은행은 FDS의 적용범위를 기존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텔레뱅킹에서 올해 9월부터 ATM(현금자동입출금기)까지 확대해 신종·변종 전자금융사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금융거래가 FDS에서 90%이상 사기거래로 판단되면 자금이체를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추가로 도입, 올해 10월 현재 150건이 넘는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했다. 오남환 부산은행 부행장(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은 “최근 인터넷·스마트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위험도 높아지고 있어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금감원·검찰·경찰청 등 정부기관이나 금융회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먼저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개인정보나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조파괴 기업인은 1년, 희망버스 참가자에겐 4년 구형 검찰의 이중잣대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해결을 요구하며 희망버스에 탔던 노동자·학생들에게 징역 4년의 중형을 구형한 반면 노조파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유성기업 경영진에게는 징역 1년형을 구형했기 때문이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4일 창조컨설팅이 짠 시나리오에 따라 노조파괴를 자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노조파괴에 연루된 회사 관계자들에게도 징역 1년에서 벌금 300만원까지 구형했다. 유 회장 등은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무력화를 위해 노조파괴를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공격적 직장폐쇄와 기업노조 지배 개입, 단체교섭 거부, 수당 차별, 지회 탈퇴 종용과 관련한 증거도 구체적이다. 2013년 12월부터 재판이 시작돼 2년10개월 만에 변론이 종결되고 검찰 구형이 나왔다. 김성민 노조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은 "재판에서 검찰은 유 회장의 불법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면서도 징역 1년을 구형했다"며 "증거가 없어 무죄라면 무죄 구형을 해야 하고, 죄가 중하다면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해야 하는데도 검찰은 눈치만 보다 집행유예로 적당히 빠져나갈 수 있는 수준으로 구형했다"고 비판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내년 1월20일 유성기업 사건 심리를 마치고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그런데 같은날 울산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의 모습은 달랐다. 2013년 7월 현대차에 불법파견 중단을 촉구하는 희망버스에 몸을 실었던 노동자·학생 등 40여명을 대상으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을 이유로 징역 1년에서 4년 사이의 형벌을 요구했다. 김중희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 사무처장에게 징역 4년, 그 외 19명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40명 중 벌금형은 3명에 불과했다. 40명에게 구형된 형량이 무려 80년에 이른다. 노조 관계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10년 넘도록 불법파견 범죄를 저지르고도 수사조차 받지 않았는데 불법파견 정규직화 판결을 이행하라고 요구한 노동자·학생들은 수년째 법원에 불려 다니고 있다"며 "재판부는 권력과 자본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노동자·서민에게는 표독한 검찰의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리없이 분주한 ‘팔꿈치’…이상 느껴지면 ‘관절염’ 의심을 보통 관절염 하면 ‘무릎’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관절은 뼈와 뼈가 연결되는 부위로 움직이는 모든 신체부위에 발생할 수 있다. 팔꿈치도 예외는 아니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만큼 퇴행성 변화, 외상 등의 여러 원인에 의해 탈이 나기 쉽다. 서울부민병원 김성준 과장은 “설거지, 걸레질 등 일상적인 가사일에서도 무릎만큼이나 팔꿈치가 많이 사용되며 직업군에 따라서도 팔꿈치 관절염으로 통증과 불편함으로 내원하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관절염 양상이 그러하듯 팔꿈치 역시 반복적인 관절 사용으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지는 비중이 가장 높은 편이다. 특히 손이나 팔 힘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물건을 들어올리는 등 어깨 높이에서 팔을 올리고 일하는 직업군에서 팔꿈치 관절염이 발병위험이 높은 편이다. 유통업이나 기계 정비업, 목수 등의 직업군이 대표적인 예이며 반복적인 가사일로 인해 주부 역시 팔꿈치 관절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밖에 팔꿈치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등 악기 연주자도 팔꿈치 관절염에 주의해야 한다. 외상 후 치료를 제대로 못 받았을 경우에도 후유증의 하나로 팔꿈치 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라면서 팔이 점차 안으로 굽는 양상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대부분 어렸을 때 팔꿈치가 손상된 이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관절염으로 이어진 경우이다. 또 팔꿈치 인대나 연골이 손상됐는데도 단순 타박상으로 질환을 방치하는 경우에도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김성준 과장은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면 관절이 불안정해지고 흔들리는데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팔꿈치 관절을 안정적으로 위치시키기 위한 보상작용으로 관절 주변에 골극(뼛조각)이 자라는 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팔꿈치 관절염 초기에는 팔을 굽혔다 펴는 각도에는 문제가 없지만 오히려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팔꿈치에 관절염이 발병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해 정확한 진료 없이 무조건 통증을 참다가 병을 키운다는 점. 초기 대응 없이 팔꿈치 관절염이 점차 진행되면 관절 주변에 자라나는 골극으로 인해 팔을 폈을 때 부딪히는 느낌이 들고 시큰거리는 증상이 동반된다. 나중에는 골극이 점차 커져 팔이 완전히 펴지지 않고 안쪽으로 굽는 현상이 나타나며, 골극이 팔꿈치 관절과 주변 인대를 계속 자극해 관절염 진행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딱 맞던 재킷의 한쪽 팔이 점점 짧아지는 느낌이 들거나 팔꿈치 관절 가동 범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팔꿈치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팔꿈치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운동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지만 심한 골극이 생겨나거나 골극이 떨어져나가 관절 내에 부유해 관절염을 악화시킨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김성준 과장은 “예전에는 팔꿈치를 절개해 골극과 관절 내 유리체를 제거했지만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비교적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 팔꿈치 관절에 생성된 골극이 척골 신경을 누르는 등 손저림이나 손가락 운동 신경을 저해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민주‧정의당, “이흥수 동구청장은 이상한 돈거래 해명하라” 촉구 인천 동구청장이 얼마 전 상가 임차인을 내보내면서, 이상한 돈거래를 했다는 <경인방송> 보도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과 정의당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두 당 인천시당은 오늘(8일) 성명을 통해 이흥수 동구청장은 이상한 돈거래에 대해 의혹을 스스로 규명하라고 밝혔습니다. 더민주는 “일방적 복지 축소와 잦은 골프장 출입으로 좋지 않은 평가에다가 비상식적 돈거래를 추가 하게됐다”면서, 이 청장의 해명을 촉구했습니다. 정의당도 “제3자 변제 등 수상한 돈거래 의혹이 증폭된다”면서, “수상한 돈거래에 대해 수사 당국은 수사를 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코레일의 이상한 손배소…노조는 흑자라는데 웬 손해배상? 끝을 모르고 노사 모두 극한 대립을 달리는 철도파업이 28일차를 맞으면서 법정 다툼으로 번질 조짐이다. 앞서 코레일은 지난 7일 노조를 상대로 파업 피해액 143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파업에 따른 운송 차질로 92억원, 대체 인건비로 51억원 등의 손해액이 발생해 파업 열흘째이자 소송을 내기 직전인 지난 6일 기준 총 143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또 코레일은 지난 11일 "이후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도 파업 종료 이후 추가로 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코레일의 주장대로라면 파업 28일차인 24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략 450억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하지만 노조는 코레일이 대체인력을 대거투입해 정상운행에 나서면서 오히려 파업이 길어질수록 이익을 거둬들인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표적인 논쟁 지점은 열차 운행률로, 현재 흑자 노선인 KTX는 100%, 전동차도 90% 후반대 운행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해마다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노선들은 파업 초기 필수유지율인 5, 60%보다 훨씬 낮은 운행률을 기록하다가 최근에는 새마을과 무궁화 60% 내외 수준을, 국민 경제에 직결된다던 화물열차도 50% 수준만 유지되고 있다. 흑자 노선 운행률은 평소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열차 운행이 줄어들수록 오히려 적자 규모가 줄어들지만 공공성을 이유로 유지되는 적자 노선의 운행률은 대폭 줄어들면서 오히려 코레일이 파업 전보다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건비에 따른 피해액도 논란거리다. 지난 17일 코레일이 파업 참가 노조원들에게 보낸 급여명세서를 보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급여가 대폭 삭감돼 수십만원대의 임금만 지급됐고, 심지어 십수만원에 그친 사례도 공개된 바 있다. 게다가 현재 열차 운행을 위해 투입된 기간제 대체인력의 경우 기존 인력의 절반 수준의 임금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홍순만 사장은 지난 11일 대체인력을 격려하기 위한 현장방문에서 "지난 9월 30일 공모를 통해 모집된 기간제 직원(796명)들은 1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우리 직원들 절반 수준의 급여를 받고 철도현장에서 주어진 일에 매진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노조는 코레일이 기존 수익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피해 규모를 부풀려 노조 비판 여론을 노린다며 맞소송을 검토 중이다. 철도노조 김정한 대변인은 "애초 이번 파업은 합법 파업이므로 손배소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오히려 코레일이 대체인력을 투입해 '흑자'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 파업 직전까지의 최장기 파업 기록을 세웠던 2013년 철도 민영화 파업에서도 코레일은 영업손실이 447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다음해 3월 당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 4명을 불법파업을 주도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은 1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사용자인 코레일은 사건 파업을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고 이에 대비한 준비태세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에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대변인은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매도한 명예훼손과 직권남용, 적법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벌인 일련의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 등의 혐의로 맞고소를 검토 중"이라며 "법적 검토는 모두 마쳤고, 파업 추이에 따라 소송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코레일은 CBS의 해명 요청에 대해 "법정소송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관련 내역은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 지진 나도 수능 계속 보라고? 이상한 대비책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8 강진이 발생한 후 지금까지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만약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되는 17일 지진이 발생한다면 수험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교육부에서는 수능 날 발생할지도 모르는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 TF를 운영하기로 하고, 수능 당일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을 배포했습니다. 교육부는 수능 전일부터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에 비상근무자를 배치, 지진의 규모와 진원지, 발생 시각 등을 전국 1183개 시험장에 전파하게 되는데요. 이때 시험지구별 지진 대처 가이드라인은 3단계로 구분됩니다. 지진 발생 시 현장상황을 반영하여 각 시험장 책임자가 단계별 대처요령에 따라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지금까지 교육부의 수능 당일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뭔가 많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교육부는 대처 단계를 3단계로 나눴는데요. ‘자동으로 산출된다’는 설명만 있을 뿐 지진 규모, 진앙지로부터 거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가 빠져 있습니다. 지진을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민감한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누가 상황을 판단하느냐에 따라 대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또한 각 단계별 대처 방법도 부족한데요. 수능이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치러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진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 시험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추후 수능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다른 지역은 수능을 마친 상태가 되면 정답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인데요. 그렇다고 중단된 지역만 새로운 문제로 수능을 다시 보는 것도 변별력이나 형평성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지진 발생 시 감독관 지시에 불응하고 외부로 이탈하는 수험생은 시험포기자로 처리한다는 규정 또한 황당하다는 반응을 낳고 있습니다. 예고 없이 닥치는 자연재해. ‘조용히 질서 있게 감독관의 지시에 따르라’는 말만 가득한 교육부의 지진 대처 요령 뒤에 ‘설마 지진이 발생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깔려 있지 않나 걱정스런 마음입니다. "조직을 군대처럼 운영해야 한다" 한 기업의 이상한 내부강령 국내 1위 아이웨어 브랜드인 ‘룩옵티컬’의 운영사인 안경유통업체 ‘룩옵틱스’가 직원들에게 군대식 문화를 강요하는 내부강령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이 최근 입수한 룩옵틱스의 내부조직강령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룩은 유통조직이다. 유통조직에서는 조직을 군대처럼 운영해야 한다.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는 ‘상명하복’ 조직이다” 이같은 내부 강령은 채용정보사이트인 잡코리아에 소개된 룩옵틱스의 기업문화와는 다소 이질적으로 보인다. 룩옵티스는 “자유로운 분위기에 모두가 함께 즐기는 재미있는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룩옵틱스는 해당 강령의 존재를 부인했다. 룩옵틱스 측은 19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강령이) 언제 어디서 제작한 것인지, 그 히스토리(역사)를 알지 못한다”며 “현재는 전혀 다른 강령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룩옵틱스는 지난 2011년 안경 및 선글라스 전문 프랜차이즈인 룩옵티컬을 런칭한 후 2PM(투피엠)·티아라 등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현재 국내 아이웨어 기업 중 다비치에 이어 두번째로 규모가 크다. 