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선의 변

이회창 “여정 안끝나… 시련 닥쳐도 이 길 갈것”

문국현 “유권자 꿈 실현 위해 노력”

권영길 “지지 밑거름삼아 다시 비상”

이인제 “민주당 재건 백의종군할것”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후보들은 패배를 인정하며 성원해 준 유권자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는 19일 사실상 패배가 확정된 오후 9시 20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패배를 자인했다.

정 후보는 먼저 “이명박 당선자가 나라를 위해 잘해 주실 것을 바란다”며 축하를 보내면서 “제가 부족해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죄송하다. 진실의 편에 서서 끝까지 믿고 지지해 주신 한 분 한 분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뜨거운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잊지 않겠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면서 “오늘 비록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항상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며 향후 계획의 일단을 밝혔다.

정 후보는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들에게 “한 달 넘게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기자 여러분 고생이 많았다. 후보가 당선돼야 기자들이 (표정이) 밝고 그럴 텐데 미안한 말씀드린다”며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반경 개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서울 중구 남대문로 선거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 후보는 “저는 이번에도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국민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당선자에게 축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의 옛 동지들, 지난 시간의 혹독함을 잘 견뎌냈다. 두려운 마음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라. 민심을 수습하고 국민 통합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자신이 투표일을 단 40여 일 남겨두고 출마한 배경에 대해 “개인의 자유와 선택, 기회균등과 법치, 공경, 정직, 신뢰가 흔들리면 나라가 위험하다. 지난 10년간 흔들렸다.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어떤 고난과 시련이 닥쳐도 이 길을 갈 것”이라며 “국민을 위해 한 알의 씨앗이 되고자 한다. 씨앗이 죽으면 열매를 맺는다. 꽃 피우고 열매 맺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6시경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방송사의 선거 출구 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한 뒤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기권하지 않고 투표장에 나오셔서 직접 저를 찍어 주신, 100만 명이 훨씬 넘는 유권자 여러분의 꿈과 열정을 실현하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날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당사에서 “국민 여러분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민주노동당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호소했다. 어려운 조건에도 국민 여러분께서 주신 그 지지를 밑거름으로 다시 비상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이날 ‘국민과 당원 동지들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해 “또다시 국민의 뜻을 받드는 데 실패했다. 모두 다 저의 부덕함 때문이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울 따름이다”며 “저는 이제 민주당을 재건하는 일에 백의종군할 결심이다”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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