조인근 前비서관 한숨 하루 만에 "연설문 작성 이상없어"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담당했던 조인근 청와대 전 연설기록비서관(현 한국증권금융 감사)이 지난 24일 이후 잠적 닷새 만에 모습을 드러내 연설문 연설문 수정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 동안 지인들에게 자신이 작성한 연설문 수정 가능성 등을 시사하면서 고심하던 모습이 180도 바뀐 셈이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금융본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설문이 유출된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물론 유출 사실, 과정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초 지인들에게 "연설문 초안이 수정돼서 돌아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는 잠깐 망설이다 "정확히 보니 이상해져서 돌아왔다고 말했다고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한적 없다"며 부인했다. 이와 관련, "이런저런 자료(연설문)를 대통령께 드리면 크게 연설문이 고쳐져 돌아온 적은 없었다"며 "연설문의 최종본이라는 것은 결국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부분적인 단어 등의 수정은 있었지만, (누군가) 수정했다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청와대와 전혀 사전교감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조 감사는 올 초부터 만났던 지인에게 "(작성해 올린) 연설문이 자꾸 이상하게 돼서 돌아온다"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설문 초안을 작성하는 자신이 부속비서관에게 초안을 전달한 뒤 연설문이 최종 완성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첨삭이 이어진 데 대해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부와 접촉을 끊은 조 감사는 전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시종일간 침묵으로 일관하며 연설문 유출과 관련된 질문에 여러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통화는 10여 분간 이어졌지만 그는 줄곧 듣기만 했다. 수차례 정확한 사실 관계에 대한 질문에도 짧은 한숨만 내쉴 뿐 즉답을 피했다. 그가 전날까지 비서관 재직 당시 연설문 유출과 수정 등과 관련해 고심을 거듭한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금융이 공직유관기관으로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데다 현 정부가 지난 9월 낙하산 인사 논란에도 자신을 감사로 선임한 점 등을 미뤄볼 때 현실적으로 청와대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는 게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감사가 이날 자신이 생활인임을 강조하며 "회사와 가정에 더이상 피해를 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 관련 의혹이 확산되는 데 부담을 느껴 일부 자신의 의도와 다른 해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시선도 받고 있다. 급박했던 일주일…너무 빨라서 이상한 검찰 ‘최순실’ 수사 지난달 29일 시민단체의 고발 후 지지부진했던 최순실씨(60) 관련 검찰 수사가 일주일새 지나치리만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제기된 의혹의 가짓수나 등장인물로 볼 때 최소 몇 달이 걸릴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핵심관련자들이 제 발로 검찰을 찾아오며 일사천리로 수사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5일 대국민 사과 이후 이처럼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는 일련의 수사 과정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짜여진 각본’에 따른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일단 발단은 지난 24일 JTBC가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태블릿 PC 관련 보도를 통해 그동안 의혹에 그쳤던 최씨의 ‘연설문 수정’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었다. 바로 다음날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일련의 의혹들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26일 최씨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부 의혹들을 가지치기하며 마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검찰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27일 검찰은 고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출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바로 이날 오후 늦게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40)가 검찰에 출석해 자정을 넘기며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28일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최씨는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30일 실제 귀국했다. 또 다른 핵심인물 차은택씨(47) 역시 이미 이번주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 사이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관여한 재단 관계자들과 문화체육부 관계자들도 다수 소환조사했다. 수사 절차상 의혹의 정점에 선 최씨를 조사하기 전에 반드시 사전 조사가 이뤄져야 될 대부분의 인물들에 대한 조사가 급하게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검찰의 속도전 와중에도 몇 가지 꺼림칙한 부분이 존재한다. 우선 입국시 통보 조치를 통해 최씨의 귀국 일정을 사전에 파악하고도 검찰이 공항에서 최씨를 긴급체포하지 않은 점이다.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의 건강 상태와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 등을 고려해 하루 정도 시간을 줄 것을 검찰에 요청했다고 밝혔고, 외견상으로는 이 같은 최씨 측 요청을 검찰이 수용한 모양새다. 하지만 누가 봐도 말맞추기를 통해 진술을 오염시키거나 핵심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최씨의 소환날짜를 하루 늦춰준 것은 의구심이 든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미) 휴대전화를 뺐긴 사람들도 많은데 어떻게 말을 맞춘다는 거냐”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 하나는 압수수색 과정이다. 검찰은 며칠 새 무려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이 잡듯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미 고발장이 접수된 지 20여일이 지난 뒤의 압수수색이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 박스를 들고 나오는 수사관들이 6~7개의 박스를 비스듬히 가볍게 들고 나오는 모습이나, 햇살이 박스를 관통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며 사실상 빈 상자를 들고 나오는 듯한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이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과정도 이상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사무실 압수수색에 대해 청와대가 불승인 사유서를 내고, 검찰이 청와대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서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결국 청와대에서 7상자 분량의 압수물을 챙겨 나오는 걸로 마무리가 됐지만 그 안에 얼마나 의미 있는 자료들이 들어있을지는 알 수 없다. 31일 오전에는 검찰이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풀했다가 ‘절차상의 오류’였다고 해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검찰 주변에선 과연 이 같은 검찰의 행보가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주말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상임고문단 등 원로들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 수사의 속도에 대한 조언이 나왔을 거란 분석이다. 이 자리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하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무엇보다 빠른 수사를 통해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을 거란 얘기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조직을 살려야 한다’는 검찰 내부의 절박함의 발로일 수 있다는 것. 고발 이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없이 시간을 끌던 검찰이 더 이상 언론에 끌려갈 수 없다는 위기 의식에 초강수를 두기 시작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찰 주변에선 “이 정도 속도라면 오는 15~20일께 최씨 등 핵심 관련자를 기소하고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KRX) 이상한 자기소개서 요구 논란 한국거래소는 최근 신입사원공채 서류접수 과정에 자기소개서를 받으면서 거래소 내부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연상시키는 문항을 제시했다. 문제가 된 자기소개서의 2개 문항 중 한 개는 "자신이 느꼈던 가장 큰 분노 또는 부당함의 구체적인 사례와 그에 대한 극복 방안을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상당수 응시생들은 '분노나 부당함의 사례'로 지난 7월 발생한 거래소 여직원 성추행 자살 사건을 자연스럽게 떠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응시생들은 "자기소개서에 강하게 대응하는 글을 쓸 경우 혹시라도 취업에 불이익을 당할까 봐 자기 검열을 하며 한참을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 응시생은 "서류접수 마감 날 까지 두 가지 자소서를 써놓고 고민하다 결국 소신대로 쓴 자기소개서를 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거래소 여직원인 피해자 K씨가 직장 내 성추행과 동료 직원들의 집단 따돌림에 대해 여러 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묵살 당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거래소는 가해자에게 솜방망이 처분에 그친 사실을 감안했을 때 을의 입장인 응시생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 있게 글쓰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또 다른 문항에서는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의 유형에 대해 설명하고 만약 그러한 동료와 일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할 것"인 지 물었다. 이 문항은 평범하게 보이지만 성추행 사실을 알게 된 동료 직원들이 오히려 피해자를 집단따돌림시키고 피해자를 위해 진술한 직원들 마저 집단따돌림 당하는 이상한 조직 문화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묻는 것이어서 응시생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응시생들은 물론 직원 간에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에 대해 글을 썼겠지만 한편으로는 입사 이후에도 거래소 조직 내 집단따돌림 등 왜곡된 조직 문화가 남아있을 경우 참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듯해 두 가지 상호 모순되는 이른바 양가감정이 들면서 곤혹스러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실련 이훈전 사무처장은 "문제의 자기소개서 2개 문항은 고분고분 말 잘 들을 사람을 뽑기 위한 질문이라며 입사도 하기 전에 굴종을 강요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또 "개인의 기본 인권보다 조직을 우선하는 이런 의도된 질문은 전형적인 갑질 문화의 사례라며 누구나 일하고 싶어하는 이른바 신의 직장인 거래소의 오만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거래소 인사담당 관계자는 "최근 이직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적응을 잘하는 직원을 뽑기 위해 올해부터 인성중심의 채용을 진행하기 위해 제시된 문항이며 사내 성추행 사건과는 전혀 관계없는 내용의 문항"이라고 해명했다. 또 "자기소개서를 평가할 때도 답을 정하지 않고 조직에 순응하는 것을 모범 정답으로 정해 놓고 있지 않았다며 질문 항목을 통해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생각의 유연성을 보기 위해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올해 신입사원채용과정에 인성 강화를 위해 기존의 1차 실무면접, 2차 경영진 면접의 절차에서 1차 인성면접(심리전문가 참가), 2차 경영진 면접으로 면접 절차를 변경했다. 자기소개서(自己紹介書, self-introduction document)란 자기소개서는 직장 취업이나 신입생 선발, 단체 가입에서 자신을 소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장 환경이나 장점들을 나열해 타인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하는 문서를 말한다. 그래서 일반 회사나 단체는 자기소개서가 기본적인 성품이나 인성을 평가해 적합한 인재를 선출할 수 있는 도구로 이용한다. 그러나 자기소개서가 인성을 강요하거나 조직 문화를 강요하는 도구로 사용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른바 신의 직장인 거래소가 자기소개서 논란을 계기로 내부 조직의 잘못된 문화의 개선은 외면한 채 입사 단계의 응시생들에게 인성 강화라는 명목으로 왜곡된 조직 문화를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았는지 채용 방법의 재검토가 시급해 보인다. 아래 거래소의 자기소개서 문항과 다른 2개 기업의 문항을 비교해 보면 약간 다른 점이 보인다. 거래소를 포함한 3개 기업은 모두 공통적으로 지원 동기를 묻는 항목을 두고 있지만 인성·성향을 묻는 항목에서는 거래소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서비스업인 회사 특성을 살린 직무관련 인성과 성향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항목이 주어졌고 이와 달리 거래소는 업무 특성과 별로 관련 없는 개인적인 인성에 관한 질문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3개 기업의 자기소개서 사례 ] ㆍKRX가 자신을 채용해야 하는 이유를 자신의 능력/경력/장점을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십시오. ㆍ자신이 느꼈던 가장 큰 분노 또는 부당함의 구체적인 사례와 그에 대한 극복 방안을 작성해 주십시오. ㆍ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의 유형에 대해 설명하고, 만약 그러한 동료와 일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하여 작성해 주십시오. [지원동기 및 포부] 많은 직장 중에서 항공사를 선택하게 된 이유와 특히 대한항공에 지원하게 된 동기 및 입사 후 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600자 이내) [진취적 성향]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나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사례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600자 이내) [서비스 정신과 올바른 예절] 본인이 경험한 최고의 서비스, 최악의 서비스에 대해 기술하고, 그렇게 판단한 근거 및 사유에 대해 설명하시오.(600자 이내) 귀하가 금호아시아나그룹(1지망회사)을 지원하게 된 동기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 * [100자 이상 500자 이내] 입사 후 10년 내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며, 그것을 추구하는 이유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서술해 주십시오 * [100자 이상 500자 이내] [사설] 북·미 비공식 대화 열렸는데 한·미 공조태세 이상 없나 북한 외무성 대미 외교라인과 미국 국무부 전직 관료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1일부터 이틀간 비공식 대화를 가졌다. 북한에선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이, 미국에선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등이 참석했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 문제가 핵심 의제였다. ‘평화협정 체결 후 핵·미사일 문제 논의’라는 북한 입장과 ‘핵·미사일 개발 중단이 우선’이라는 미국 입장이 재확인됐다. 북한 측은 “현안을 다 얘기했다”고 했고, 미국 측은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것을 보면 세부 논의 과정에서 일부 접점을 찾았을 수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정부는 이번 협의가 민간 차원의 ‘트랙 2’ 대화로, 미 정부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아래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국제사회 대북제재의 판을 흔들려는 속셈이 엿보이는 상황에서 대북협상론이 부상할 가능성을 조기에 막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보름 후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앞서 차기 정부 출범 이후의 국면 전환을 위해 간접대화 형식을 빌린 탐색적 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화 참석자들이 북·미 협상의 베테랑이어서 주목된다. 갈루치는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의 미국 측 수석대표였고 디트라니는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 당시 대북협상특사였다. 한성렬은 오랫동안 유엔주재 차석대사를 지내면서 북·미 간 협상 창구 역할을 했다. 이들의 대화는 향후 공개적 대화를 염두에 둔 전초전 성격이라는 관측도 있는 만큼 무시해선 안 된다. 앞서 국방부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를 공동성명에 넣으려다 불발에 그쳤다. 곧 가동되는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지만, 정부는 미국 측 기류를 읽지 못하고 의욕만 앞세운 탓에 엇박자를 빚었다. 당장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을 강화해 나가는 게 급선무다. 정부는 한·미 간 대북 공조태세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해볼 때다. 아울러 내년 초 미국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공개적인 북·미 대화의 장이 펼쳐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화를 통한 출구전략 모색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는 일에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이상돈 “박근혜 ‘인혁당 2개의 판결’ 발언 때부터 이상하다 생각”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참여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큰 공을 세운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그해 9월,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과거사 발언 때부터 “기대했던 모습과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후보는 당시 1975년 인혁당 관련자들에 대한 사형 판결과 2007년 재심 사건에서의 무죄 판결을 놓고 “똑같은 대법원에서 다른 판단이 나왔다”며 유족들에게 사과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재심의 의미조차 모르고 있음을 자인하는 이른바 ‘2개의 판결’ 발언이었다. 이 의원은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과 홍사덕 전 의원을, 함께 중요 사안을 논의했던 ‘우리’라고 표현하며 “(인혁당 판결 관련해) ‘우리’ 공식라인에서 올린 얘기와는 전혀 다른 말을 대통령이 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걸 보고 저는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 내용을 인터뷰해서 크게 보도가 됐는데 대통령 모습이나 안색이 바뀌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우리’끼리 모여서 얘기할 때도 최순실씨가 대통령 옷을 계속 공급하고 있는데 옷만 공급한다면 문제 없겠지만, 그 이상의 것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혹시 그 이상의 것이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 같은 경우는 끊어낼 수 없었고 그 점을 이용해서 지위를 차지했던 사람들이 많다. 최순실씨도 문제고, 대통령도 문제고, 알량한 권력과 지위를 보고서 불나방처럼 모여들었던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대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최경환 의원 때문에 국회의원도 되고 그랬다. 최경환 의원은 이른바 문고리라고 불린 안봉근 전 비서관과 가까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남에게 의존하는 사람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기가) 어렵다고 본다. 한계가 왔다. 모든 걸 내려놓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인사들도) 정계은퇴 해야 한다. 나라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그 정도 책임은 져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승주, '47번의 전생체험' 이상한 종교에 빠졌나...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2013년 출간한 '사랑은 위함이다'라는 책에서 자신이 명상하는 동안 47차례 걸쳐 이른바 '전생 체험'을 하고 동학농민 운동의 지도자인 전봉준 장군도 만났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내정자는 또 지난 5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구국 천제' 기도회에서 한 단체의 임원 자격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국내 한 매체는 이 같이 보도했다. 공개된 행사 당시 영상에 따르면 빨간 옷을 입은 남성들이 나라의 안녕을 빌면서 굿판을 벌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박 내정자는 진행위원장으로 참석해 하늘에 올리는 편지인 '고유문'도 직접 낭독했다. 이에 대해 박 내정자는 행사 내용을 잘 알지 못하며 단순히 재능 기부 차원에서 도와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네티즌은 "나라의 안녕을 왜 굿판에 맡기냐", "47차례에 걸쳐 전생체험이라니...이해할 수 없다", "국민안전처 장관에 무속인을 추천한 것인가", "허풍도 정도껏 해야지" 라는 반응을 보였다. 가스公, 경주 등 가스공급설비 특별점검…“이상없다” 한국가스공사는 경주 지진을 계기로 경주를 비롯한 진앙 인근의 가스공급설비를 한 달간 특별점검한 결과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가스공사는 지난 9월 경주지역에서 국내 최대 지진이 발생하자 경주시 안강읍부터 부산광역시 화명동까지 140km 구간에 매설된 천연가스 배관에 대해 자체 개발한 지능형 배관 안전성 검사를 시행했다. 또 내외부 전문가단을 구성해 양산단층 인근의 가스 시설물에 대해서도 안전 정밀점검을 시행해 지반 침하, 설비 변형, 건물 균열 등을 살핀 결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가스공사의 배관을 포함한 주요 설비는 내진특등급 기준을 적용해 규모 약 6.5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특별점검이 지진 발생에 따른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이바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1.3 부동산대책’ 이상 과열 현상 잡고 주택시장 안정화 오나? 정부가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는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새로운 11.3 부동산대책’을 제시했다. 3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실수요 중심의 시장형성을 통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을 공개했다. 이번에 내놓은 ‘11.3 부동산대책’은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조정대상 지역 선정, 전매제한기간 강화, 청약 1순위 제한, 재당첨 제한 등이 해당한다. 이미 과열이 발생했거나 우려되는 지역에 맞춤형 조치를 취하고자 서울, 경기·부산 중 일부, 세종시 등을 조정대상 지역으로 정했다. 11.3 부동산대책 조정대상지역에는 전매제한기간 강화, 1순위 제한, 재당첨 제한이 시행되며 강남4구로 불리는 서초, 강남, 송파, 강동과 과천시는 전매제한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이전등기시’로 변한다. 또한, 서울에서 강남4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과 성남시는 기존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어난다. 그 지역에서는 지역별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모두 채운다 해도 세대주와 최근 5년 동안 청약 당첨 기록이 없는 사람만 1순위 청약을 넣을 수 있으며 다주택자는 1순위 청약을 신청할 수 없는 등 규제가 높아졌다. 11.3 부동산대책에 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맞춤형 청약제도는 특히 실수요자 보호에 실효적인 규제만 적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대책을 통해 국지적인 시장과열 현상을 완화하고 실수요자의 주택 당첨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앞으로 이번 11.3 부동산대책에 따른 시장 상황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과열 지속·확산 시 적절한 대응책을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11.3 부동산대책은 3일 이후 공고된 입주자모집공고부터 바로 시행된다. 수원 2.3 지진 발생…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라인 이상 없는 듯" 경기도 수원에서 리히터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 진앙지 인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생산라인에는 접수된 피해 사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1,873,000원 상승67000 -3.5%)는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역 인근에 있는 반도체 공장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구체적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진이 감지됐으나 피해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타 지진의 영향이 있었는지 등은 현재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과 기흥에 각각 반도체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SK하이닉스 (50,300원 상승300 -0.6%) 역시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 등 두 곳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라인을 점검한 결과 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멈춰선 노광장비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분쯤 수원시 권선구 남쪽 2Km 지점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통령 해외순방 사업 싹쓸이 이상하다 했더니 '최순실'이 실소유자 미르재단과 함께 대통령 해외순방 사업과 대기업 광고를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한 광고기획사 플레이그라운드의 실소유자가 최순실씨로 드러났다. 최씨가 이 광고기획사의 임직원 채용과 급여 수준을 결정하고 일감도 직접 따오는 등 실소유자 역할을 했다고 10일 한겨레가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차은택 광고감독이 이 회사 실소유자로 여겨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를 지낸 장순호(64)씨는 “최순실씨가 ‘1주일에 3번만 나와서 봐달라. 300만원이면 되겠느냐’고 부탁해서 지난 7월까지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또 “일은 경리를 봤던 (재무팀장) 엄모씨가 다 했고, 나는 결재만 했다”고 덧붙였다. 재무이사였던 장 씨는 최 씨와 30년 지기로, 여행사를 운영하며 최 씨 모녀의 항공권을 구매해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장씨와 함께 일했던 엄씨는 최씨의 개인 비서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12일 세워진 플레이그라운드의 대표는 제일기획 출신 김홍탁씨다. 대표 김씨는 차 감독과 가까운 사이로, 이 때문에 한동안 이 회사의 실소유주가 차 감독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하지만 실상은 최씨가 재무이사와 재무팀장을 앉힌 뒤 자금관리까지 해왔던 것이다. 최씨는 플레이그라운드의 일감도 직접 따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 더블루케이의 대표 A씨는 장 전 이사가 지난 1월 자신에게 “최 회장이 일감을 다 물어다 주는데, 일도 별로 안 하는 사람들이 사장, 임원이라고 하면서 1억원 이상씩 연봉을 가져간다. 사장은 자기들끼리 세워놨다”고 말했다. A씨는 장 전 이사의 소개로 최씨를 처음 만나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더블루케이의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신생 광고기획사 플레이그라운드는 ‘비선 실세’ 최씨의 힘을 등에 업고 정부와 대기업 일감을 싹쓸이 했던 곳이다. 이 회사는 설립된 지 6개월여 만에 박근혜 대통령의 멕시코·이란·아프리카 3개국 해외순방 문화사업을 수주했으며, 대기업 광고도 대거 맡게 됐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 5~9월까지 5개월간 기아차에서 63억원어치(에이시닐슨사 기준), KT에서 55억원어치(KT 실제 집행금액 기준)의 광고를 따냈다. 이 회사는 광고비의 10~15%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검찰은 장씨 증언을 토대로, 최씨가 현대차그룹과 KT 등 대기업과 청와대에서 추진했던 사업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민주당 “하야·탄핵 이상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3일(오늘)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를 설명하며 "(대통령에 대한) 하야나 퇴진, 탄핵 언급이 전혀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의총장 내에서 의견이) 당연히 많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 후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설명하며, '향후 장외투쟁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든 수단을 다 강구 할 수 있으며, 다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오는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고 백남기 씨의 영결식에 공동장례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가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 집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재정 대변인은 그러면서 "내일(4일)도 긴급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는데, 내일쯤이면 저희 당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서 당의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대통령 하야 촉구나 거국내각, 장외투쟁 등에 대한 민주당의 구체적인 입장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광옥 비서실장 등에 대한 청와대의 내정에 대해서 이 원내대변인은 "어제와 오늘, 내각 불통인사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이 민심의 분노와 불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경악스러운 불통인사를 연이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검찰의 수사는 대통령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수사와 소추는 엄연히 다르고, 대통령이 재직 중 소추를 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헌법은 대통령 수사 배제의 핑계가 될 수 없다"고 말해 대통령이 스스로 수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왜 시간 여행을 떠났을까? 앨리스가 돌아왔다. '이상한 나라'로 갔던 앨리스는 이번엔 '시간' 속으로 여행을 한다. 2010년에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떤 작품을 만나도, 그만의 색채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팀 버튼 감독과 해석이 무궁무진한 판타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왜 이들이 진작 만나지 않았을까 반문이 들 정도로, 두 세계의 조우는 기대를 모았다. 그렇게 동화 속 '이상한 나라'는 팀 버튼에 의해 가장 화려하게 시각화되었고, 동화가 가지는 가치 전복의 세계는 '팀 버튼 월드'를 통해, 그 '이상함'이 확장되었다. 물론, 그 팀 버튼스러움을 더한 이상함이 잔뜩 분위기를 잡느라, 정작 서사는 '붉은 여왕 vs. 하얀 여왕'이라는 단선적 대결 구도가 되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상한 나라'의 '이상함'만으로도 뭐 그다지 아쉽지 않았다. 그런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이제 '시간' 여행으로 돌아온다니, 과연 팀 버튼이 빚어낸 '시간'은 또 어떤 이상함을 선사할까 기대가 되었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곳곳에는 '팀 버튼스러운' 분위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팀 버튼은 제작을 맡았을 뿐,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감독은 제임스 보빈이다. 영화는 여전히 화려하고, 거울 속에 빨려든 앨리스는 죽어가는 모자 장수를 구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모험을 시작한다. 앨리스가 돌아간 과거의 이상한 나라는 여전히 이상하고, 그녀가 뛰어든 시간의 성은 이상한 나라 못지않게 기괴하고 우스꽝스럽다. 시간을 거스른 그곳에는 또 다른 동화 속 세상이 열린다. 하지만 화려한 분위기도, 상상력의 경계를 넘어선 듯한 '시간'의 세상도 신기하지만, 그뿐이다. 화려한 색채와 박진감 넘치는 언드벤처에도 불구하고 내내 싱겁게 느껴지는 그 본질은 무엇이었을까? 그건 결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작품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팀 버튼의 해석으로 귀결된다. 원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수학자였던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 루이스 캐럴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앨리스라는 소녀는 회중시계를 든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들어가며 모험을 시작한다. 이 작품에서 앨리스의 모험이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잣대를 벗어난 새로운 세계다. 몸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고, 동물들이 사람처럼 움직이는 것은 물론, 그들의 행동 양식 자체도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기묘한 것들이다. 제목에서부터 이상한 세상에선 이상한 것들이 멀쩡한 듯 행동하고,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진다. 그 속에서 '상식'을 지닌 소녀 앨리스의 행보는 당연히 '모험'과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이 언밸러스한 비상식의 세계는, 팀 버튼이라는 비상식적인 감독을 통해 가장 적절하게 표현된다. 당연히 원작 속 토끼며 쌍둥이며, 사냥개들은 저마다 캐릭터를 가지고 활약하며, 팀 버튼의 영혼의 단짝인 조니 뎁에 의한 '모자 장수'는 감초 그 이상으로 앨리스의 혼을 쏙 빼놓으며 '이상한 나라'를 이상한 나라답게 만든다. 바로 이 지점, 이상한 나라에서 이상스러움을 보여주었던 그 등장인물들이 거울 나라에서는 그저 '단역'처럼 스쳐 지나가 버린다. 무엇보다, 그 이상스러움에 선봉장 역할을 하던 조니 뎁의 무존재라니! 과연 이 사람이 조니 뎁 맞는가 싶게, 거울 나라에서 그는 죽어가는 역할 그 이상을 해내지 못한다. 조니 뎁만의 '미친 모자 장수'의 활약을 끝내 보지 못하고 나선 극장에선 과연 내가 이 영화를 본 게 맞나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건 앤 해서웨이의 하얀 여왕도 마찬가지다. 조니 뎁과 앤 해서웨이라는 쌍두마차를 제치고, 열렬한 활약을 보인 건 붉은 여왕의 헬레나 본 햄 카터와 '시간'의 사차 바론 코헨이다. 원작 속 앨리스는 본의 아니게 토끼 굴로 들어가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모든 사건에 끼어들게 된다. 앨리스의 의도와 무관하게 버젓이 '티 파티'의 일원이 되는가 하면, 여왕의 재판에 끼어들어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그 '본의 아닌' 사건들에 꿰어져 들어가는 앨리스에 대해, 안타까움과 흥미진진함이 들지언정, 왜 남의 일에 끼어들어 생고생을 하느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거울 나라'로 가서 '시간 여행'까지 하는 앨리스를 보며, 왜? 라는 의문이 든다. 앨리스는 죽어가는 모자 장수를 구하기 위한 '고운' 마음으로 '시간'을 멈추거나, 시간을 거스르는 모험을 서슴지 않는데, 물론 죽어가는 모자 장수를 구하기 위한 것인 줄 알면서도 어쩐지 그 모험의 위기에 앨리스의 타자성이 자꾸 눈에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앨리스가 알아주지 않아 죽어가는 모자 장수, 정말 자신의 가족이 살아있다는 걸 믿는 모자 장수라면, 그가 스스로 시간 여행에 뛰어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게 아니라도 최소한 앨리스와 같이 시간 여행에 뛰어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을 영화를 보는 내내 지울 수 없다. 앨리스는 '시간'을 거르스는 금단의 모험으로 붉은 여왕과 하얀 여왕의 해원도 풀어냈을 뿐만 아니라, 죽어가는 모자 장수의 가족이 죽지 않았다는 것도 알아낸다. 사건의 당사자는 하얀 여왕과 붉은 여왕, 그리고 모자 장수이지만, 자매, 그리고 모자 장수 가족 간의 난관을 해결해 주는 사람은 앨리스라는 서사의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영화는 오래된 자매간의 질시와 그로 인한 세계의 불행도 해결해 내고, 모자 장수 아버지와 아들 간의 오해도 풀어주며, 이별했던 가족 간의 해후까지 만들어 주며 '가족'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만, 마치 '선물'처럼 받은 이 '가족애'는 주제로 내걸기도 무색한 것이다. 진정한 '가족애'라면 내 가족은 내가 지켜내야 하고, 내 가족 간의 오해는 내가 대가를 치루더라도 해결해 내야 한다. '금단'의 시간을 어겼지만, 그 누구도 시간의 금을 넘은 대가도 치르지 않은 해피엔딩은 무가치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 무색함을 덜어내기 위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그랬듯,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의 모험 후에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약혼을 파했듯, 이제 거울 밖 세상에서 자신이 집착했던 아버지의 배를 포기한다. 하지만 그조차도 그런 앨리스에 대한 어머니의 감동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언뜻 보기에 앨리스는 모험 이후에 달라진 듯 보이지만, 사실 앨리스는 모험하기 이전부터 세계를 누비던 용감한 모험가였고, 단지 잠깐 그 모험의 대상을 달리했을 뿐이다. '성장'을 이야기하려 하지만, 이미 이전부터 배를 호령하는 선장이었다는 판타지에서 시작된 영화는 '성장'조차도 궁색하다. 그저 성장을 위한 요식행위랄까. 구름은 기억한다, 죽림칠현의 정신과 이상 위진(魏晉)시대는 난세였다. 군웅이 분분히 일어나 정국은 요동치고 백성은 도탄에 빠졌다. 왕권이 흔들리자 민간의 윤리도 붕괴돼 천하가 어지러운 형세였다. 중국사에서 위진은 흔히 '삼협(三峽)'으로 비유된다. 지세가 험하여 빠져나갈 구석이 없어 보이지만, 탁 트인 능선 사이에 접어들면 험준한 봉우리가 더없이 낭만적이다. 부패한 정치권력에 등 돌리고 죽림(竹林)에 모여 풍류를 즐겼다는 일곱 현인(賢人), '죽림칠현'은 격변의 위진을 똑 닮았다. 속세는 추악했지만 문인들이 빚어내는 예술은 더없이 빛났던 이 시기, 칠현은 위진풍도(魏晉風度·위진의 정치적 혼란기에 사대부가 구가했던 자유롭고 도교적인 학술과 문화 분위기)의 상징이었다. 붉은색을 띠는 석영사암층이 2300만 년간 조산작용과 침식을 거쳐 단애를 형성한 ‘홍석협(紅石峽)’. 절경이 빼어나 마치 자연을 조각한 듯 착각을 일으킨다고 해 ‘분경(盆景) 협곡’이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 박상현 기자 지난 10일 칠현의 은신처였던 운대산(云台山)을 방문했을 땐 1500여 년 전 대나무가 무성했을 산세 사이로 10m 너비의 탁 트인 길이 나 있었다. 길 양쪽엔 사람 키 갑절 되는 얇은 몸통의 대나무들이 빼곡히 심어져 있어, 일부러 길을 내지 않았다면 칠현의 은신처를 짐작조차 못 할 법했다. 20여 분쯤 대나무 숲길이 펼쳐진 낮은 언덕길을 지나 가파른 산등성이를 오르자 칠현의 행적을 적어둔 비석이 보였다. 비석은 이곳이 칠현 중 한 사람인 혜강(嵆康)의 저택 터임을 알렸다. 혜강이 검을 담갔다는 연못도 있었다. 관직에 있던 그는 사마 가문이 집권하자 정치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으며 지속적인 천거에도 한사코 거절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비석 역시 그를 "노장 사상과 음악에 조예가 깊었으며 세류에 영합하지 않고 초범(超凡) 탈속(脫俗)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돌침대처럼 너른 바위는 칠현 중 하나인 유영(劉伶)의 이름을 딴 '유영성주대'다. 유영이 술(酒) 깨던(醒) 넓고 평평한 대(臺)라는 뜻. 관직에 올라 건위참군(建威參軍)을 지낸 유영은, 위나라 대신 사마의의 둘째 아들인 사마소에게 도가정치를 권유했다가 무능하다고 낙인찍혀 낙향한다. 음주와 관련한 일화가 많아 죽림칠현의 '풍류'를 대표한 그를, 비석은 "술을 목숨처럼 여긴 사람"으로 기록했다. 족히 성인 남성 서넛이 누워 쉴 수 있는 이 바위는 그늘과 햇볕 모두를 즐길 수 있는 절묘한 쉼터였다. 바위 옆 우거진 나무 한 그루는 한창 햇볕이 따가울 오후 2시 무렵 바위 절반만큼 자리에만 그늘을 드리웠다. 하산 길. 죽림칠현의 마지막 비석이 세워져 있다. 혜산(嵆山). 이름도 모른 채 올랐던 이 산의 주인이 칠현의 우두머리 혜강임을 알린다. 말끔했던 초입의 대나무 숲 사잇길과 비교하면 정돈되지 않은 모양새가 초라해 비석마저 서글프게 느껴진다. 죽림칠현 해체의 장본인은 산도(山濤)다. 사마소의 먼 친척이었던 산도는 사마 가문의 천거로 관직에 올라 은거 생활을 접는다. 산도가 혜강을 관리로 추천하자, 혜강은 2000자로 쓴 긴 편지를 보내 분노를 표출한다. "백정이 저 혼자 돼지와 양을 잡자니 면목이 없어 제사장을 불러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닌가? 당신 몸뿐만 아니라 내 몸에도 짐승의 피비린내가 배도록 말이다." 이 편지로 두 사람의 우애는 산산이 조각난다. 이 절교는 혜강 말년의 복선이었다. 사마소의 눈 밖에 난 그는 반역과 불효 죄로 처형당한다. 혜강이 죽은 후 왕융·유영·완적·완함·상수 등 나머지 오현은 길건 짧건 모두 관직에 몸담았다. 이곳 등산로는 죽림칠현의 고매했던 출발과 초라한 끝을 일부러 형상화한 듯 보였다. 마지막 비석은 그래서 혜강을 기억해야만 했다. 구름 아래 칩거했던 칠현에게 탈속이란 이상(理想)은 높지만 먼 것이었다. 시인 도원명이 '도화원기'서 언급했던 이상향 '무릉도원'도 이곳이 배경이다. 구름 속에서 이상을 논하는 건 눈엔 보이나 손엔 잡히지 않는 그 속성과 닮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대나무 숲길을 다시 돌아 나와 혜산을 바라봤다. 죽림칠현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이곳의 주인인 구름만은 그들의 고매했던 정신과 이상을 기억하고 있었다. 대한항공·남방항공이 주 6~7회 직항 운항한다. 정저우 신정 국제공항에서 운대산까진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면 정저우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30분, 터미널에서 운대산까지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버스 요금은 각각 20위안(약 3400원), 38위안(약 6400원). ‘사대회약(四大懷藥)’이라 불리는 지역 특산물인 지황(地黃), 산약(山藥), 우슬(牛膝), 국화(菊花)가 유명하다. 중국 최초의 약학 고전으로 평가받는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선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약재를 ‘고급 약품’이라 기술했다. 트럼프 사태에 글로벌 증시 ‘이상기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글로벌 증시가 이상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 주요 지수가 2거래일째 강세를 보인 반면, 유럽과 아시아 증시는 급등락세를 오가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시장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은 애초 힐러리의 우세를 점쳤다. 美 언론들도 힐러리 당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며, 승부를 단정 짓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모든 예측은 빗나갔다. 막상 개표를 진행하자, 트럼프는 경합지역 외에도 민주당 텃밭에서도 클린턴 후보를 앞질렀다. 힐러리 후보 당선 가능성을 점치던 증시는 곧장 이를 반영했다. 지난 9일 상승세로 출발, 한때 10포인트 가량 뛰며 힐러리 당선 기대감을 나타내던 증시는 트럼프 후보의 우세소식에 곧장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 모두 각각 장중 1930선, 580선까지 밀리며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각종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등과 달리 트럼프 당선자의 우세가 점쳐지자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267억원, 2141억원 어치의 매물을 장에 내놓으며 지수 하락을 견인한 것이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919.84포인트(5.35%)가량 폭락했고 대만가권지수와 홍콩항셍지수는 각각 2.97%, 2.15%씩 떨어졌다. 중국상해종합지수도 0.62%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와 달리 당분간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성향과 급진적인 발언 등으로 경제·정치적 불확실성 증대를 예상한 탓이다. 하지만 그 다음날 글로벌 증시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뉴욕 주요 지수와 유럽증시, 아시아 증시 모두 트럼프 수혜, 트럼프 당선 우려감 하락 등으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뉴욕증시에선 특히 트럼프 공약으로 인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 금융, 산업, 헬스케어 종목들을 중심이 돼 지수를 끌어 올렸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친기업 정책 목적으로 세금삭감, 규제완화 등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국내증시도 전일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트럼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약주가 9.21% 치솟았다. 개인은 3000억원 이상 매도, 2거래일 연속 매물을 장에 쏟아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62억원과 2315억원을 매수하며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금일엔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높은 변동성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증시도 2거래일 동안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당선 이후 불확실성 완화로 첫 거래일엔 주요 지수 모두 1% 이상 올랐다지만 2거래일째엔 모두 내림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에도 글로벌 증시가 추가 하락이 이뤄지진 않는 이유로 후보 시절 과격한 발언과 달리 당선 연설에서 어조가 완화된 점과 트럼프의 재정확대 기대감, 극단적 공약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들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란 나라가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 점도 불안감 완화를 돕는다. 한화투자증권 김일구 연구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보다는 하원에서 계속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공화당 철학이 공화당 대통령을 만나 더 강화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꼬집기도 했다. 단기적 변동성은 심화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의해 주가 향방이 결정지을 것이란 분석이다. 단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보호무역주의는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권(한국, 일본, 중국) 국가들에게 있어 공통적으로 부담이 되는 요소”라며 “당장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부문이기도 해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주 지진 전후로 46곳 지하수 이상 반응” 9·12 경주 지진발생 이후 국내 지하수 관측소 10곳 중 1곳의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남칠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는 26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대한지질학회의 연합학술대회에서 지난달 19일 현재 국가 지하수관측망 401개 관측공에서 지하수위 변동을 분석한 결과 지진 발생 전후로 전혀 다른 형태의 반응을 보이는 관측정이 46개소(11.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곳은 지진 발생 이전 ‘전조현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이상한 수위 움직임을 보였고 43곳은 지진 후에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 주로 남부지방 지하수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이상반응이란 비가 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지하수위가 오르거나 비가 왔는데 오히려 지하수위가 깊어지는 등 통상적인 강수량 변화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예컨대 경산 남산 관측공에서는 9월8일 비가 왔는데도 오히려 다음날부터 지하수위가 내려갔다가 지진 발생 이후 지하수위가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9월26일까지 이 지역에는 단 3일 동안 적은 양의 비가 내렸을 뿐인데도 지하수위는 지진 이전과 비교해 훨씬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 비산 관측공에서도 강수량이 적음에도 지하수위 변화가 심하게 나타났고 전남 곡성의 입면과 곡성 관측공, 부산 덕천 관측공, 창녕 성산 관측공도 이상 반응을 보였다. 이런 이상반응은 땅 속에서 일어나는 단층 활동이 지하수가 흐르는 암반 틈을 벌리거나 밀어올려 그 결과 지하수위가 오르거나 내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연구는 지진이 잦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진행됐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연구 실적이 많지 않다. 외국 연구 결과에서는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날 경우 반경 237∼506㎞ 지하수위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상용 부경대 교수(지구환경과학)도 경북 경주시 산내면 지하수 관측소 자료를 토대로 규모 5.8의 본진과 규모 4.5의 여진(지난달 19일) 발생 하루 이틀 전 지하수 수위가 평소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 교수는 “지하수의 비정상적 변동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면 국내 지진의 영향지역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진연구와 방재용으로도 지하수 관측망이 구축돼야 한다”고 전했다. 경주 지진이 기존에 언급된 양산단층이나 모량단층이 아닌 또다른 신생단층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는 “지진 이후 에너지를 분석한 결과 비슷한 규모의 지진과 비교해 고주파 에너지가 강력하게 발생했다”며 “이는 단층면이 신선하고 거칠다는 뜻으로, 아마 단층이 오래 잠자고 있다 활동을 시작했거나, 아예 새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홍 교수는 “고주파 에너지는 가까운 거리 건축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향후 내진 설계할 때 이 부분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 웬(WEN) 샴푸 피부 이상 반응 신고 당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차즈 딘(Chaz Dean)에서 개발한 웬(WEN) 샴푸를 사용한 후 탈모, 갈라짐, 가려움, 붉어짐 등 피부 이상 반응이 발생할 경우 신고해달라고 28일 당부했다. 식약처는 미국에서 웬 샴푸 사용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FDA는 해당 제품을 사용한 후 피부 이상 반응이 있으면 사용을 중단하고 의료인 등 전문가와 상담받을 것을 권고했다. 다만, 피부 이상 반응과 제품 간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사용 중단 조치는 하지 않은 상태다. 식약처는 국내로 정식 수입, 유통된 해당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제품이 '화장품 안전기준'에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차즈 딘이 제조·판매하는 제품 가운데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품목은 4개다. "네 차 바퀴 이상해", 그 순간 사라진 휴대폰 에토샤 국립공원(Etosha National Park)을 빠져 나온 우리는 서쪽으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 오푸오(Opuwo)로 약 400km 떨어진 곳이다. 갈 길이 멀다. 에토샤에서 여행하는 동안 계속 비포장도로만 달려 오랜만에 나타난 잘 닦여진 도로가 반가웠다. 3일간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리며 흙먼지를 마셨으니 정말 반갑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오푸오로 가기 전 나름 큰 도시라고 여겨진 온당와(Ondangwa)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정으로 인해 사건이 벌어졌다. 물론 꼭 그것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우리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대형 마트 앞에 주차를 했다. 나미비아를 비롯해 남아프리카 지역에는 픽앤페이(Pick&Pay)나 숍라이트(Shoprite)와 같은 대형 마트를 쉽게 볼 수 있었고, 근방에 패스트푸드점도 자리 잡고 있어 간단히 허기를 채우기 좋았다. 그래서 그날도 아무 생각 없이, 아니 어쩌면 당연히 마트 앞으로 찾아간 것이다. 난 차에서 내려 기지개를 켰다. 그때 내 뒤에서 다가온 3명이 우리 차 바퀴에 문제가 있으니 보라는 말을 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고개를 살짝 돌려 바퀴를 봤고, 혹시나 싶어 만져도 봤다.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나는 뭔가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는데 바로 앞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나를 향해 손가락을 흔들었다. 그냥 이상한 녀석들인가 보다, 싶었지만 나는 그 찝찝한 기분의 이유가 무엇인지 너무도 빨리 눈치챘다.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사라졌다. 가방을 열어보고, 조수석을 다시 살펴봐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휴대폰을 소매치기 당한 걸 깨달았다. 정말 황당할 정도로 수법이 자연스러웠고, 순식간이었다. 어떤 의미로는 대단했다. 당연히 휴대폰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나는 당황했다. 그리고 잠시 후 사람들에게 실망했다. 우리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주변 사람에게 하소연했는데,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던 몇 명의 아주머니는 내가 소매치기를 당하는 것을 다 봤다고 털어 놨다. 물론 제 3자가 통역을 해줬지만 눈만 깜박이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을 보고 소매치기를 당한 것보다 더 어이가 없었다. 영어를 해도 알아들을 턱이 없었지만 난 그 자리에서 그걸 보고도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냐며 화를 냈다. 여기는 그런 곳이다. 소매치기를 한 놈보다, 소매치기를 당한 놈이 더 이상한. 남이 잘못 된다 해도 그건 내 일이 아니라 참견할 필요가 없는 그런 곳. 내가 화가 났던 건 소매치기를 당해서가 아니라 바로 앞에서 모든 걸 본 몇 명의 사람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1년 8개월간 여행을 하면서 여러 사건을 겪곤 했지만 소매치기를 당한 건 처음이었다. 나미비아에서 여행자를 상대로 소매치기가 번번히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내가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정말 5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으니까. 더러운 기분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휴대폰 유심을 정지 시킨다 한들,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쓴다 한들 휴대폰은 돌아오지 않았다. 덕분에 예상치도 못한 도시에서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한참 후 오푸오에 도착했을 때는 여태까지 지나온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황량하고 메마른 땅 위에 세워진 건물 역시 생기가 없었고, 깊숙한 오지에나 살고 있을 법한 힘바족과 젬바족이 가슴을 드러낸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오푸오는 힘바족을 보기 위해 찾았지만 거리에서, 마트에서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했다. 깨끗한 거리에 현대식 건물이 올라가 있던 빈트후크와 비교하자면 180도 다른 도시였다. 숙소로 정한 곳은 산 정상에 있는 오푸오 컨트리 롯지(Opuwo Country Lodge)였다.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나는 곳으로 예상대로 가격이 전혀 저렴하지 않았다. 어차피 우리야 캠핑장에서 텐트를 칠 예정이었지만. 로비에서 앉아 연결되지 않는 와이파이를 확인하며 한탄하고 있을 때 맞은편에 있던 스위스인 여행자와 자연스레 대화가 이어졌다. 그리고 뒤에서 우리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영국인 아저씨가 끼어 들었다. 그날 저녁 멤버였다. 영국인이었지만 몇 십 년간 나미비아에서 살고 있던 아저씨는 와인 한 병을 순식간에 해치우며 빈트후크로 오면 꼭 연락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물론 술에 잔뜩 취한 상태로. 나름 비싼 숙소였지만 캠핑장은 텐트를 치기 적합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나미비아를 여행하는 대다수는 캠핑카로 다니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지역의 땅이 메말라 그런지 아무 것도 없는 땅바닥이 캠핑장이었다. 에토샤 여행이 꽤 힘들었던 탓인지 그냥 쉬기로 했다. 나는 간신히 연결된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했고, 니콜라는 그림을 그리거나 수영을 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보냈다. 오푸오에는 붉은 피부색의 힘바족을 비롯해 독특한 의상의 헤레로족, 알록달록 색상의 목걸이나 머리띠로 치장을 한 젬바족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카메라를 꺼내 그들 사진을 찍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내가 줌 렌즈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모두가 하반신만 가리고 있는데 내가 카메라를 꺼냈다간 내 쪽으로 시선이 모아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리를 걷다 보면 외국인인 우리에게 다가와 돈을 달라고 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오푸오에서 힘바족을 보는 것도 신기하긴 하지만 우리는 현지 가이드와 함께 힘바족 마을을 찾아가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힘바족 마을로 가기로 약속을 잡고 나왔다. 밖에서는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아이들이 다가와 몇 마디 말을 걸었는데 영어로 소통이 될 리가 없었다. 대충 이 근처에 산다는 것과 힘바족은 아니라는 것(빨간색 피부와 가죽 옷을 입지 않은 것으로 구분이 되긴 했지만)을 알게 됐다. 조심스럽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니 웃으면서 자리를 잡는다.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은근 여행자에게 뭔가를 바라는 듯한 느낌은 조금 들길래 나는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며 가방을 뒤져 포토프린터를 꺼냈다. 그리고는 방금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 줬다. 돈이 아니라 실망하는 게 아닌가 했는데 사진을 받아 든 아이들은 신나서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다녔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이 절로 나왔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푸오의 분위기는 그다지 밝지 않다. 곳곳에서 황량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치가 눈에 띈다. 가로등은 있었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고, 곳곳에는 간신히 기둥으로 지탱하고 있는 집이나 텐트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게다가 과거 앙골라 내전 당시 많은 난민이 이곳으로 유입되었다고 한다. 힘바족 마을을 찾아가기 전 우리는 약간의 선물을 준비했다. 이건 가이드가 미리 말해서 알고 있었던 사항으로 우리가 돈을 내면 가이드는 그 돈으로 알아서 힘바족이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다. 옥수수 전분, 식용유, 빵, 바디로션 등으로 주로 생필품이다. 사실 힘바족 마을을 가는데 입장료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어쩌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무리 배낭여행자라도 그리 부담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빅토리아 드레스'라 불리는 독특한 의상을 입는 헤레로족 가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힘바족이 더 흥미로웠던 게 사실인지라 우리는 힘바족 마을만 가보기로 했다. 우리는 가이드를 태우고 오푸오 시내를 나와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투어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가이드 없이는 힘바족 마을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힘바족과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가이드는 영어는 물론 힘바족의 말을 할 수 있어(사실 그는 힘바족이었다!) 우리가 궁금한 건 즉시 통역해 주기 때문에 꼭 필요했다. 힘바족 마을로 진입하기 전 우리는 작은 호수에서 멈췄다. 멀리서 물을 길으러 온 힘바족과 마주했다. 오푸오 시내에서는 가까이에 힘바족이 있어도 쉽게 말을 걸 수 없었는데 이곳 사람과 안면이 있는 가이드가 있으니 이것저것 물어 볼 수 있었다. 이 물을 가져다 어디에 쓰냐고 물어보니 식수로 쓴다 했다. 고여 있는 호수, 딱 봐도 탁한 색깔의 물을 그대로 마신다고 하니 그때만 해도 뭔가 다른 방법으로 정수를 한 후 물을 마시는 줄 알았다. 힘바족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족장님을 찾아가 마을을 둘러봐도 괜찮은지 허락을 받았다. 가이드 말로는 대부분 허락하는 편이고, 간혹 허락하지 않는다면 다른 마을을 찾아가도 된다 했다. 그늘진 곳에서 앉아 쉬던 족장님은 인자한 미소로 우리를 맞아줬다. 한국에서 그리고 영국에서 왔다고 소개하자 힘바족과 같은 부족으로 이해했다. 그들은 나미비아에 살고 있지만 나라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삶의 영역은 같은 부족과 다른 부족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 부근이 전부니까. 역시 우리를 가장 반겨주는 사람은 아이들이다. 족장님의 허락을 맡은 우리는 한창 요리 중인 집으로 들어가봤다. 집이라고는 하지만 땅바닥과 그리 다를 바가 없는 이곳에서 말린 옥수수를 하나하나 빻고 있었다. 동아프리카에서 옥수수를 주식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나미비아에 살고 있는 힘바족도 마찬가지였다. 나무기둥 사이로 아이들의 얼굴이 보였다. 우리의 반응이 신기했나 보다. 옥수수를 하나씩 집어다 돌 위에서 빻고, 가는 작업을 반복했다. 우리는 앉아서 지켜보다가 해보고 싶어졌다. 가이드에게 의사를 전달하니 흔쾌히 자리를 비켜준다. 하지만 난생 처음 해보는 옥수수 빻기는 보기보다 쉽지 않다. 옥수수를 하나씩 집어 빻을 때마다 멀리 튀기 일쑤였으며, 돌판에 옥수수를 갈을 때는 지겹고 팔이 아픈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몇 분 하다 힘들다고 말하자 힘바족 아낙네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이들은 언제나 웃고 있었지만 힘바족이 사는 모습을 보면 우리 입장에서 굉장히 열악하다 할 수 있다. 건조한 땅에서 몸을 지켜줄 신발과 옷은 당연히 없고, 편안하게 쉴 집도 맨바닥이나 다름 없었다. 한참 쭈그려 앉아 있던 곳을 나와 마을을 다시 돌아봤다. 원래 일정은 2시간이었으나 가이드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된다고 해서 천천히 돌면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당연히 전기가 들어올 리가 없으니 냉장고도 없다. 작은 구멍만 있는 이곳이 식량을 저장하는 창고였다. 옆집으로 가보니 그늘진 곳에 많은 아이들이 앉아 있었다. 한 아이는 끈으로 매단 박을 흔들었는데 이는 염소젖으로 요거트와 같은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좁은 집에 왜들 다닥다닥 붙어 지내고 있는지는 밖에 나가보면 알게 된다. 눈을 뜨기 힘든 태양빛과 건조하고 더운 날씨는 단 몇 분도 견디기 힘들 정도다. 때문에 힘바족은 붉은 색의 돌 오크라를 갈아 만든 진흙을 몸에 발라 피부를 보호한다. 힘바족의 피부가 다른 부족과 달리 붉은색을 띄고 있는 건 바로 이 붉은 진흙을 오랫동안 바르기 때문이다. 가이드는 우리가 궁금한 것이 있어 질문을 하면 바로 통역을 해줬다. 현재 이 마을은 족장님을 중심으로 3명의 부인이 있다고 한다. 구성원 중에는 유난히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첫째 부인만 하더라도 아이가 9명이라고 했던가. 상대적으로 성인 여자는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이유로는 결혼을 하게 되면 남편이 있는 다른 부족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례인 걸 알았지만 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으면 어떻겠냐고 얘기했다. 사진을 찍은 뒤 미리 준비한 포토프린터로 인화를 해줬다. 사진을 건네주니 무뚝뚝해 보이던 아주머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아이들은 서로 사진을 보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처음으로 생긴 가족 사진일지 몰라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 누군가는 힘바족 마을을 찾아가 열악한 환경을 구경하고 사진으로 담는 게 과연 정당할 수 있냐고 비판할 수 있다. 어쩌면 동물원에 가서 우리에 갇혀 있는 동물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당연히 여행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힘바족 삶을 이해한다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다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현지 가이드와 함께 마을을 천천히 둘러보고, 대화도 많이 나누어 서로 즐거웠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만약 사진을 찍겠다면 미리 물어봐 실례가 되지 않는지도 확인하고.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여행자의 마음가짐이라 믿는다. 다른 집으로 들어가봤다. 이곳 역시 주방인지 냄비를 올린 후 불을 지폈다. 여기에는 족장님의 다른 부인이 있었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삼는 아프리카의 국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옥수수 전분과 물을 섞어 끓이면 점성이 있는 덩어리가 만들어지는데 우리나라의 떡 백설기와 매우 비슷하다. 대신 아무 맛도 안 나기 때문에 보통은 반찬이 되는 다른 음식과 같이 먹는 편이다. 이 음식은 아프리카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케냐나 탄자니아에서는 우갈리라 부르고, 말라위에서는 시마, 우간다에서는 포쇼였다. 나미비아와 남아공에서는 팝이라고 부른다. 팝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던 아이는 목이 말랐는지 물통에서 물을 받아 마셨다. 조금 전에 내가 봤던 그 호수에서 떠온 물이다. 여기에 정수 시설이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머리로 알고 있어도 막상 아이가 탁한 색깔의 물을 그대로 마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게 되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끓여서 마시는 게 낫지 않겠다는 말을 꺼내긴 했지만 여기는 그럴만한 여력이 안 된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가이드가 우리를 한국과 영국에서 온 여행자라고 소개하자 그곳은 비가 많이 오냐고 물었다. 비가 오기도 하지만 아직 날씨가 추워 눈도 온다고 하자 자신들을 데려가 달라는 말을 했다. 특히 금년도에 비가 거의 오지 않았다며 비가 많이 오는 곳을 가보고 싶단다. 나미비아 전체적으로 물이 심각하게 부족하지만 이곳은 사막지대라 특히 더 메마른 땅이었다. 사람은 물론 강아지에게도 척박한 곳이다. 갑자기 난 이곳 사람들이 나미비아의 다른 지역을 가봤는지 궁금해졌다. 족장의 셋째 부인이라고 했던 그녀는 놀랍게도 빈트후크에 가봤다고 했다. 다만 빈트후크에 가보니 그곳은 내 동네, 내 고향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한다. 아이들은 냄비 채 들고가 손으로 팝을 긁어 먹는다. 보통은 고기나 생선에 팝을 먹었던 나는 무슨 맛으로 먹을까 궁금했다. 우리로 치면 반찬 없이 쌀밥만 먹는 셈이니까. 이미 이 마을에서 2시간 이상 보냈음에도 다른 집에 또 들어가봤다. 나무 기둥만 세워뒀던 다른 집과는 달리 이곳은 진흙으로 외부의 열기를 완전히 차단했고, 바닥에는 가죽을 깔아 정말 집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만난 힘바족의 여인은 낯선 여행자에게 굉장히 친근하게 대해줬다. 우리가 벽에 걸려 있는 옷을 보고 신기해하자 직접 옷을 입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확한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똑같아 보이는 조금 더 장식과 무늬가 있어 덧붙여 입는 옷이 있었다. 외출복처럼 보였다. 니콜라에게 힘바족의 화장품이라 할 수 있는 가루를 선물로 주길래 나는 사진을 인화해서 줬다. 간단하고 작은 선물이었지만 신기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사진을 한 장 더 인화해줄 수 있냐는 부탁에 안은 너무 어두우니 밖에 나가서 찍으면 괜찮을 거라고 얘기했다.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으니 밖으로 나가 포즈를 취했다. 여기에 관광객이 얼마나 오는지 카메라를 얼마나 접했는지 모르겠지만 막상 카메라를 들이대자 어색해 하는 건 당연했다. 마치 우리를 친구처럼 대해줘서 정말 고마웠다.마을을 떠나기 전에 우리는 미리 준비한 선물을 건네줬다. 그 중에는 아이들에게 줄 사탕도 있었는데 누군가가 사탕을 나눠주려고 하자 아이들이 일렬로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사탕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은 어디나 똑같나 보다. 그나저나 아이들은 받은 사탕 포장을 뜯지 못했다. 이빨로 찢으려는 아이들의 사탕을 내가 손으로 뜯어 꺼내주니 전부 나에게 다가와 사탕을 내밀었다. 이미 하나를 입에 물고 있는 아이는 또 사탕을 뜯어 달라고 내밀었고, 내가 사탕을 꺼내주자 입에 털어 넣었다. 마을을 떠나기 전에 사탕에 눈이 팔린 아이들과 사진을 찍었다. 오푸오에서 점심을 먹은 뒤 우리는 남쪽으로 향했다. 이제부터는 비포장도로만 나와 속도를 좀처럼 낼 수 없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우연히 힘바족을 다시 만났다. 힘바족 여인들은 잠깐 차를 세운 우리에게 다가와 뭐라 말을 하는데 당연히 한 마디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다 우리가 목적지를 말하자 자신들도 가고 싶다고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하다 태우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태워주겠다고 하자 무척 기뻐했다. 미리 천을 깔고 가지고 있던 짐과 아이를 데리고 탔다. 말린 생선이 있어서 그런지 파리가 계속 꼬였다. 여행하면서 히치하이킹을 많이 해봤어도 누군가를 태워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힘바족 히치하이커라니. 우리는 대화를 전혀 할 수 없었으므로 음악만 틀어 놓고 남쪽으로 계속 달렸다. 1시간 반 정도 달렸을 때 힘바족 여인은 여기서 멈춰달라는 식으로 의사표현을 했다. 여러 사람들이 달려와 반겨주는 것을 보니 이곳이 친정인가 보다. 그녀는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하긴 차로 1시간 반 거리를 걸어서는 올 수 없고, 지나가는 차도 워낙 없는 곳이라 이동이 쉽지 않을 테니깐. 우리는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모두에게 함박 웃음이 피어났다. 최순실 혼란정국…“국방은 이상없다” 3일 오전 10시 경북 포항시 도구 해안. 적막한 바다 위를 굉음이 달렸다. 펑! 펑! 펑! 바다 멀리 상륙돌격장갑차(KAAV)들 위로 검은 연기가 동그라미 모양을 하며 터졌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상륙하는 아군 장갑차를 보호하기 위한 연막탄이다. 상륙돌격장갑차들은 순신간에 육지에 이르렀다. 장갑차들이 만들어 낸 거대한 하얀 물살과 연막탄으로 인해 바다의 시야는 뿌옇게 변했다. 해안에서 상륙한 KAAV들 사이로 적의 포탄과 아군을 보호하기 위한 연막탄으로 인한 연기가 자욱했다. KAAV들은 이에 아랑곳하지않고 순신간에 해변을 점거했다. KAAV의 램프(출입구)가 열리자 K2 소총과 K3 경기관총ㆍ K201 유탄발사기 등 개인화기를 든 해병들이 눈깜짝할 사이에 쏟아져나왔다. ‘2016년 호국 합동상륙훈련’은 이렇게 시작됐다. 해군과 해병대가 오는 6일까지 실시하는 이번 상륙훈련은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한반도 상황에 적합한 독자적인 한국형 상륙작전을 연습하기 위한 것이다. 최순실(60)씨는 ‘국정 농단 사건’으로 정국을 흔들고있지만, 국토를 방위하는 국군은 이날 포항 도구해안에서 흔들림없이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훈련엔 '덱 캐리어(Deck Carrier)'로 불리는 갑판운반선이 처음으로 운용됐다. 이번 도구 해안 전방 해상에서 훈련에 참가한 덱 캐리어는 전장 160m, 1만7700톤 규모의 장비와 물자를 적재할 수 있다. 덱 캐리어는 넓은 갑판으로 구성돼 있어 상륙돌격장갑차와 상륙기동헬기 등을 신속하게 동시에 투입시킬 수 있다. 또 덱 캐리어는 항만시설이 파괴되거나 접안이 어려운 해안으로 공기부양정이나 도하지원선박을 활용해 전차ㆍ차량ㆍ자주포 등 해상기동이 제한되는 장비들을 대량으로 투입시켜 상륙군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다. 이번 훈련에는 해병대 1사단의 연대급 상륙군과 기동군수대대 등 2600여명의 병력과 상륙돌격장갑차 36대를 비롯한 K55 자주포 및 K1 전차 등 300여대의 장비가 참가했다. 미 해병대 3사단 보병ㆍ포병 중대 130여명과 120mm 박격포도 함께 해 연합작전능력과 상호 운용성을 배양했다. 이와 함께 해군의 신형 상륙함 천왕봉함(LST-Ⅱ)과 3척의 상륙함(LST), 경계ㆍ엄호전력 및 기타 함정 20여척도 참가했다. 항공전력은 기동헬기(UH-60, UH-1H, CH-47)와 공격헬기(AH-1S), 전술기와 C-130수송기 등 육ㆍ해ㆍ공군 합동전력이 함께했다. 또한 이번 훈련에서는 피난민 관리와 주민 의료지원 등 민군작전을 위한 전담부대를 최초로 편성해 운용하기도했다. 민군작전 능력 숙달을 위해 미 해병대의 민군작전 전문가들과 실제적인 훈련을 실시했다. 민군작전 부대는 상륙작전에 이어서 작전지역 전방과 후방에서 작전지역 내 유입되는 피난민을 수용하고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과정등을 실행했다. 또 전군 최초로 도입한 천막형 이동전개 의무시설을 활용해 환자분류부터 일반환자 치료, 긴급환자 응급수술 등 환자처리절차를 숙달했다. 상륙군 지휘관 김삼식 대령은 “이번 훈련을 통해 덱 캐리어 등 민간 자산을 군사작전에 적용ㆍ검증함으로써 한국형 단독 상륙작전의 모델을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검찰 "우병우 처가 강남땅 거래 이상한 점 발견 못했다" 검찰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와 넥슨의 강남역 인근 부동산 거래에 대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은 “우 수석과 넥슨 사이의 부동산 거래는 자유로운 사적인 거래”라며 “진경준(49) 전 검사장에 대한 의혹은 지금껏 확인된 사실관계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넥슨코리아가 우 수석 처가의 강남역 인근 토지를 당시 시세보다 비싼 값으로 매입해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 김정주(48)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과 진 전 검사장이 개입했는지 등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넥슨 부동산 매매 사건과 관련된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서 사실상 조사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부동산 거래가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형사법적으로 문제 될 만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우 수석 처가는 2011년 3월 강남역 인근 3371㎡의 토지를 1350억여원에 넥슨코리아에 매각했다. 넥슨코리아는 2012년 1월 매입 토지 중간에 있던 134㎡의 필지를 100억원에 추가 매입했다. 이후 6개월이 흐른 뒤 1505억원에 구입했던 토지 전부를 부동산개발업체에 되팔았다. 이 과정에서 양도세 등 고액의 세금을 고려하면 넥슨코리아가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넥슨코리아가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던 우 수석 가족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배경이다. 우 수석이 부동산 특혜 거래 대가로 진 전 검사장의 인사 검증을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단서 두고 ‘우병우 무혐의’로 끝내려는 이상한 검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의 서울 강남땅 매매에 진경준 전 검사장(구속 중)이 관여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거래를 중개했던 ㅈ부동산 김아무개씨가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진 검사가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땅 거래를 부탁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강남땅 거래가 뇌물성이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일 수 있다. 애초 강남땅 거래에는 수상한 구석이 많다. 넥슨이 갑자기 매수자로 등장해 우 수석 처가가 제시한 값보다 훨씬 비싸게 샀다가 바로 이듬해 손해를 감수하고 판 것부터가 이상했다. 그런 이상한 거래는 상속세 납부가 다급했던 우 수석 처가나 처가 살림에 깊이 관여했던 우 수석에게 큰 혜택이었을 것이다. 송사가 많았던 넥슨으로선 검찰 간부와 ‘좋은 인연’을 맺는 기회였을 것이다. 양쪽과 다 밀접했던 진 검사장이 거래에 개입했다면 이런저런 의혹에 아귀가 맞는 설명이 가능하다. 결코 ‘진 검사장의 거래 부탁 전화’ 진술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문제의 진술은 구체적일뿐더러 정황상 신빙성도 있어 보인다. 부동산 중개업자 김씨는 강남땅의 중개 수수료를 놓고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다투던 2013년 자신이 독자적으로 매물을 확보했다며 이런 말을 했다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중개업자가 전했다. 굳이 진 검사장을 내세울 계기가 없었는데도 그렇게 말했다니 없는 일을 말한 것 같지 않다. 한 다리 건넌 진술이지만 중요한 단서인 만큼 제대로 수사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를 외면했다. 그런 말을 들었다는 다른 중개업자들에 대한 조사는 아예 없었고, 이를 발판 삼아 진 검사장 개입 혐의를 깊이 파고들어 수사하지도 않았다. 강남땅 매매의 핵심 인물인 우 수석 장모나 서민 전 넥슨코리아 대표 등에 대한 조사 흔적도 별로 없다. 검찰은 다만 우 수석 쪽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람들만 겨우, 그것도 해명 위주로 조사했을 뿐이다. 그런 ‘겉핥기 수사’로 무혐의 처분을 내리겠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수상한 거래를 “자연스럽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는 따위의 궤변으로 정당화한다고 해서 의혹이 사라지진 않는다. 되레 그런 말 하는 검찰이 더 이상해질 뿐이다. 수사 실력은커녕 부끄러움도 상식도 없다는 말을 듣기 딱 알맞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 이상한 '신', 이상한 '용서', 이상한 '평화' 어려서 남을 때려본 적이 없습니다. 꼬맹이 시절 티격태격하며 조막만한 손을 날릴 법도 한데 기억에 없습니다. 순박했지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까만 밤, 뜬 눈으로 새우던 때가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누군가를 죽여버리고 싶은 증오가 가슴 가득했습니다. 때로 흠칫 흠칫 그런 자신에게 놀라기도 했지요. 내 안에 이런 끔찍한 게 있다니.... 증오가 증오를 낳지요. 세대를 건너기도 하고 끝 간 데없이 이어져 자칫 비극에 이르지요. 한 사람의 마음속에 온 세상을 사르고도 남을 증오가 똬리 틀고 있습니다. 2007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은 전도연 씨의 영화 '밀양'이 생각납니다. 아이를 잃은 신애(전도연 분)는 고통 가운데 신음하다가 교회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고 범인을 찾아가지요. 그러나 하나님으로부터 이미 죄 사함을 받고 용서를 받았다는 범인의 편안한 얼굴을 보고 돌아가, 교회에서 기도를 하다가 앉아있던 좌석을 거칠게 두드리며 뒤집어집니다. '신'과 '용서'를 생각하게 하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지만 어딘가 무척 이상합니다. 신애나 범인에게나 동일한 '신'일 것입니다. 그러나 범인은 나와 이웃과의 관계가 나와 신과의 관계를 반영해주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범인이 아이를 죽이고 왜 용서는 신에게 구하나요. 아이의 어미에게 용서를 구해야지요.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습니다. 범인은 자신의 죄책감에 못 이겨 울어대고 감정의 정화로 환상 속에서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성서에서는 신께 나아가기 전에 타인에게 원망 들을만한 일이 생각나거든 먼저 가서 화목하고 다시오라고 했는데, 아무도 용서해 준 적 없건만 가해자 혼자 스스로 용서받았다고 하니 어이가 없습니다. 처음 교회에 나가 부흥회 집회 중에 오열하는 신애. 범인에 대한 분노와 자식에 대한 슬픔이 뒤섞인 비탄입니다. 보는 이의 가슴을 절절하게 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힘으로 '용서'를 하고 찾아가지만 범인의 그 가증스러움을 보고 뒤집어집니다. "내가 그를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느 누가 나보다 먼저 그를 용서하느냐 말이에요! 그럴 권한은 주님에게도 없어요!" 기독교가 가진 뒤틀린 '신'인식을 고발함과 동시에,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용서'에 대한 오해가 뒤범벅이 된 장면으로 보입니다. 상대가 뉘우치는 것을 보면 조금 더 용서하기가 쉬울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미움과 증오가 솟아나는 이유가 저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쇠사슬로 마음을 칭칭 동여매고 천릿길을 가게 됩니다. '용서'는 상대방이 잘못을 뉘우치는 행위와 무관합니다. 이것이 영화가 아니고 실제였다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죽인 범인을 찾아간다는 것은 범인이 뉘우치든 말든 그 행위와 관계없이 이미 증오의 태산을 넘어 깊은 용서를 체험한 것을 반증합니다. 그 깊은 용서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마음은 범인의 가증스러움을 만나는 순간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용서는 일회성이 아니라 점진적인 내적 현상이지요. 만약 상대방이 잘못을 뉘우쳐야만 용서할 수 있다면 얼마나 불행한가요. 저 범인처럼 이상한 신에게 이상한 용서를 받고 이상한 평화를 누리면 어쩌나요. 평생 분노의 쇠사슬로 자신을 칭칭 동여매고 살지도 모르지요. 범인은 편안하건만. 안타까운 것은 실제로 우리의 일상도 그렇지요. 뺨을 때린 사람은 발 뻗고 잡니다. 내 안에 있는 미움과 증오는 상대방의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고, 내 안에 있는 작은 '나'가 그 미움과 분노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내게 이 큰 고통을 안겨준 가해자는 저렇게 멀쩡히 잘 사는데 그를 용서하지 못함이 내 탓이라고?!" 용서에 대한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으로 보입니다. 내 탓일 리가 있나요. '용서'는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가운데 내 안에 있는 '거대한 원천'이 샘물처럼 흘러나와 분노와 증오를 말갛게 씻어내는 과정이 '용서'입니다. 일전에 말씀드렸던 저 거대한 원천(살며 사랑하며11, '달은 구름에 가렸어도~' 참조)을 종교에서는 '신'이라고 할수도 있겠지요. 그 '용서'는 가해자보다 일차적으로 나 자신을 위한 '용서'입니다. 그가 사죄를 하든 철면피로 버티든 그가 저지른 행위에 대한 대가는 스스로 되돌려 받게 되어있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 눈에 안 보일 뿐이지요. 불교에서 그것을 '업'이라고 하지요. 그 용서를 통해 쇠사슬로부터 진정으로 해방되는 사람은 일차적으로 범인이 아닌 신애, 내 자신입니다. 그래서 '용서'의 초점은 타인보다 '나 자신'입니다. 제가 처음 죽여버리고 싶었던 그 사람은 제게 미안하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당시에 그 목소리만 들어도 염증이 나고 그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만 봐도 불편했습니다. 새벽에 혼자 깨서 괴로웠지요. 그는 앞으로도 영원히 사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사과하지 않는다고 평생 새벽마다 깨서 분노에 치를 떨어야한다면 지옥이 따로 없을 것입니다. 꽤 시간이 흐른 뒤 용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된 이후 그의 얼굴을 보고 있어도 제 마음은 편안했습니다. 살면서 시시때때로 부딪치는 상황에서 잊지 말아야 할 최종병기 활, 오늘은 '용서'였습니다. 위반에 위반 '사드', 꼼수 써 들여온 이상한 정부 한미 당국은 지난 8일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합의를 전격 발표한데 이어 13일에는 배치 장소(성주군)를 발표하였다. 정부는 국민의 생존권 차원의 결정이고 자위적 방어조치이며 군사주권의 행사라고 강변한다. 또 정부는 한미상호방위조약(제2조 및 제4조)과 한미소파(제2조 및 제5조)를 이번 합의의 법적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내세우는 이런 명분은 전혀 타당성이 없다. 적법성도 결여하고 있다. 이번 한미 합의는 원천적으로 무효이다. 그 이유를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배치는 국민의 생존권 차원의 결정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과정 없이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놓고 국민들에게 이를 무조건 따르라고 강요하고 이견에 대해서는 '국론분열'로 단죄하는 고압적 태도는 국민 생존권을 존중하는 태도가 전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어 국민의 생존권이 그토록 중대하다면 최소한 성주군 시민들에게 사전에 동의를 구하고 또 대책도 마련되어 있어야 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못했다면 배치 장소 발표를 미뤄야 했지 않은가. 정부가 국민의 요구에 반하는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사태를 과장해서는 안 된다. 정말 정부 말대로 북한핵미사일로 인해 국가와 국민의 생존권이 존망상태에 있는 것인가? '자위적 조치'라는 말은 어느 국가가 무력공격을 당했을 때 피공격국가가 이를 방어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남한이 북한한테 무력공격을 받기라도 했단 말인가? 북한이 핵보유 선언을 한 때는 2005년 2월이다. 그 때로부터 10년 이상이 흘렀고 네 차례나 핵실험이 있었다. 그런데도 남한은 북한과 대화하고 협상하고 합의하고 교류하였다. 지난 2월 수폭실험이 있었어도 정부는 국가와 국민의 생존권이 존망에 걸렸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새삼스럽게 국민의 생존권이 생사존망의 위험에 처한 것처럼 말하는 연유는 무엇인가? 위기의식을 조장하는 것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이 국민들의 문제제기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흔히 쓰던 수법이 아닌가. 한반도의 안보지형은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이전과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이행되고 있다. 국내와 국외 가리지 않고 언론은 사드 한국배치가 동북아시아의 신냉전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 적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은 자신의 안보적 이익이 훼손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군사적 조치를 포함해 보복조치를 다짐하고 있다. 중국관영언론들은 '안보상 위협이 생긴다면 즉각 타격하게 될 것'이라며 공공연히 한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군사적 대응조치를 경고하는 가운데 한국의 사드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부대를 쿠릴 열도에 배치하기 위해 군시설 재건에 착수하였고 태평양함대 기지도 신설한다고 한다. 이제 한국은 북한만이 아니라 세계적 군사강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군비경쟁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된다.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에서 미중간, 중일간 서로 양보 없는 힘의 대결도 펼쳐지게 될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간 신냉전과 함께 한반도는 사실상 상시적인 전시상태와 다를 바 없게 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사드가 국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가와 국민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보건대 박근혜 대통령이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생존권은 국가와 국민의 생존권은 아니다. 사드는 정권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 생존권을 요격하는 무기가 되고 있다. 사드는 자위적 방어수단이 아니다. 어떤 무기가 공격무기인지 방어무기인지 하는 판단은 보다 큰 무기체계 및 그 무기체계가 부분으로 속한 군사전략에 따라 좌우된다. 가령 해군의 구축함에 장착된 SM-2 하층MD체계는 단지 구축함의 일부로 보일 수 있지만 그 구축함이 대북 공격무기로 사용되면 SM-2도 공격무기의 성격을 갖게 되는 이치다. 사드는 작전계획 5015에 따라서 운용될 것이다. 주지하듯이 작전계획 5015는 선제공격전략인 맞춤형 억제전략과 4D(탐지, 교란, 파괴, 방어)작전개념에 의거하고 있으며 북한 선제타격과 평양점령, 북한 지도부 제거를 핵심내용으로 한다. 선제타격을 위한 무기체계가 킬체인이며 선제타격에도 불구하고 생존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이 MD다. 종말고고도요격체계인 사드는 이 생존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점에서 사드는 자위적 방어무기가 아니라 대북 선제공격전략에 복무하는 공격적 무기체계라 할 수 있다. 사드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로서는 효용성이 없다. 즉 자위하고 싶어도(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싶어도) 자위(요격)할 수 없다.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종심이 짧아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남한에 도달하는데는 많아야 4〜5분이 안 걸린다. 그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에서 MD는 효용성이 없고 중국 및 러시아와 갈등만 야기한다는 이유로 미국의 MD참여 요구를 거절하였다. 더욱이 한반도는 80%가 산악지형이어서 북한의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사전에 탐지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다 탄도미사일은 대기권에 진입해서 텀블링(상하운동)하거나 나선형 회전운동을 한다. 이런 지형적 특성이나 탄도미사일의 특성 때문에 사드든 어떤 MD무기든 남한 어느 지역에 갖다 놓더라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1999년 미 국방부의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전역미사일방어(TMD)구성 옵션 관련 의회 보고서'는 "사드와 같은 대기권∙외기권 상층방어체계는 대기권의 최저요격 가능고도가 높아 한국 북부지역을 공격하는 위협(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을 것"(한겨레 2016.3.8)이라며 사드의 효용성이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 국방부 역시 2013년 미국 현지방문을 통해 사드가 북한미사일로부터 수도권을 방위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사드에 대해 부적합판정을 내린 바 있다.(한국일보, 2015년 5월 21일) 설사 사드가 한미당국의 주장처럼 기능적으로 스커드 B(사정거리 300Km)나 스커드 C(사정거리 500Km) 또는 고각으로 발사된 노동미사일(사정거리 1000Km)을 요격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실제로는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북한이 발사지점을 평양 이북으로 한다거나 발사각도를 정상각도(45%)보다 낮게 하면 사드의 요격고도(40〜150Km)를 피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사드가 북한의 SLBM(최소 사거리 2500Km)이나 무수단(사거리 3000〜4000Km)도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나 이는 허황된 주장이다. SLBM으로 남한을 공격하려면 남해 멀리 떨어져서 쏘아야 하는데 이 경우 사드레이더는 북쪽을 향해 있기 때문에 탐지하는 것이 어렵다. 북한이 남한을 보복공격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단거리 미사일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데 훨씬 비용이 더 들고 대 남한 용도 아닌 무수단이나 SLBM을 남한 공격에 쓸 거라 가정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사드레이더(X밴드레이더)는 그 탐지거리가 2000〜5000Km에 이른다. 최초탐지(aquisition fense)는 2000Km이상까지 가능하고 궤도추적(track beam)은 5000Km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일본을 향하는 중국 미사일기지들은 중국 동북부나 동부연안에 주로 위치해 있다. 미국을 향하는 ICBM기지들은 중국 동부와 남부쪽에 주로 위치해 있다. 이들 중국의 탄도미사일기지들은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레이더의 탐지범위에 대부분 포함된다. 한국 배치 사드레이더는 일본이나 괌, 하와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되는 중국의 탄도미사일을 부스트(상승)단계에서 탐지할 수 있다. 또 사드레이더는 3000〜5000Km 고도에서도 추적이 가능하므로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는 중국 ICBM을 중간비행단계에서 추적할 수 있다. 만약 중국의 ICBM을 상승단계와 중간비행단계에서 추적이 가능하다면 미국입장에서는 원격발사 및 원격교전을 통해 2〜3차례 요격하는 다층방어가 가능해지게 된다. 또 한국배치 사드레이더는 부스트 단계가 끝나고 시작되는 탄두의 전개(분리) 과정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어 진짜탄두와 가짜탄두를 식별할 수 있게 된다. 한국배치 사드레이더는 중국의 ICBM을 무력화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 배치된 사드레이더는 동중국해에서 활동하는 중국해군도 감시할 수 있다. 이런 사실들은 사드가 자위적 수단이라는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한국방어수요를 한참 넘어선다'는 중국의 입장이 일리가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 정부는 사드가 배치되면 "어떤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오직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 7월 8일)이라고 다짐한다. 이 말을 액면대로 믿을 사람이 없겠지만 설사 사드레이더의 탐지각도(130도)가 북한쪽 방향으로 고정된다 해도 제3국에 대한 지향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대미 장거리 미사일은 북한의 상공을 3000〜4000Km로 통과하게 되는데 사드레이더는 이 때 추적할 수있기 때문이다. 또 사드레이더가 북한 쪽으로 고정되더라도 탐지거리(종말모드 1000Km, 전진배치 모드 2000Km 이상)상 중국의 동북부와 극동러시아 일부가 탐지대상에 포함된다. 사드레이더를 종말모드로 운용하면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같이 말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속임수다. 종말모드는 8시간이면 전진배치모드로 전환될 수 있다. 개량형 사드레이더는 아예 모드 전환이 필요 없다. 한국정부의 말대로 사드배치 결정은 군사주권 차원에서 내려진 것이고 따라서 인접국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일까? 묻고 싶다. 과연 한국이 그동안 한미관계에서 군사주권을 행사한 적이 있으며 또 행사할 군사주권을 갖고 있기라도 한 것인가?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사드 한국배치 결정 발표 날(7.8)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말은 곧 미국의 요구대로 했다는 말과 같다. 왜냐하면 한미동맹에서 한국의 자율성은 지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대로 국방부는 2013년 사드에 대해 부적합판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이와 상반되는 사드 배치 결정을 하게 된 것은 미국의 압력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국의 사드공개 압박은 잘못'이라며 미국 정부에 공개적 자제를 촉구할 정도로(2014년 10월 8일 연합뉴스) 미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 동의를 받아내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력을 가하였다. 사드 한국배치 결정 발표 시기가 전격적으로 7월 8일로 잡힌 것도 한국의 주권이 제약된 가운데 미국의 일방적 요구가 관철되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9월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때 중국의 이해를 구한 다음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때 발표하는 것으로 계획하였으나 미국에 의해 거부되었다고 한다. 한국은 중국의 이해를 사전에 구함으로써 사드배치에 따라 예상되는 중국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기회, 중국과의 갈등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봉쇄당한 것이다. 이는 중대한 외교권의 제약이다. 우리 국민은 사드배치 결정에 따라 중국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의 외교권의 제약 및 군사주권의 부재에서 자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사드체계는 그에 대한 운영권한이 한국에 있지 않다. 사드는 미 7공군사령관이 작전통제하며 미 7공군사령관은 미태평양사령부의 지휘를 받는다. 우리 정부는 사드가 제3국을 지향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 국민과 인접국에 다짐하였다. 그렇지만 이 다짐은 사드에 관한 작전통제 권한이 한국군에 있지 않기 때문에 빈말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은 사드를 평시 및 전시에 작전통제할 뿐만아니라 한반도 작전계획 작성권한도 갖고 있다. 또 한미동맹은 지역 및 세계적 임무를 수행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을 표방하고 있다. 미국이 이런 권한과 합의에 의거하여 사드를 대중국 봉쇄를 위해 운용하게 되면 한국은 이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사드 한국배치 결정은 한국의 주권이 지극히 제약된 가운데 미국의 압박으로 황급히 내려진 것이다. 한국의 국가주권이 훼손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드배치 결정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국방부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합의가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 및 제4조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 및 제4조에 근거하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는 불법이다. 그 이유를 말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는 "당사국은 단독적으로나 공동으로나 자조와 상호원조에 의하여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하고 강화시킬 것"이라고 돼있다. 사드는 위 조약 2조에서 말하는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에 해당되지 않는다. 사드는 한국을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무기체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드체계는 북한을 선제공격한 뒤 생존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는 "미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한국의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한국은 이를 허여하고(grant) 미국은 이를 수락한다"고 돼있다. 조약 4조에서 한국이 허여한(양도한) 미군 배치권한은 어떤 미군병력(장비 포함)에 대해서든 적용된다고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한국영역이 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발동된다. 즉 미국이 행사할 수 있는 배치권한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한국영역을 지키는 것을 임무로 하는 주한미군의 배치일 경우에만 한정된다. 대북 공격작전의 큰 계획 속에서 북한미사일을 요격하고 더욱 중요하게는 중국 및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추적감시하는 임무를 띠는 사드는 위 4조에서 허락해준 권한의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다. 즉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 및 제4조의 위반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사드배치의 국회 동의 대상 여부에 관한 회답'에서 사드체계의 경우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에서 규정된 배치권한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주한미군의 사드배치는 정전협정의 위반이기도 하다. 정전협정 13항 ㄹ목은 "한국 경외로부터 증원하는 작전비행기, 장갑차, 무기 및 탄약을 들여오는 것을 정지한다"고 돼있다. 사드는 위 조항에서 말하는 '무기 및 탄약'에 속한다. 따라서 미국에서 사드를 한국에 들여오는 것은 위 조항의 위배다. 박근혜 정권은 사드 한국 배치 합의를 조약이 아닌 기관간 약정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회의 조약비준동의를 피하기 위한 꼼수다. 현 정부는 한미일 군사정보공유를 약정 형식으로 처리함으로써 국회의 비준동의를 회피한 전례가 있다.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또 그것은 같은 조약 제4조에서 허락된 배치권한을 뛰어넘는다. 따라서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려면 새로운 조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안된다. 기관간 약정은 조약이 아니므로 약정에 의한 주한미군 배치는 불법이 된다. 사드 한국배치에 관한 한미 합의문서가 규정하게 될 내용을 보면 국회비준을 받는 조약이 아니면 효력을 가질 수 없음을 알게 된다. 한미 합의문서는 제3국(중국, 러시아 등)과의 외교적 문제에 유의해야 한다. 한미 당국은 사드가 제3국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다짐을 국내외에 공표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다짐이 문서에 명시되어야 하고 또 신뢰할 수 있도록 검증방식에 대해서도 규정이 들어가야 한다. 또 문서에는 사드체계의 지휘통제권한 문제, 사드기지의 통제문제, 부지 및 시설의 제공과 운영유지비 책임 문제, 환경피해 방지 및 보상 문제, 타 한미협정과의 관계문제(방위비분담금을 전용하지 않는다는 규정), 협정 유효기간 문제, 분쟁시 조정방식 및 처리기구 문제 등이 규정되어야 한다. 위의 내용들은 당연히 한국과 미국 간 권리의무 관계를 창출하게 되며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게 된다. 따라서 체결국에 대해서 법적 구속력을 갖는 문서임에도 이를 약정으로 처리한다면 이는 헌법 제60조 제1항의 위반이 된다. 헌법 60조 제1항은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주권을 제약하는 조약',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인 경우 국회비준동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사드 한국배치 합의는 바로 위에서 열거된 국회비준동의를 거칠 의무가 있는 조약에 해당된다. MD체계의 도입을 위해 조약을 체결하고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은 해외사례도 있다. 미국은 탄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면서 체코(2008년), 폴란드(2008년), 루마니아(2011년)와 각각 협정(agreement)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는 각각 국회 비준동의절차를 거쳤다. 체코에서는 조약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였고 오바마는 2009년 9월 체코와 폴란드에 MD기지를 설치하는 것을 포기한다고 선언하였다. 그 명칭이 어떠하든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모든 문서는 조약의 지위를 가지며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의 경우 국회비준동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번 한미합의는 약정으로 처리되어 국회비준동의를 안 받을 것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위반이다.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은 자위적 방어조치도 아니고 국민생존권 차원의 결정도 아니며 우리의 군사주권행사도 아니다. 헌법과 한미상호방위조약, 정전협정을 위반함으로써 적법성도 결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동북아시아지역에서 중국을 봉쇄하는 MD 포위망을 구축함으로써 절대적인 전략적 우위를 누리려는 미국의 패권적 군사전략의 일환이다. 그 때문에 우리 국민이 인접국과 적이 되고 생존권적 위기에 내몰리고 동북아시아가 신냉전으로 가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한미합의를 철회시키고 사드 한국배치를 막아내기 위해서 행동해야 할 때다. 선관위 고발 親朴까지 봐준 검찰, 조직이 이상하다 검찰이 20대 총선에서 중앙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의원 12명 중 새누리당 친박(親朴)계인 김진태·염동열 의원만 빼고 기소했다고 한다. 선관위는 이에 불복해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합당한지 가려 달라는 재정신청을 법원에 냈다. 그럴 만도 하다. 김 의원은 지난 3월 9만여명에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 이행 평가 71.4% 강원도 3위'라는 허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고발됐다. 71.4%는 김 의원이 자체 집계한 것이고 시민단체 집계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그러나 검찰은 '내용이 허위일 수 있다는 걸 몰랐다'는 이유 등으로 기소하지 않았다고 한다. 염 의원은 재산 19억원을 5억원으로 대폭 줄여 신고했는데도 검찰은 "실수였다"는 염 의원 해명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했다. 출마자를 회유·압박한 친박계 최경환·윤상현 새누리당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무혐의 처리됐다. 반면 검찰은 유세 때 '구로 지역 모든 학교의 반 학생 수를 25명으로 줄였다'고 발언한 것이 허위 사실 공표라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모든 학교 학생 수를 25명으로 줄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이란 단어 하나를 문제 삼아 기소한 것인데 수치를 과장한 김진태 의원과 차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재산을 14억원 줄여 신고한 염 의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예비 후보 시절 '명함 다섯 장'을 돌렸다가 기소됐다고 한다. 과거에도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은 많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 비정상이 대체 무슨 까닭인지 밝혀져야 한다. 수익사업 10억씩 적자 본 ‘한전’ 영업 이익률 급증, 이상한 ‘반전’ 한국전력 등 전력을 생산해 판매하는 공기업 7곳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해 가계부담이 증가한다는 비판여론이 높은 상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분석한 결과 한국전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전KPS 등 7개 전력 공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평균 10.7%였다. 개별 기업으로는 동서발전이 22.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남동발전(20.8%), 서부발전(20.4%), 남부발전(16.5%), 중부발전(14.9%), 한전KPS(12.9%), 한국전력(7.5%) 순이었다. 전력 공기업의 영업이익률은 국내 제조업의 선두에 서 있는 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보다도 높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10.1%(개별기준),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은 9.8%(개별기준)였다. 30대 그룹의 상반기 영업이익률(6.4%)과 비교해도 훨씬 높은 수치다. 전력 공기업들의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7개 공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9조6606억원, 영업이익은 4조2311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지난해 상반기의 3조551억원보다 1조원 이상(38.5%) 증가했다. 전력 공기업들의 영업이익은 특히 최근 2년간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7개사의 합산 영업이익 규모는 2년 만에 8배나 커졌다. 영업이익률도 수직상승해 2년간 약 10배 늘었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석유나 석탄 등 원자재값 하락으로 비용이 하락해 영업이익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년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8달러선(두바이유 기준)에서 45달러선으로 반토막이 났다. 유연탄 가격도 톤(t)당 70달러선에서 53달러선으로 20% 넘게 하락했다. 원자재값은 떨어졌지만 전기요금은 그대로 유지됐다. 전기료는 2013년 11월부터 5.4% 인상된 가격이 적용되고 있다. 전력 공기업들 중에서도 한전의 영업이익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2014년 상반기 453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해 상반기 2조175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순이익도 2014년 상반기 5429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2조447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수익성 개별 사업에서는 매년 10억원 정도 적자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공공기관 출자회사 운영 실태 평가’를 보면 한전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을 육성하기 위해 독일 우데(UHDE)사와 손잡고 2011년 설립한 ‘켑코-우데(KEPCO-UHDE)’는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누적적자 금액은 54억원 이상이다. 한전은 이 회사를 설립할 당시 114억원을 투자하면서 6년반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수익률은 11.1%로 봤다. 보고서는 “출자회사에서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데에는 국제 화석연료 가격이 내려가 경제성이 저하된 측면도 있지만, 한전이 출자를 결정할 때 사업수요를 과다하게 추정하고 예상 수익률을 높게 산출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브리짓 존스의 이상한 직업관 낙천적이고 사랑스러운 브리짓 존스가 12년만에 돌아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와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2004)으로 많은 여성관객을 사로잡은 캐릭터다. 여성 원작자(헬렌 필딩), 여성 감독(샤론 맥과이어), 여성 주연(르제 젤위거)이 뭉쳤다. 하지만 28일 개봉하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를 ‘여성영화’라고 부르기엔 주저된다. 극중 브리짓 존스의 이상한 직업관 때문이다. 줄거리는 전편에서 느슨하게 이어진다. 43세의 브리짓 존스는 시청률 1위 뉴스쇼의 프로듀서로 성공한 직업인이다. 하지만 여전히 싱글인데다, 이젠 ‘여성으로서의 유통기한’도 걱정하고 있다. 록페스티벌에 간 존스는 우연히 연애정보회사 CEO인 잭 퀀트(패트릭 뎀시)와 낭만적인 하룻밤을 보낸다. 때마침 옛 연인 마크 다시(콜린 퍼스)와도 우연히 만나 사랑을 확인한다. 얼마 뒤 임신 사실을 알게된 존스는 퀸트와 다시 중 누가 아이의 아빠인지 알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임신 소식을 전해들은 두 남자는 자신이 아빠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은 모른 채 마냥 기뻐한다.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는 변화한 사회상과 가족 개념을 반영한다. 브리짓 존스는 독신이라는 사실에 외로워하지만, 결혼이라는 제도에 집착하지는 않는듯 보인다. 존스가 두 남자와 함께 임신부 교실을 찾자 강사는 자연스럽게 게이 커플과 대리모라고 생각하며 환영한다.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는 광범위한 대중을 상대로하는 상업영화지만, 동성 커플 가족에 대해 어떤 위화감도 나타내지 않는다. 그러나 브리짓 존스의 직업관은 구시대적이다. 브리짓 존스는 기자로 활동했던 젊은 시절과 마찬가지로 직업에서 실수를 연발한다. 예를 들어 영국 외교부 장관을 스튜디오에 초대해 아프리카 어느 국가 독재자의 사망에 대한 인터뷰를 하는 대목이 있다. PD인 존스는 생방송중인 앵커에게 “내가 묻는 질문을 그대로 던지라”고 지시한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리고 존스는 태연히 전화를 받는다. 앵커는 존스의 통화 내용을 질문으로 오해해 외교부 장관에게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에선 이런 직업적 실수가 여러번 나온다. 이는 분명 관객에게 큰 웃음을 제공하는 대목이지만, 존스가 ‘성공한 직업인’이라는 설정과는 모순이다. 존스의 ‘실수’가 현실에서 벌어진다면, 이는 해당 방송사의 사회적 위상을 걱정할 정도의 심각한 방송사고일 것이다. 하지만 극중 누구도 존스의 직업적 실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존스가 사람 좋고 유쾌하기 때문에 그런 실수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존스의 실수를 지적하고 압박하는 구조조정팀장이 오히려 악당으로 묘사된다. 이런 묘사가 문제인 이유는 존스의 성(性)을 바꿔 생각할 때 쉽게 알 수 있다. 경력의 절정에 오른 40대 남성 직업인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연발한다면 어떨까. 그런 사람을 그린 영화는 코미디가 아니라 우울한 사회 드라마가 될 것이다. 브리짓 존스는 실수를 하고, 누구나 일하면서 실수를 한다. 하지만 최고의 경력을 가진 남성 직장인이 이처럼 황당한 실수를 많이 하는 영화는 본 적이 없다. 혹시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의 창작자들은 여성의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아닐까. 여성에게 일이란 그저 부차적일 뿐이므로, 터무니 없는 실수를 해도 코미디로 간주해 웃어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재치있는 대본, 배우들의 적절한 이미지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에 대한 시선이 미심쩍은 이유다. ‘미운 우리 새끼’의 이상한 모성 최근 몇 년간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방송가에서 ‘세대 간 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시청률에 기여할 뿐더러 공익성 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자주 선택되는 소재는 단연 ‘가족’. ‘엄마의 다시 쓰는 육아일기’라는 부제를 내건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는 가족 중에서도 전천후 치트키인 ‘엄마’를 내세운다. 엄마들이 모여 앉아 ‘평균 생후 509개월’의 ‘철부지’ 독신 아들(김건모, 김제동, 허지웅, 박수홍)의 일상을 관찰하며 걱정스러운 이야기를 나눈다는 구성이다. ‘엄마’라는 공감대와 출연자들의 확실하고 빠른 캐릭터 구축 덕인지, 지난주 정규 편성 첫 회 만에 금요 예능 1위 시청률을 기록했다. 새로운 형식은 아니다. 독거남의 일상 관찰에 엄마 시선의 ‘토크’를 추가해 놓았다. 마치 동시간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의 전현무나 김광규를 지켜보는 그들의 어머니와 어머니 시청자들을 통째로 묶어 TV 안으로 끌어들인 모양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우리 아들 혼자 산다>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또한 <미운 우리 새끼>는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을 엿보며 ‘내 자식의 하루가 궁금한 엄마의 마음’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지난해 방송된 JTBC <엄마가 보고 있다>와도 상당 부분 기획의도를 공유한다. <엄마가 보고 있다>에서 놀라웠던 것은 ‘자식의 사생활을 CCTV처럼 훔쳐본다’는 형식에 대해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제작진의 태도였다. 프로그램은 “내 자식의 하루가 궁금한 어머니를 찾습니다”라는 변태적인 제목으로 사연 신청을 받고, 자식들의 정확한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그들의 생활을 몰래 관찰했다. 엄마-자식 관계는 그래도 괜찮은 것이며 ‘내 새끼 걱정’이라는 엄마의 마음이면 다 용서되었다. <미운 우리 새끼>에서도 모성은 비슷한 방식으로 이용된다. 세대별·성별 전통적인 역할상과 획일적 삶의 방식을 강조하면서 그것을 모성의 이름으로 정당화, 미화한다. 엄마 출연자들의 관심은 오로지 불완전한 아들이 비로소 완전해지는 것, 즉 ‘결혼’에 있다. 이들에게 독신은 아직 무엇이 안된, 미완성의 비정상 상태이다. 거기다 음주, 클러빙, 결벽증 등을 마치 정상 범주에서 어긋난 삶의 양태인 것처럼 재단한다. 혀를 차고 인상을 찌푸리고 다른 엄마의 손을 잡으며 걱정한다. 제작진이 마련한 VCR은 엄마들의 놀라움을 유발하도록 구성되며, 프로그램은 애초 의도대로 그들의 이 같은 반응을 부각시키는 데 골몰한다. ‘엄마’라는 당의정으로 감싸인 프로그램은 ‘아이를 낳아야 하니까 연상 며느리는 싫다’, ‘처가살이는 절대 안된다’, ‘결혼하면 일 그만두겠다는 ○○○가 며느리감으로 좋다’는 등 뒤떨어진 여성관을 내보내는 데도 주저함이 없다. 그리고 이것을 ‘모성애 가득한 리얼 토크’라고 명명한다. 이 같은 태도는 모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고착화하는 데 기여한다. 애초 40~50대인 장성한 아들에 대해 ‘육아 일기’를 다시 쓴다는 기획의도 자체가 자식을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인정하지 못하는 왜곡된 모성상의 반영이다. 다 큰 자식의 삶을 자신의 기준으로 ‘미숙하다’고 판단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삶으로 그들을 ‘이끌려는’ 병적인 집착에 자꾸 ‘모성애’란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타인의 삶의 방식을 제멋대로 평가하는 이런 태도는 실은 관찰 예능이 지배적인 한국 예능 전반에 깔려 있는 시선이기도 하다. <미운 우리 새끼>는 모성을 구실로 그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정당화할 뿐이다. 요컨대 <미운 우리 새끼>는 ‘모성’을 손쉬운 소재로 차용할 뿐, 젊은 세대까지 설득할 수 있는 진짜 ‘세대 간 소통’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 프로그램이 혹여 ‘세대 간 소통’에 기여하게 된다면 그것은 제작진의 의도 바깥에서 우연히 일어나는 일일 것이다. 美 애리조나의 '이상한 법'…"기저귀 갈아도 아동 성추행"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는 부모나 아동 보호자가 15세 미만의 어린이와 목욕을 하거나, 아기 기저귀를 갈아줘도 아동 성추행으로 기소될 수 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 대법원은 지난 13일 어린 의붓딸의 기저귀를 갈다가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한 남성의 항소를 기각했다. 주 대법원은 아동 성추행에 관한 주법(州法)을 근거로 이 남성의 행위가 아동 성추행임을 재확인했다. 이로써 이 남성은 최소 징역 5년형을 선고받게 됐다. 실제로 주법에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15세 미만 아동의 성기·항문·가슴 등을 만지는 행위는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이 포함돼있다. 주 대법원은 20쪽에 이르는 판결문을 통해 다소 모호할 수 있는 주법의 규정을 엄격히 해석한 것이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15세 미만의 자식을 둔 부모들로부터 강한 반발이 쏟아졌다. 오물이 묻은 아기의 기저귀를 갈거나 아이를 씻기는 행위가 자칫 아동 성추행으로 처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대법관은 "부모나 아동 보호자들은 앞으로 신생아의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키다가 자신이 중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랄 것"이라고 반대소견을 냈다. 이에 대법관 다수는 "부모나 의사 등이 아동 성추행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으면 검찰이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